요가 다녀왔습니다
신경숙 지음 / 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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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생님은 몸은 자신이 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갔을 때의 상태를 기억한다고 말해주었다. 몸의 기억력은 대단히 뛰어나서 한번 도달해본 그 지점을 잊지 않는다는 것.
다음번에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 때 몸은 이미 한번 넘어가본 그 지점까지는 가볼 준비를 한다고도 했다. 몸이 할수 있는 일은 그만큼 무한한데 몸의 주인인 우리가 고통과대면하지 않거나 새로운 시도를 주저할 뿐이라고. 고통을호흡으로 안정시켜 안아주고 그 한계를 넘어가보고 또 넘어가보라고.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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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몸을 씻고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내방에 누우면 수많은 사람 중의 하나가 아니라 나 자신이 되는 기분이다.
이 세상에 내가 있구나. 나라는 사람이 숨을 쉬고있구나. 여러 모습으로 여러 마음으로 종일 말하고 움직이다가, 몸과 마음에 아무것도 없이 오로지 나인 채로, 나로 살아 있는 상태로 나 자신이 되고 내 세상이 되는 것. - P37

언니와 골목에서 헤어진 뒤에 문득 올려다본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가만히 서서 바라보았다. 이럴 때면 지나간 불행이 줄어드는 것 같다. 골목에,
정류장에, 버스에, 길가에 수많은 사람이 어딘가를 향해 걷는 것, 지나친 횡단보도의 신호가 깜빡일 때 누군가 다급히 건너는 것. 그가 안전하게 인도에 도착했을 때 혼자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안도의 숨을 내쉬자마자 정작 내가 전봇대에 부딪히고 말았다. 지나간 것을 너무 오래 돌아보지 말자고, 보고 싶으면 봐도 되지만 너무 오래 보지는말자고 다짐하는 아침. - P47

분노할 일이 생긴다는 이번 주 운세를 받아 들었다. 분노할 일이라………. 불안했지만 한번 두고보자, 생각했다. 그러면 또 불안해지는데 그럴 땐다시 한번 두고 보자는 생각을 반복한다. 미리 두려워하지 말고 두고 보자. 수십 번 반복. 만약 진짜그런 일이 생긴다면 이번엔 화를 낼 수 있을까.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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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을 내리깔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아무도 듣지못하는 노래를, 나 혼자 부르고 나만이 느낄 수 있는 노래를.
목구멍을 간질이던 진동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너의 노래를 듣고 싶어, 너의 노래를 듣고 싶어, 너의 노래를 듣고 싶어,
너의 노래를 듣고 싶어그때 보랏빛 깃털로 온몸이 뒤덮인 누아인이 날아와 날개끝으로 내 팔을 살포시 건드렸다. 고개를 들자마자 짙은 보라색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몸체와 색깔이 달랐지만 그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내가 우주 비행을 하며 돌아오는 300여일 동안 누아 행성의 시간은 더 많이 흐른 것이다. 그는 후견자가 될 만큼의 나이가 되어 있었다.
(너의 노래를 듣고 싶어 , 정재은) - P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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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리나 순리라는 건 참……… 살던 대로 살아가라는 말이지. 사람을 한 발자국도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드는말이긴 해. 너는 그걸 넘어서 가는 거구나."
"응."
"그럼 웃으면서 배웅해야겠네."
"응."
( 인간의 사다리, 전혜진) -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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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 - SF 앤솔러지
고호관 외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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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냥 하고 싶어서 한 거야. 그런데 귀찮아 죽겠어. 다들 왜, 왜, 왜. 왜 했든 지들이 무슨 상관인데? 알면 뭐 어차피관심도 없으면서 알아? 남들은 네 사정에 아무 관심도 없어.
그냥 묻는 거야. 왜 그런 줄 알아? 멍청하니까. 스스로 생각할줄 모르니까 자꾸 남한테 묻는 거야. 왜 스위치가 됐어? 왜 맨날 얼굴을 바꾸고 다녀? 왜 여자가 됐다 남자가 됐다 해? 그놈의 왜, 왜, 왜, 지겨워 죽겠어!",
"나는 진짜 너한테 관심이 있어서 물어본 거야. 내 마음대로 추측할 수도 있지만, 그건 그냥 내 생각이지 네 생각은 아니잖아."
(스위치, 이종산)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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