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역사 - '공무도하가'에서 '사랑의 발명'까지
신형철 지음 / 난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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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필요하고도 가능한 일은, ‘평상시에 누군가의사랑이 다른 누군가의 사랑보다 덜 고귀한 것이 되지 않도록 하는일, ‘유사시에‘ 돈도 힘도 없는 이들의 사랑이 돈 많고 힘있는 이들의 사랑을 지키는 희생물이 되지 않도록 하는 일, 그리하여 ‘언제나 우리 각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계속 사랑할 수 있는 세상을,
그러니까 평화를 함께 지켜내는 일일 것이다. 이런 것도 애국이라면, 애국자가 될 용의가 있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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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역사 - '공무도하가'에서 '사랑의 발명'까지
신형철 지음 / 난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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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노 게이치로의 책 『나란 무엇인가』를 떠올렸다. 진정한 나를찾느라 번민하는 이들, 혹은 너무 많은 나 앞에서 자신을 위선자라 자학하는 이들에게 이 일본소설가는 그냥 우리에게 여러 개의나가 있음을 인정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한다. ‘나‘란 나눌 수 없는
‘개인, in-dividual‘이 아니라 여러 개의 나, 즉 ‘분인, dividual‘ 들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여러 사람을 언제나 똑같은 ‘나’로서 만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누군가와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다보면 그 앞에서만 작동하는 나의 어떤 패턴(즉, 분인)이 생긴다는 것. ‘나‘란 바로 그런 분인들의 집합이라는 것. - P131

이런 관점으로 ‘사랑‘과 ‘죽음‘이라는 사건을 바라볼 수 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만이 아니라 그와의 관계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탄생하는 나의 분인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나는 당신과 함께 있을 때의 내가 가장 마음에 든다. 그런나로 살 수 있게 해 주는 당신을 나는 사랑한다. 그렇다면 우리가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일이 왜 그토록 고통스러운지도 이해할 수있다. 그를 잃는다는 것은 그를 통해 생성된 나의 분인까지 잃는일이기 때문이다. ‘그의 죽음으로 인해 그 사람과만 가능했던 관계도 끝난다. 다시는 그를 볼 수 없다는 것은 다시는 그때의 나로살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이 ‘사랑과 죽음의 분인론‘과 함께 3~4연의 절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3연이 하나하나 확인하듯 말하는 것은 그가 나의 모든시공간적 좌표, 즉 내 삶에 안정성과 방향성을 부여하는 틀 그 자체였다는 것이다. 내 속에는 많은 내가 있다. 고통과 환멸만을 안기는 다른 관계들 속의 나를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당신과 함께있을 때의 내가 나를 버텨주기 때문이었다. 단 하나의 분인의 힘으로 여러 다른 분인으로도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이었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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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아름다움이 우리에게 익숙한 아름다움, 무엇인지 그 정체를 잘 알고 있는아름다움이라면 미래의 아름다움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아름다움, 지금까지의 상식으로는 모순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아름다움, 그러니까 우리를 두렵게 만드는 아름다움이다. 이 미래의, 두렵지만 우리를 매혹시키는 아름다움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건 우리에게 밤이 찾아와 피로해진 우리 육체가 잠들 때다. 과거라는 이름의 유령들은 잠든 우리 곁을 지키지만, 이제 우리는 거기에 없다. 우리는 다른 곳에서 깨어난다.
깨어나기 위해서는 바람이 필요하다. 새로운 바람은 새로운 감각을 불러온다. 그 감각을 통해 우리의 몸과 세계는 동시에 새로태어난다. 미래의 바람은 우리를 오싹하면서도 시원하게 만든다.
붉은 천이 나부끼듯 노을빛이 넘실거리던 바얀자그의 일몰 속에서 그는 그런 바람을 맞고 있었다. 지평선으로 떨어지기 직전의태양은 더이상 붉어질 수 없을 때까지 붉어졌고, 그 빛을 받은얀자그의 모든 것들, 바위와 모래와 절벽과 관목 들은 거기 있는사람들에게 어딘가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불러일으켰다.
( 바얀자그에서 그거 본 것)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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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강간.. 우리나라는 2018년에 수사매뉴얼이 바뀌었단다. 피해자가 자백을 하고 취조 당해야하는 이상한 범죄. 무관심하면 안된다 피해자의 편에서 연대해야한다.

‘모든 강간은 두 번 일어날 수 있다. ‘육체적 강간과 정신적 강간, 혹은 개인적 강간과 사회적 강간. 40년도 더 된 시다. 자신을 희생하며 싸워온 이들 덕분에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이 시 안에는 ‘지금‘과 ‘여기‘가 있고, 무엇보다도 내가 있다. 구조가 폭력적일 때 그 구조의 온순한 구성원으로 살아온 사람은 축소해 말해도 결국 ‘구조적 가해자‘일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이 점을 자인하는 부끄러움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으리라. ( 강간, 에이드리언 리치 ) - P61

나의 진실은 다음 문장에 있다. "Amo: Volo utsis." 하이데거가 아렌트에게 보낸 사랑의 편지에 적힌 아우구스티누스의 말, 훗날 아렌트가 전체주의의 기원 (9장 2절)에서 다시 적은 그 말. "사랑합니다. 당신이 존재하기를 원합니다." 사랑은 당신이 이 세상에 살아 있기를 원하는 단순하고 명확한 갈망이다. ‘너는 이 세상에 있어야 한다. 내가 그렇게 만들 것이다. ‘아모볼로 우트 시스, 세상이 고통이어도 함께 살아내자고, 서로를 살게 하는 것이 사랑이 아는 유일한 가치라고 말하는 네 개의 단어.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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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우리 눈의 한계를 보고 있는 셈이에요. 책을 편집하다보면 글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책의 모든 문장은 저자의 생각이 뻗어나갈 수 있는 한계의 안쪽에서만 나오죠. 그래서모든 책은 저자 자신이에요. 그러니 책 속의 문장이 바뀌려면 저자가 달라져야만 해요."
"그렇다면 제가 달라져야 이런 풍경이 바뀐다는 뜻인가요?"
"그게 내 앞의 세계를 바꾸는 방법이지요. 다른 행동을 한번 해보세요. 평소 해보지 않은 걸 시도해도 좋구요. 서핑을 배우거나봉사활동을 한다거나 그게 아니라 결심만 해도 좋아요. 아무런이유 없이 오늘부터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기로 결심한다거나 아주 사소할지라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겠다고 결심하기만 하면눈앞의 풍경이 바뀔 거예요."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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