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7편의 중·단편이 실려 있는데, 그 중 피부가 쌀처럼 하얗다고 해서 쌀뱅이라는 별명을 얻은 백인 혼혈아가 성인이 되어 조국을 찾은 이야기가 가장 감명 깊었다. 동화책을 읽고 눈물 흘리고 싶은 어른이 있다면 꼭 보시길… 그 외 하느님이 먼 하늘에서 금방 알아보시려고 이마에 붉은 점을 칠해 놓았다는 ‘너무너무 사랑하니까’, 정신지체자인 삼촌을 초등학교 조카의 눈으로 본 ’막둥이 삼촌’, 고향이 물에 잠기고 아내마저 사별한 뒤 치매에 걸린 노인의 이야기인 ‘버버리 할아버지’, 5·18 광주민주화 항쟁 때 잃은 아들을 기다리는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 ‘부처님 일어나세요’ 등 일반적으로 동화에서 다뤄지지 않는 사회문제를 다뤄 가슴 찡한 감동을 주고 있다.. 동화라고 보기엔 주제가 조금 무거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지만 동화라고 해서 무조건 밝은 내용만 있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섬진강 마암분교의 김용택 선생님이 창우, 다희, 다솔, 창희 이 네명의 어린이가 지은 동시를 책으로 펴낸 동시집이다. 전문적인 삽화가가 아닌 네명의 아이들이 실제로 그린 그림을 동시와 함께 실었는데, 어린시절 교실 뒤쪽 칠판에 걸려있던 ‘누가 누가 잘하나’ 그림을 그대로 보는 듯 해서 잠깐 동안 가슴이 따뜻해 졌다. 여기 실린 동시 중에 읽다가 정말 웃겨서 눈물이 나올 정도로 웃은 동시가 있는데 바로 ‘쥐’라는 동시다. 마지막 부분이 압권이다.쥐는 참 나쁜 놈이다/ 먹을 것들을 살짝 살짝 다 가져 간다/ 그러다 쥐약 먹고 죽는다.
조카들이 방학이라고 이 책을 읽고 있길래 마주 앉아서 같이 읽어 보게 됐는데, 좀 유치한게 사실이다. 애니메이션이로 보던지 아님 만화책을 보는게 낫지, 이건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맨 앞장에 달려 있는 브로마이드도 사실 좀더 크다면 모를까… 성에 안 찬다. 사실 제대로 된 세일러문은 어른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인과관계와 스토리를 갖춘 엄청난 대작이다. 그런 대작을 어린이용으로 축약해서 출판을 해 놓으니 이렇게 허술할 수 밖에….
배가 고플 때 뱃속에서 나는 소리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표현해 놓았다. ‘고양이가 내 뱃속에서 야옹~~~’ 이라고 말이다. 어린 아이다운 상상력을 맘껏 담아 놓은 동시집이라고 생각한다. 엽서체 비슷한 처음 보는 글씨체가 알록 달록 예쁜 색으로 인쇄 돼어서 더욱 예쁜데, 첫 장에 들어 있는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다. 읽다가 재미 없는 시가 나오면 장애물경기를 하듯이 폴짝 건너뛰던지, 그래도 재미 없으면 내다 버리라는 것이다. 막상 그렇게 적혀 있으니 읽다가 하나라도 건너뛰기가 미안하고 더더구나 내다 버릴 수도 없다.--;;= 고양이가 내 뱃속에서 =넷째 시간에/ 갑자기 뱃속에서/ 야옹—하더니/ 꼬르륵—하고/ 소리가 났다/ 고양이가 내 뱃속에서/ 급식 먹을 때 되었으니/ 어서어서/ 급식 먹자 하는 것 같았다/ 나도 빨리/ 급식 먹었으면 했다.
다섯 살 때 교통 사고로 엄마를 잃고 같은 사고로 다리를 다친 아빠와 할아버지 집에서 살아가는 답게의 천진난만한 이야기다. ‘나답게’는 나답게 살라고 아빠가 지어준 이름인데 그 이름답게 씩씩하게 자라는 답게의 모습을 ‘너 먼저 울지마’에서 그림을 그렸던 김종도 선생님이 멋진 그림으로 그려주셨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돼는 얘기지만… 정말 몸에 난 사마귀를 곤충 사마귀가 뜯어 먹게 하면 없어진다는 대목을 읽을때는 어릴적 생각도 나고… 답게가 잘못을 하자 ‘할미가 손주 잘못 가르쳐서 남한테 손가락질 받게 했으니 매맞아도 싸다’라며 할머니가 답게에게 할머니 종아리를 때리라고 하는 장면을 읽을 때는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 질 정도였다. 이런 할머니 밑에서 자라는 답게는 정말 나답게 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