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으로 할게요
박현진(칼라디움)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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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를 향한 남주의 직진고백이 마음에 들었다.

의사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여주 김하은의 마음을 서서히 녹여가는 남주 최성민.

그가 만약 치과에 진료받으러 오지 않았더라면 같은 병원에 근무하면서도 모른체 스쳐 지나갔을수 있었는데...역시나 인연이다 보니 계획적이지 않으면서도 운명처럼 만나게 되었다.

 

하은의 직장동료이면서, 선배이기도 한 미화의 질투와 시샘이 처음에는 유치하다 싶었지만 그마저도 하은은 용감무쌍하게, 그러면서도 현명하게 대처했다.

후배들 있는데서는 하극상을 보이지 않았고, 미화와 단둘이 한판 뜰때는 참 대단한 강심장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 난 목천장까지 오는 말인데도, 이 말을 뱉고 난 후 어색해질 관계땜에 꾹꾹 눌러참는 스타일이다 보니, 하은의 모습이 은근 부럽기까지 했다.

 

인연인것 같다고, 또 필요하다고 부르면 언제든 달려가겠다고 하는 성민에게 하은은 반응하지 않으려 했으나, 결국엔 그 사람에 끌린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고, 인정한 이후부터는 의외로 대범했다. 자신의 감정 표현을 함에 있어서나, 성민에게 달라붙는 여의사에게도 멈칫하거나 회피하지 않는 당돌함을 보여줬다.

하은의 어린시절 교회오빠였던 박재민. 그때 당시에는 하은의 첫사랑이었으나, 이미 그녀의 마음에 성민이 들어왔을때 맞선남으로 등장하고 같은 병원내 같은 진료과 의사로 등장하나 시작도 해보기 전에 그는 패배를 한 꼴이 되고.

그래도 질척이지 않고 쿨한 모습을 보여줘 재민의 엇나간 인연을 같이 안타까워해줄수도 있었다.

 

이 책에서 감칠맛을 선사한 사람은 뭐니뭐니 해도 성민이 근무하는 재활의학과의 레지던트 주성이 아니었을까? 병원내 소문을 이곳저곳으로 나르는 것도 모잘라 성민의 스케줄까지 꿰고 앉아서 그의 치과 진료까지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그냥 웃음이 나왔다.

귀여운 남동생 같았다고나 할까?

 

악조인 정하나도 어찌보면 참 불쌍한 영혼이었다.

완벽주의자인 엄마 한소연에게 내쳐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그게 잘못된 방향으로 성장하다보니 집착력이 생겼고 제뜻대로 되지 않을때는 분노장애현상까지 보였으니 말이다.

하나의 행동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녀가 치명적인 실수를 했을때 어찌보면 끌어안고 다독여줘야 하는 사람이 다른누구도 아닌 엄마일텐데. 그녀에게는 그런 엄마가 없었다. 자신의 커리어에 마이너스 역할을 했다고 과감히 딸을 내치는 무서운 엄마밖에 없었다. 외국으로 내쫓겨진 하나가 제대로 된 진료를 받고 몸도 마음도 정상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까지 들었다.

 

아무튼 웃다 찡그리다 안쓰러워하다 또 흐뭇해지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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