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비서
서혜은 지음 / LINE(라인) / 201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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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난 재미나게 읽었다. 내용도 좋았고, 두께감도 좋았다. 이야기가 지루한데 두께감이 있으면 부담이 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일 경우에는 왠지 남아있는 페이지가 줄어들수록 애닳아지는 심리다.

 

이 책의 여주는 이제껏 봐왔던 그 어떤 로설속 여주보다 더 강인(?)하면서 또 계획했든 무계획이든 간 철벽을 두루 치고 있었다.

그 어떤 남자도 그녀를 넘볼수 없게끔.

자신앞에서 꽃다발을 내밀면 누구에게 전해줄까라고 묻지를 않나, 자신을 좋아한다고 고백할라치면 왜 자신을, 뭣땜에라는 의문사를 던져 상대방을 기 빠지게 하는 그런 여자였다.

 

이런 그녀를 비서로 두게 된, 김재윤. 그는 과거 모든 여자에게 친절한 그 성격땜에 스토킹을 당했다. 그일을 계기로 여자비서는 두지 않는다는 철칙 아닌 철칙을 가졌는데, 다른 누구도 아닌 쌍둥이 형인 강재와의 내기에 져서 자신의 절친이자 신뢰100%인 비서 기태를 강재에게 보내야 했고, 구해지지 않는 비서 자리에 기태의 추천으로 여주 성다현을 들이게 된다.

 

그런데, 다현은 예사 사람이 아니었다. 절대로 자신의 행동에 사적인 감정을 넣지도 않았고, 술주정을 해도 그게 그냥 술주정이겠거니 하고 넘기지 개인적인 뭔가로 넘겨짚지 않는다.

처음에는 비서를 잘 들일줄 알고 좋아하고 안심했던 재윤이 차츰 그녀가 신경쓰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는 그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알고, 다현에게 호감을 표하려 하지만 도통 먹혀들지 않는다.

다현보다 먼저 재윤의 심리상태를 눈치챈 기태가 그 둘 사이에서 귀엽게 반항을 해보지만 재윤이 진심고백으로 기태를 나가떨어지게 한다.

 

어디서든 뒷말은 있기 마련이다.

재윤의 비서인 다현을 질투하는 정말 못난 사람들의 폭언으로 다현이 상처를 입을수도 있었으나, 그녀는 참 마인드컨트롤을 잘했다. 그리고 그녀들의 험담에 주춤거리지 않고, 절대 흥분하지 않은채로 맞대응을 했다. 그게 너무 멋졌다.

 

다현의 남자기피증이 생기게 된 이유를 알게 된 재윤은 그자리에 그대로만 있으라고 부탁한채 서로를 알아가자고 한다.

그 시간들속에서 다현과 함께 사는 다현의 쌍둥이 동생들과의 해프닝은 참 재미났다.

오갈데 없는 자신들을 외면하지 않고 같이 살게끔 해준 다현에게 보답하려는 그 쌍둥이들의 마음이 예뻤고, 다현이 아프거나 힘들어보일때면 묵묵히 곁에 서 있어주려 하는 그 어린친구들의 마음이 너무 예뻤다.

그 아이들 세상에서도 부모의 직업이, 부모가 가진 경제적인 능력이 힘을 뻗치고 있으며, 그 힘에 기대 다른 친구들을 업신여기는 참 못된 아이들이 있음을 보면서, 저 아이들이 성장해서 똑같은 나쁜 인성을 갖춘 어른이 되고, 그들이 또 사회를 군림하겠다 생각하니 아찔하고 언제쯤이면 각자 개인이 가진 능력과 실력으로 사회의 질서가 세워질까 라는 생각도 해 봤다.

 

다현을 향한 재윤의 한결같은 올곧은 마음이, 또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재윤을 바라보며 자신의 닫혔던 마음을 서서히 열어제끼는 다현의 마음이 참 예뻤던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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