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묘목을 심다
기진 지음 / 로코코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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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글도 한동안 무조건 구입해서 읽게 될 것 같다.

달달하게 잘 쓰여져 있다. 제목이 왠지 로설과 맞지 않는것 아냐? 하는 생각을 아주 잠깐 할수도 있지만 책을 읽다보면 어쩜 이렇게 잘 매칭해서 제목선정을 했나 싶어진다.


일밖에 모르는 정말 이렇게 일하는 사람만 있다면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보이겠구나 싶을 정도의 워커홀릭 남주 이성준.

그리고 성준과의 선자리에서 15분만에 결혼을 결정했고, 또 그남자와 단란한 가정을 꾸밀 계획을 세웠던 여주 박유하.

3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그둘은 부부같지 않은 부부의 모습을 띠고 있다.

유하는 그렇게나 바랬던 아이를 아직도 갖지 못했고, 남편 이성준으로부터 달달한 멘트한번 들어보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나아질거라는 생각을하며 살아왔다.그런데 남편이 친구와 하는 대화를 통해 아이를 원치 않음을 알게 된 유하는 이혼을 해야겠구나 생각한다.


밖에나가 힘든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지만 집에 들어오면 그만을 바라보는 유하가 있기에 더없이 안락함을 느꼈던 성준은 어느날 갑자기 이혼하자는 유하의 말에 뜨악해진다.

그때부터 성준은 유하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려 하고, 유하가 원하는 일이라면 어떤것이든 들어줄 마음을 보이지만 유하가 원하는 것은 아이다.

난 왜 그렇게 성준이 아이를 갖지 않으려 하나 싶었는데, 그만의 아픔이 있었기에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수도 있겠다 싶다.

부라는 것이 뭘까? 제아무리 자신이 부모로부터 내침을 당하고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그 대역으로 아들을 이용할 생각을 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렇지만 성준의 부모는 그랬다. 성준이 할아버지로부터 인정과 사랑을 받는 것을 알게 되자 자신들이 바라는 돈이 나오는 출구로밖에 아들을 생각하지 않은것이다. 지독한 사람들이었다.


유하도 나름 가정사부분에 있어서는 아픔이 있었다. 10살이 되었을때 맞이한 새엄마. 그녀가 딱히 나쁜 계모는 아니었지만 그녀역시도 어렸고 또 학업에 열중하던 시기라 유하를 더 챙기지 못했고 그러는 사이 그녀의 부모가 어린 유하를 언어폭력,정신적 학대를 가했다. 그 아수라장속에서도 잘 커왔던 유하는 새어머니와 그사이에서 태어난 남매들이 온전한 가정의 모습을 갖추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빠져야 한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어린시절에서는 유하에게 왜 자신의 엄마에게 엄마라고 부르냐고 딴지를 걸었던 의붓남동생이 어느새 자라서는 누나가 어떤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지 염탐하기 위해 가출(?)을 감행하기도 하고, 매형 성준과 술대작을 하며 남자대남자로 이야기하며 누나의 행복을 기원하는 장면이 그냥 뿌듯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친정나들이를 한 언니와 하룻밤 자기 위해 찾아온 형부 성준을 내모는 여동생의 모습도 너무 귀여웠다.


서로 말을 하지 않은채 바라만 봐서는 결단코 상대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수 없음을 다시금 보여주는 책이었다.

성준은 유하에게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남편이 되기 위해 노력했고, 유하는 성준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이해해주려 노력했다. 그런 두사람의 사랑가꾸기가 예뻤고, 유하의 보디가드였던 남자가 유하에 대한 감정이 사랑임을 깨닫는 순간 성준이 그나름의 방식으로 호탕하게 영국유학을 보내는 장면도 달달하니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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