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드 매치드 시리즈 1
앨리 콘디 지음, 송경아 옮김 / 솟을북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어째 미래사회를 다루는 소설들을 보면 하나같이 인간성이 결여되어 있고, 흔히 말하는 '정'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정말 이렇게 삭막해질것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통제하고 관리하는 사회가 온다면, 그 안에서 살아남을수 있을까 싶다.

개인의 독창성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천편일률적으로 정해진 수순대로 먹고 마시고 듣고 보고 심지어는 평생을 함께 해야 하는 배우자까지도 정해져 있는 사회라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물론 우리의 옛날에도 이런 제도가 있기는 했다. 전혀 얼굴도 모르는 생면부지의 사람과 집안과 집안이 연결되었다는 이유로 어린나이에 시집장가를 간 경우도 있고, 좀더 시간이 흐른 시대에는 중매라는 제도를 통해 일정한 조건을 맞춘후 선을 봐 결혼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정도로까지의 제약은 없었다.

소설의 주인공인 카시아는 천만다행으로 어린시절부터 친하게 지내온 잰더가 자신의 매칭상대가 되어 은근히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런데 매칭상대의 정보가 들어있는 마이크로카드를 통해 잰더가 아닌 소사이어티의 아웃사이더로 살아온 카이라는 얼굴을 보는 순간 일순간 당황스럽고, 호기심이 가게 된다.

소사이어티에서 평화롭게 공존하려면 카이를 머릿속에서 깨끗하게 지우고 잰더와의 주어진 삶을 살아야 마땅하건만, 모든 로맨스소설의 중심점에는 반전이 있기 마련이다. 거기다 왜 자기에게 잘해주는 상대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상대에게 더 끌리는 묘한 심리때문인지 모르지만 카시아는 카이에 대한 사랑이 커감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나름 갈등은 한다. 잰더와의 편안한 삶이냐, 아니면 조직체계를 벗어난 독립투사다운 사랑이냐를 놓고 말이다.

사랑은 두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강하게 끌리고 있는지를 꼭 시험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금단의 사랑이 될수 밖에 없는 여건을 중간중간에 끼어놓는 것  아닌가 싶다.

아무튼 카시아가 선택한 길이 어떤 결론을 내줄지는, 그리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 아닐수도 있다. 사회라는 시스템의 보호를 받으려면 무조건적으로 복종해야 하는 그 사회속에서, 그리고 모든 사람이 마치 기계부속품처럼 정해진 자리에서 제깍제깍 움직이며 생활하는 그 사회속에서 생각이라는 것을 할수 있다는 것은 어쩜 카시아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스스로의 삶과 사랑을 선택한 카시아는 앞으로 어떤 세찬 바람이 불어도 거뜬할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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