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숙이와 팥숙이 비룡소 창작그림책 41
이영경 글.그림 / 비룡소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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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있듯이, 이영경 작가의 전작인 <아씨방 일곱동무>를 너무나도 재미나게 읽었고, 그 책때문에 원전이라 할수 있는 고전까지 찾아볼 생각을 했었다.

오랜만에 나오는 신간이라 기대가 무지 컸었나 보다.

일단 현대판 콩쥐팥쥐라고 하나, 큰 틀은 바뀌지 않고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리고 옛날 동화책이 콩쥐를 찾는 것으로 끝맺음을 했다면, 이 책에서는 콩숙이가 시장과 결혼을 하고, 잠깐동안 팥숙이가 콩숙이 행세를 하게 되는등, 좀더 이야기가 진전되어 있는 듯 보이지만, 이러한 스토리가 이미 나왔던 내용인지라 새롭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배경이 아주 먼 옛날이 아니라, 우리가 시청각자료나 책을 통해 접해봄직한 1950년대이다. 힘들고 가난했던 시절 새어머니와 의붓형제때문에 힘든 생활을 한 콩숙이가 결국은 행복을 찾아 다행이다.

이 책에 대해 딴지를 걸자는 것은 아니지만, 옛날에는 그냥 동화책이 아무 생각없이 그냥 내용을 상상하며 권선징악형에 맞게 딱딱 떨어지는 그 맛에 심취했었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고, 또다른 시각으로 동화책을 읽어볼수 있게끔 도와주는 책들이 많다보니, 드는 생각이 있었다.

왜 하나같이 새어머니는 나쁜 엄마상으로 나와야 하는지. 솔직히 아이가 있는 남자와의 결혼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기까지 했다면 대단한 의욕과 결심을 했을것이다. 계모니까~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더 노력했을수도 있고, 더 사랑으로 보듬어 안으려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백설공주의 새엄마도, 콩쥐의 새엄마도, 장화홍련의 새엄마도 하나같이 표독스럽기 그지 없다.

좀더 다른 시각으로 현대판 콩쥐팥쥐 이야기를 들려줬더라면 신선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팥숙이의 못된 행동으로 콩숙이는 위험에 처했고, 콩숙이의 자리를 꿰찬 팥숙은 도시전체를 암울하게 할 정도로 안하무인격의 행동을 한다.

그런데 어떻게 자기 부인의 행동거지가 달라진것을 알아채지 못했을까? 아무리 업무에 바쁘고 무딘 남자라 할지라도 좀 심하지 싶었다.

결국은 콩숙이가 우렁각시노릇을 하던 할머니댁에 식사초대를 받고 온 시장. 상에 놓인 젓가락이 짝짝이라고 하자 콩숙이가 나타나 “젓가락 짝짝이는 알고서요, 사람의 짝이 바뀐 건 모르시지요.” 라고 한마디 쐐기를 박는다. 이 말은 들은 시장은 아마 엄청 창피하기도 하고, 콩숙이에게 미안했을 것이다. 그러한 남편을 이해하고 용서한 콩숙이는 어떤 심정으로 살았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아무튼 현대판 이름으로 바뀐 콩쥐팥쥐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될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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