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찰리 피스풀 개암 청소년 문학 11
마이클 모퍼고 지음, 공경희 옮김 / 개암나무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어떠한 이유로든, 어떠한 명분으로든 절대로 이세상에 존재해서는, 발생해서는 안되는 것이 전쟁이라고 본다. 전쟁전후에 느껴야 할 비애감이 얼마나 큰지를 안다면, 결코 쉽사리 그러한 행위를 할수 없다고 본다.

이러한 전쟁의 비극에서 온전히 자유로울수 없는 나라이기에, 국민이기에 이 책이 남다르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책의 부피는 얇지만 읽고 난 후의 애잔함과 씁쓸함은 어찌나 강하게 울려오던지.

1년365일 경계선 너머의 가족을 그리워하며 평생을 사는 사람이 있고, 또 6월이 오면 온국민이 마음한켠에 슬픔이 차오름을 느껴야 하는 우리의 처지를 되새겨보게끔 한다.

 

영화 <라이언일병구하기>가 얼핏 떠오르기도 한다. 가난하지만 정말 단란하게 행복하게 조촐한 삶을 최고의 삶이라 생각하며 사는 피스풀 일가가 있다.

그들에게는 부족한것이 없었다. 단지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것만 빼면.

그렇지만 이렇게 평화롭게 살아가는 시대에 일대파란이 일어난다. 즉 1차세계대전의 여파가 몰아친것이다. 찰리 피스풀의 죽음이 일어나기 몇시간전 그의 동생 토머스의 지난 과거 돌아보는 것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전쟁에는 어쩔수 없는 희생이 있고, 또 가슴 아픈 죽음이 있을수밖에 없다고 하나, 유독 찰리의 죽음이 슬펐던 것은 그의 죽음이 적군이 아닌 아군의 손에 의해진것이라서 그렇다.

피스풀 형제가 속해있던 군대의 헤인스 상사의 그 비인간적인 행동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 온전한 정신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전쟁의 소용돌이 휘말리게 되면 본인의 인간성을 소멸할수 밖에 없다고는 하나, 이런 성격파탄자는 비단 전쟁때문이 아닌 것 같다.

영화나 소설을 볼때마다 꼭 이런 사이코패스같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군복을 벗으면 누구나 동등한 한 인격체일뿐인데, 헤인스 상사는 도대체 뭘 믿고 그렇게 나댔는지.

 

가족을 동생에게 부탁하고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찰리의 태도는 뭐라 형언할수 없을만큼 엄숙했던 것 같다. 어린 나이에 맞이하는 죽음이 무섭고 정말 피하고픈 일이었을텐데, 그 불똥이 행여 동생을 비롯하여 가족에게 튈까 걱정하는 그에게 손을 내밀어 주지 못해 마냥 미안해졌다.

찰리가 강제 자원입대할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토머스가 집에 남아있었더라면 돌아올 확률이 있었을까 하는 상상도 하게 되었고, 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형제가 서로를 기억하며 같이 했던 지난날을 회상할수 있는 이별의 시간이 주어짐에 대해 그나마 다행이라고 위안을 해도 될지...

 

전쟁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생각과 함께, 다시한번 인간에게 가장 가혹한 형벌을 가할수 있는 것이 다름아닌 인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려니 마음이 많이 아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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