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박형만 지음 / 한국장로교출판사(한장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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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렵게 찾은 책이기에, 한장 한장 읽을때마다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읽었던 것 같다.

책이 배송되는 시점에 집에 없어서 책을 한번에 받지 못했다. 집배원아저씨와 몇차례 통화를 했고, 참으로 어렵게 받은 책이라 더 소중했다.

책의 두께는 그다지 무게감이 없었지만, 책이 담고 있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무게는 상당히 깊고 무거웠다. 결코 만만하게 보아넘길수 있는 부분이 어디 하나 없었다.

 

불교 신자로 살아온 저자가 개종을 했고, 그후 겪었던 구원의 가슴벅찬 감격과 기쁨을 사실적으로, 너무나도 감동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이는 나무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그 안에 성경말씀을 정성스럽게 적었다. 발달하는 문명을 거스른 행위라 할수도 있겠지만, 아날로그적인 지극히 수동적인 방법을 선택했기에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더 간절하고, 더 진실되게 울려퍼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무에 성경말씀을 기록하는 내내 그 말씀을 마음으로 입으로 머리고 되뇌이며 음미했을 것이고, 그 순간순간 진실된 마음으로 기도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사라는 것이 꽤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는데, 하물며 종이도 아닌 나무에 새기기란 더 많은 각고의 노력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했을것 같다.

 

책표지부터 꽤 많은 정성을 기울인 흔적이 보인다.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표지는 한지분위기를 띠고 있다. 그렇기에 더 조심스레 다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고, 주위에 아무렇지도 않게 널부러져있고, 그의 가치를 제대로 모르고 넘어갔음직한 나무를 소재로 하여 성경말씀을 한획한획 정성들여 필사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의 가치가 느껴진다.

여기서도 제대로 살려면, 버리고 비우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내용이 나온다. 버린다는 것, 비운다는 것은 어느 종교에서나 일컫는 말 같다. 그런데도 그런 말을 수십번, 수백번 들었음직한데도 이렇게 뭔가에 집착하고 연연해 하는 것은 무슨 조화속일까?

다시한번 반성하게 되고, 참으로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고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해마다 겨울이면 서너 번 정도 산에 올라가 십자가와 비슷한 모양의 나뭇가지를 여러 개 잘라 온다. 굳이 겨울에 십자가 상을 찾는 이유는 여름에는 잎 때문에 나뭇가지의 모양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의 완전한 십자가 상을 찾기 위해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겨울바람 속에서 산을 헤매다 보면 간절한 기도가 흘러나온다.
(/ p.100)


 

나뭇가지 모양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애써 겨울을 기다려 십자가와 비슷한 모양의 나뭇가지를 가져온다는 것은 그만큼 그 행위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추위를 견디며 고통을 참아내는 그 짧다면 짧을수 있는 시간동안에도 진실된 기도를 한다는 것 아니겠는가?

쉽고 빨리 가는 인생이 아니라, 주위도 돌아보고, 매순간 나에게 주어진 현실에 감사하며, 간절하게 정중하게 진실되게 기도하듯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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