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스쿨 취업영어 실전 영작 시원스쿨 취업영어
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LAB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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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업이든 그 회사에 들어가려는 지원자가 가장 기본적으로 작성, 제출해야 하는 서류는 이력서이겠습니다. 이 교재 p9를 보면 국문이력서와 영문이력서(외국계 기업에 들어가려는 이들이 써야 할) 사이의 차이가 표를 통해 간략히 설명됩니다. 보통 이력서(resume)라고 하는 것에 대해 갖는 개념을 놓고, 지금 이 표만큼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 주는 자료도 또 없지 싶습니다. 

국문 이력서는 정해진 양식에 따라 연대순으로 사항을 써 나가는 반면, 외국 기업은 그런 양식을 중시하지 않습니다. 에세이처럼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쓰면 됩니다. 물론 지금 고교, 대학 학부 작문을 수행하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이력서의 작성이므로, 자신이 살아온 마일스톤을 정확, 간결하게 기재해야 한다는 점이야 국내, 해외가 동일합니다. 또 구태여 고교 학력을 기재하는 점은 국내 기업에 대체로 한정된다는 점도 이 표는 독자들에게 상기시킵니다. "공손한 말투(필체)" 역시 국내기업 한정 유의사항입니다. 외국계 기업에 지원하는 이들이 취업 준비 기간에 특히 유념하여, 수시로 들여다보고 되새겨야 할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p27을 보면 "나만의 (영어) 문장 만들기"가 나옵니다. 여기서도 취업 영어 글쓰기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는데요. 한국에서는 대체로 개성있고 다채로운 문장 자체를 반기지 않으며 그저 획일적이고 정보 전달 위주의 기계적인 글을 강요하는 경향이 뚜렷하죠. 외국에서라면 블랙기업이라든가, 블랙기업과 사실상 다를 바가 없는 악덕 조직에서나 통하는 분위기인데도 말입니다. 반면 외국계 회사는 지원자가 구사하는 어휘나 표현을 보고 그 지원자의 내면, 비전, 성품, 성장 환경 등을 어림하는 풍조가 분명히 있습니다. "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입니다." 같은 극히 초보적인 표현에서도, p22 이하에 나오듯 다양한 스타일이 있다는 점 구직자들이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p30을 보면 다섯째 줄에 I'm not much of a~라고 해서 "저는 그다지 ~하지 않습니다."라고 해설이 나옵니다. 이 표현은 예를 들어 뒤에 scholar 같은 문장 성분을 넣으면 됩니다. 해석하면, "나는 그닥 학자 타입은 아니다." 정도입니다. 비록 책을 깊이 있게 읽고 관련 분야를 천착하는 쪽으로는 재주가 없으나, 현장에서 문제를 직관적으로 바로 파악하고 핵심을 꿰뚫어보는 능력을 강조하고 싶을 때 먼저 이 표현을 꺼내면 좋겠습니다. 또 이력서에서라면 내가 여태 ~해 왔다는 문장만큼 자주, 또 필수적으로 쓰이는 게 없겠는데, 세번째 줄 I've been ~ ing이라면 거의 만능처럼 통합니다. 

p46을 보면 "저는 비즈니스 분석에 중점을 두고 복잡한 데이터를 해석하여 정보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결정을 내리는 법을 배웠습니다."를 영작하는 문제가 나옵니다. 이에 대한 모범답안으로는 책에 "My academic focus was on business analytics, learning to interpret complex data to make informed business decisions."가 제시됩니다.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고 구인 측에서 원하는 정보가 다 포함된 문장이겠습니다. 영어는 이른바 물주구문이 많은데, "Balancing multiple projects and tight deadlines taught me time management and prioritization."이라는 모범답안도 한국식 어설픈 영작하고는 큰 차이가 나는 세련된 문장 같습니다. 

p63을 보면 "저는 시장 조사 방법론과 소비자 행동 분석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니다."를 영문으로 작성하게 합니다. "잘 안다"는 표현도 필수이지만, 조사방법론이라든가 행동분석 같은 용어가 영어로, 업계에서 통하는 말이 무엇인지 미리 알 필요가 있죠. 또 "처리할 수 있는 문제를 부분별로 나눈다"가 영어로 break down the problem into manageable parts"로 제시되었는데 여기도 여기지만, "각각 해결하다"가 뭔지를 좀 필요가 있죠. 교재에서는 address each one을 모범답안으로 내놓습니다. 골프에서 어드레스의 뜻이 뭔지를 알면 잘 다가오며 solve나 settle, fix도 좋지만 이게 더 고급스럽습니다. 

외국계 취업이라는 실용적 고민을 넘어서 자연스럽고 비즈니스 스타일이 잘 배어나는 문장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교재입니다. 분량은 슬림해 보여도 익힐 만한 내용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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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카페의 노래 열림원 세계문학 6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열림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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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는 과연 어디에 놓이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인류 역사상 가장 현명하고 똑똑한 이들이 아무리 궁리해도 쉽게 도출되지 못할 것입니다. 하나의 표준이 행여 정해지려는 순간, 숱한 사람들이 몰려들어 자신의 실질적, 혹은 감정적 이해관계를 지키려 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나의 범주에 드는 사람으로 쳐 주거나, 반대로 배제시키려 들 때, 우리의 감정은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격동합니다. 그 순간 다름 아닌 나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 누구를 바라보고 살았으며 앞으로 무엇을 지키려 살아갈지 날카롭게 건져낼 수도 있고, 종전처럼 타성에 젖어 무덤덤하게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느낌을 일단 거친 이상,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이미 내가 어제와 결코 같지 않으며 다시 돌아갈 수도 없다는 것 정도는 이미 시리게, 혹은 통쾌해하며 자각하고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미스 어밀리어 에번스입니다. 그녀의 풀네임이 p11에 처음 나오고, 이후 계속, 예외 없이 미스 어밀리어로 불립니다. 에번스라는 성씨가 생략되는 것도, 고집스럽게 "미스"라는 호칭이 소설 내내 이름 앞에 붙는 이유도 독자는 그리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고(故) 장영희 교수께서 일종의 해석처럼 개성적으로 취한 태도가 아니라, 카슨 매컬러스의 영어 원문부터가 그렇습니다. 시대와 장소는 크게 차이나지만 여튼 크게 보아 남부의 유한 계급 출신, 독립 성향이 강한 여성이라는 점에서 미스 어밀리어는 스칼렛 오하라와도 닮은 면이 있습니다. 괴퍅한 성격에 기이한 외모를 갖고 자신만의 고립된 영역을 일생을 통해 지키며 살아가는 그녀는 사실 일종의 부적응자(misfit)인지도 모릅니다. 

인간을 비롯해 무릇 포유동물이란 어려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나야 합니다. 그래야 감성이 불구가 되지 않고 현실에서 남들과 잘 어울리며, 무엇보다 본인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소설 중반부에 나오듯 마빈 메이시는 지극히 비정상적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방치되듯 성장했습니다. 그러니 뛰어난 손기술이나 잘생긴 외모를 지녔어도 도대체 타인과 무난하게 융화할 줄을 모르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두 가지 장점이 있을 때, 사회에서 그래도 남들에게 인정받는 한 자리를 차지할 때 이게 꽤나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긴 하겠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출신 성분이나 교육 환경이 그처럼이나 열악하면 사회화에 매우 큰 곤란을 겪을 수 있는데, 소설의 내러티브는 이 점을 간과하고 지나치게 마빈을 추켜주는 느낌도 듭니다. 

고립된 여성의 관점에서 볼 때, 마빈 같은 알파메일은 설령 그 신분이 사회적 약자라고 해도 자신에게는 엄청난 강자로 다가올 수 있었겠고 그처럼이나 많은 마을 여성들이 명예를 더럽힌 것도 이런 심리적 배경이 작용했겠습니다. 헌데 가장 고립되었다고 볼 수 있는 미스 어밀리어가 단호하게, 마빈의 취약한 사회적 신분을 냉혹하게 직시하며 전혀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게 세팅된 점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오히려 미스 어밀리어가 첫눈에 마빈한테 반하고, 마치 코니 채털리라든가 어우동처럼, 비천한 이성(남성)에게 모든 것을 내어준다거나, 캐서린 언쇼나 블랑슈 뒤부아처럼 대책없이 불한당 타입에게 끌려다닌다든가 해야 할 텐데, 소설에서 둘의 관계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진행됩니다(그랬다고 설명됩니다). 마빈이 야생의 알파메일 본성대로 미스 어밀리어를 쥐고 흔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갑질을 당하고(사회적 신분 차이를 감안하면 당연하지만), 얼토당토않게도 내면에서 피어난 찐사랑의 부작용(?)으로 인격마저 순치되니 말입니다. 

이 미스 어밀리어는 출신 계급의 영향과는 달리 속물적인 데가 전혀 없는 개성입니다. 인간말종 마빈을 마침내 교화하고 말았다는 스토리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부수되는 롤플레잉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하여, 마빈의 황량한 내면에 대해 한없는 경멸감을 확인한 후 거리낌없이 이를 표출합니다. 남 시선을 봐서라도, 비천한 하층민을 길들이고야 만 마나님 역할을 관객 앞에서 멋들어지게 해 내고픈 욕구가 일 만도 했건만 말입니다. 대신, 육체적으로 불구(여성치고 장신인 자신과 너무도 대비되는 면)이며 먼 친척이기까지 한 꼽추 라이먼 윌리스와 사랑에 빠지는데, 태어날 때부터 미스핏이었던 자신의 정체성(그것이 운명이었건 아니면 오기로 더 키운 면이었건 간에)에 끝까지 충실하여 한세상 살아낸 미스 어밀리어의 기막힌 고집에 우리 독자들은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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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성교육 - AI보다 현명한 부모의 우리 아이 지키기
이석원.김민영 지음 / 라온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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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은 아동, 청소년의 건전한 성 발달에 반드시 필요한, 하나의 커리큘럼으로 당사자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그저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내실 있는 연구와 실행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에써 외면합니다. 부모가 직접 행하기도, 전문 교사가 따로 시설에서 베풀기에도 뭔가 어색하고, 가끔은 이를 통해 어떤 부작용이나 사고가 일어나지나 않을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뤄진 생성형 인공지능 혁명을 통해 우리는 이제 챗GPT라는 새로운 친구, 똑똑하고 유능하기까지 한 도구를 곁에 두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수학 문제 풀이 등에서 능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이 분야에서도 점차 개선된 성능을 보인다고 하죠. 뿐만 아니라 외로운 사람들에게 수준 높은 말동무가 되어 주는 등 이제 생활 속에 점차 밀착된 모습을 보여 주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어린이나 학생들에게 교사 노릇을 할 수도 있겠는데, 특히 성교육처럼 사람이 직접 수행하기에 껄끄러울 수 있는 분야에서 아주 제격일 수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길, 앞으로 생성형 AI는 더욱 완벽하고 성공적인 도구로 거듭나리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금도 유료 버전을 쓰는 (제 주변의) 유저들은 입을 모아 챗GPT 정말 쓸 만하다고 칭찬이 자자합니다. 그러나 역시 사람이 행하는 세심한 케어에 비하면 부족한 점이 많은데, 예를 들면 이 책 p50를 보면 아직도 챗GPT가 부적절한 답변을, 특히 성교육 도중에 내어놓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 책의 장점은, 챗GPT를 무작정 치켜세우는 태도가 전혀 아니며, 책임 있는 전문가분들이 메타적으로 챗GPT를 두루 살핀 끝에 더 안전한 활용 방법을 포인트마다 제시한다는 데 있습니다. 더군다나 더 든든한 점은, 혹 챗GPT가 그릇된 답을 할 때, 그 원인이 어디 있는지 기술적인 이유까지 정확히 짚어 준다는 것입니다. 

구글은 여튼 이 챗GPT의 등장으로 검색 시장의 상당 셰어를 오픈AI에 빼앗겼습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社 역시 그간 긴 침묵을 깨고 코파일럿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내어 AI 경쟁 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p68 이하에는 (대개는 우리가 아는 바이지만) 구글의 기존 검색에 비해 챗GPT가 어떤 점에서 우월한지 일목요연한 정리가 나옵니다. 제가 이 대목에서 눈여겨 본 점은, 챗GPT가 특히 개인맞춤형 정보 제공에 능하다는 평가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들이 짚는 한 가지 시사점은, 챗GPT의 "창의성"입니다. 왜 창의성이 문제가 되냐면, 특히 성(性) 관련 토픽으로 유저가 챗GPT를 활용할 경우, 부적절한 쪽으로 그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요즘은 파괴적 혁신이 강조되는 시대입니다. 변화가 빠르다보니 기존의 지식이나 원칙이 별 쓸모가 없습니다. 저자들께서는 성교육 역시 그라운드제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며, 기존의 일방적인 주입식 전달이라든가 변화한 환경에서 필요한 새로운 지식이 교육 과정에 매우 느리게 반영되는 점 등이 대폭적으로 개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다음에 나오는 내용(p89)도 대단히 흥미로운데, AI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에서 자주교육이라는 단체가 아바타 등 신세대가 친숙하게 여기는 수단을 통해 학생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완전히 새로운 성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한 실제 사례가 있다는 것입니다. 

언제 성교육을 시작해야 할까요? 만약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에게 전문가들이 성교육을 권한다면, 아마 상당수의 학부형들이 난색을 표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단지 학부모 입장에서 난감한 과제를 일시 회피하는 태도에 불과하며, 세상이 그 학부형들 때와는 엄청나게 달라졌고 변화한 세태를 반영하여 아이들에게 적절한 시기에 지체없이 이뤄져야 하는 게 요즘의 성교육입니다. 자극은 사방에서 직접적으로 도달하는데 부모님들이 억지로 아이 눈만 가린다고 위험이 절로 지나칠 리 없습니다. 아이들은 정작 영악하게 관련 지식을 내면화해 가는데 부모님들만 자기 눈을 감고 있는 셈입니다. 책에서는 또한, 비단 성교육뿐 아니라, 일찍 자아가 생성되고 자기 생각이 뚜렷해진 아이가 학교 공부도 앞서나가고, 성교육도 큰 무리 없이 받아들인다는 말도 있는데 부모님들이 꼭 명심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모든 교육의 목적은 주체적 인간을 키우기 위함이며, 성(性)이건 혹은 어떤 다른 영역이건 아이들은 자기 생각대로 자랄 권리가 있습니다. 챗GPT는 이 점에서도 아주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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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하루 10분 초등 문해력 한자 어휘편 : 3단계 하루 10분 초등 문해력 한자 어휘편 3
이미선 지음, 은소시 그림 / 미래주니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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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동안 각각 3단계를 거쳐 초등 한자어를 배우는 시리즈 그 최고 레벨을 완성하는 마지막 책입니다. 1단계마다 30일이 소요되니 전 코스를 마스터하려면 90일이 걸리는 셈이죠. 실제로 어린 학생들과 이 교재를 진행해 보니 다들 큰 어려움 없이 정해진 기간 안에 모든 내용을 소화했습니다. 심지어 어떤 학생은 초등학교 3학년인데도 이 교재, 즉 3단계 책(1, 2단계를 생략했었습니다)을 거뜬하게, 그것도 3주만에 마스터했습니다. 실력이 저보다도 나아서, 속력, 압력, 가능성, 석회암 같은 단어를 모두 한자로 쓸 줄 알았습니다. 이암, 사암이 뭔지도 아니 중학교 1학년 때라야 본격적으로 배우는 지구과학 내용을 아주 잘 따라할 것 같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공평할 공(公)은 따라쓰기도 쉽고 모양을 기억하기도 편한 축에 속합니다. 확실히 한자도 그렇고, 영어든 수학이든 어렸을 때부터 시작하고 머리 안에 자리를 잡게 해야, 나이가 들어서도 그를 바탕으로 지식이 확장되기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이 들어서 새로 공부를 시작하면 노력이 몇 배로 듭니다. 물론 나이가 들어도 젊은이들 못지 않게 근면하고 지적 호기심을 유지하시는 분들이라면 별개로 치더라도 말입니다. 아무튼 어려서부터 아이들이 공부에 자연스럽게 흥미를 느끼게 돕고, 어른이 되어서도 마냥 어렵게만 느껴지는 한자를 쉽게, 최대한 쉽게 가르쳐 주는 이런 교재가 좀 많이 출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음... 공평할 공(公)은 비교적 모양이 간단하기 때문에, 제가 1단계 2단계를 아직 공부 중인 어린이들에게 이 페이지(p62)를 불쑥 펼쳐서 문제를 풀게 해도, 많을 다(多), 숫자 수(數), 클 대(大) 중에서 이 글자를 대체로 쉽게 골라내는 것 같았습니다. 공원(公園), 공익(公益), 공정(公正) 같은 단어도 비교적 쉽게 이해했습니다. 다만 공청회(公聽會)를 어려워했는데, 참고로 초6 사회과 교과서에 공청회가 무엇인지 벌써 설명이 나옵니다. 요즘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 내용 수준이 이렇습니다. 

초등 과학 교과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아마 힘(force)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개념은 과학 교과 과정에서 력(力)이라는 한자를 통해 여러 다른 개념 안에 녹아들어갑니다. p89에는 속력(速力), 압력(壓力), 중력(重力), 부력(浮力) 등의 한자어가 제시됩니다. p91의 문제를 보면, 저 력(力)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개념어들의 정확한 뜻까지 이해를 해야 풀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러니 이 교재가 일차 지향하는 "문해력 향상"이라는 목적에 그치지 않고, 어른이 잘만 지도하면 과학의 교과 내용까지도 학생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가령 예를 들면 "비행기를 타면 공기의 ()() 때문에 귀가 먹먹해진다." 같은 문장에서, 괄호 안에 들어가야 할 글자들은 무엇이겠습니까? 

원래 자성(磁性)을 띠지 않지만, 전기가 흐르면 자석과 성질이 같아지는 게 전자석(電磁石. p98)입니다. 일찍이 송나라 때 지남철의 발명이 항해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알려졌죠. 그러나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는 천 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정확히 알 수 없었는데, 이를 원리적으로 규명한 이가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입니다. 맥스웰의 위대한 업적을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재현한 내용이 전자석 관련 단원들입니다. 기왕이면 이 부분을 가르치며, 과학의 내용도 함께 어린이들에게 가르쳐 준다면 정말 유익하지 않겠습니까. 21일차에는 이것 관련하여 관성, 탄성, 규칙성 같은 단어들도 나옵니다. 

관성(慣性)은 그 뜻이 p113의 한 문제에서도 설명됩니다. 3-1번을 보면 "자동차가 갑자기 멈추면 ()() 때문에 몸이 앞으로 쏠린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때 괄호 안에 들어가야 할 단어가 관성입니다. 제4장 예체능-학교생활 단원을 보면 빛 색(色), 밝을 명(明), 합할 합(合), 가르칠 교(敎) 같은 한자가 나옵니다.이들 한자들은 모양도 (초등 고학년 수준에 맞게) 어려우며 그 글자들이 들어가는 단어들도 제법 어렵습니다. p119에는 무채색(無彩色), 색상환(色相環) 같은 단어들도 제시됩니다. 합창, 합주, 합동(이 단어는 수학 교과에도 나옵니다. 4학년용이죠) 등의 개념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합(合)이라는 한자도 각종 교과에 자주 나오는 중요한 글자입니다. 일상에서도 자주 쓰던 말인데 그게 글자로는 이렇게 쓰는 줄 처음 아는 학생들이 많았을 겁니다. 이렇게 자신이 어렴풋이 알던 바를, 이제 책을 통해 체계적으로 확인하는 기쁨과 보람을 알게 해 주는 책이 유익하고 알찬 교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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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초등 문해력 한자 어휘편 : 2단계 하루 10분 초등 문해력 한자 어휘편 2
이미선 지음, 은소시 그림 / 미래주니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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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교재를 어린 학생과 함께 공부하며, 초등 2~3학년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내용도 참 만만치는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 이 교재가 아이들이 친숙해할 만한 편집, 그림, 설명으로 구성되었기에 그나마 아이들이 공부 부담에 지나치게 찌들지 않고 비교적 재미있게 학습을 이어갈 수 있겠다는 느낌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대체로 초등교재들이 판형이 큰 대신 좀 슬림하게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다른 초등 교재들처럼 판형이 크지만, 그 두께도 약간은 더 두꺼운 편 같았습니다. 30일분 공부 분량으로 내용이 짜였지만, 연습 문제와 예문으로 내용이 좀 꽉꽉 차게 만들어져서 그런 것 아닐까 저 혼자 추측해 봤습니다. 이 2단계 교재도 국어/사회/수학-과학/예체능, 학교생활 등 4챕터로 구성되었으며, 역시 1단계 책처럼 사회, 수학-과학 파트만 모두 8일치 분량입니다(다른 장은 7일치). 

목격(p18)이란 단어의 뜻을 모르는 어른은 거의 없을 듯합니다. 그러나 이를 한자로 적어 보라고 하면 과연 몇 명이나 해낼 수 있을까요? 사실 목(目)까지는 누구나 쓰거나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뒤에 오는 격(擊)은 과연 얼마나 정확히 쓸 수 있을까요? 이 교재에서는 눈 목, 마주칠 격 이라고 해서 뜻풀이와 글자 해설까지는 해 놓았지만, 격(擊)을 써 보라고까지는 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이 책으로 지도할 때, 어른들이 구태여 "마주칠 격"이라며 뒷글자까지 가르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목격, 안목, 주목, 이목, 면목 등 다섯 단어에 공통적으로 목(目)이라는 글자가 들어간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친구와 벗', '기쁨과 환희'는 사전적인 ()()가 같다." 이 문장(p37)에서 괄호 안에 들어가야 할 말은 무엇일까요? 사실 이 문장에서 앞부분에 주어가 무슨 말들(의 짝)이 오든, "사전적인"이라는 수식어 때문에 저 답이 될 수 있는 후보는 극히 한정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의미 아니면 정의가 와야 하겠는데, 정의(定義)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 교재를 끝까지 학생과 공부해도 "정의(定義)"라는 단어가 안 보이는 것 같아서, 혹시 우리가 놓쳤나 하는 생각에 책 끝의 인덱스를 찾아 보았는데 역시 없었습니다. 학년에 걸맞은 수준의 단어들만 잘 추려서 학생들에게 제시한 것도 이 교재의 깔끔한 장점 중 하나입니다. 

저는 바탕 질(質)이라는 글자를 매번 접할 때, 과연 "바탕"이라는 그 뜻을 어떻게 새겨야할 지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고민하게 됩니다. 이 글자뿐 아니라, 바탕 소(素)라는 글자도 마찬가지입니다. p104를 보면 여러 크기, 색깔을 가진 글자를 나열하고 그 중에 바탕 질(質)을 고르게 하는데 모두 다섯 개가 있다고 합니다. 제가 문제를 보니 상자 안에는 별 성(星)도 있고, 소리 음(音)도 있고, 그림 화(畵)도 있습니다. 이 세 가지 글자가 색과 크기를 달리하여 모두 스무 개의 글자가 놓였습니다. 화, 성, 음은 이 2단계 교재에서 한 번 이상 나왔던 글자들이라서, 교재를 성실하게 공부한 학생이라면 다 알아볼 수 있습니다.  

수학도 감각적으로, 수학 고유의 센스를 바탕으로 접근할 수도 있고, 그 용어의 의미를 잘 새겨서 일단은 어학적으로 파고들 수도 있습니다. 분수, 각도 같은 건 한자로 쓰면 分數, 角度라고 쓰게 됩니다. p113을 보면 3-3 문제에서, "우주에서 물건의 ()()은 변하지 않지만, 무게는 줄어든다."라는 문장이 있는데, 이 괄호 안에 들어가야 할 단어는 "질량(質量)"입니다. 무게는 중력과 관련된 상대적인 값이라서 이런 개념 정의가 가능하죠. 달 표면에서 상대적으로 가볍게 움직일 수 있으니 무게는 분명 1/6으로 줄었으나, 우리 몸의 성분이 변했을 리는 없으니 질량이야 그대로라는 점, 얼마든지 학생들도 납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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