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교재를 어린 학생과 함께 공부하며, 초등 2~3학년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내용도 참 만만치는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 이 교재가 아이들이 친숙해할 만한 편집, 그림, 설명으로 구성되었기에 그나마 아이들이 공부 부담에 지나치게 찌들지 않고 비교적 재미있게 학습을 이어갈 수 있겠다는 느낌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대체로 초등교재들이 판형이 큰 대신 좀 슬림하게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다른 초등 교재들처럼 판형이 크지만, 그 두께도 약간은 더 두꺼운 편 같았습니다. 30일분 공부 분량으로 내용이 짜였지만, 연습 문제와 예문으로 내용이 좀 꽉꽉 차게 만들어져서 그런 것 아닐까 저 혼자 추측해 봤습니다. 이 2단계 교재도 국어/사회/수학-과학/예체능, 학교생활 등 4챕터로 구성되었으며, 역시 1단계 책처럼 사회, 수학-과학 파트만 모두 8일치 분량입니다(다른 장은 7일치).
목격(p18)이란 단어의 뜻을 모르는 어른은 거의 없을 듯합니다. 그러나 이를 한자로 적어 보라고 하면 과연 몇 명이나 해낼 수 있을까요? 사실 목(目)까지는 누구나 쓰거나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뒤에 오는 격(擊)은 과연 얼마나 정확히 쓸 수 있을까요? 이 교재에서는 눈 목, 마주칠 격 이라고 해서 뜻풀이와 글자 해설까지는 해 놓았지만, 격(擊)을 써 보라고까지는 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이 책으로 지도할 때, 어른들이 구태여 "마주칠 격"이라며 뒷글자까지 가르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목격, 안목, 주목, 이목, 면목 등 다섯 단어에 공통적으로 목(目)이라는 글자가 들어간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친구와 벗', '기쁨과 환희'는 사전적인 ()()가 같다." 이 문장(p37)에서 괄호 안에 들어가야 할 말은 무엇일까요? 사실 이 문장에서 앞부분에 주어가 무슨 말들(의 짝)이 오든, "사전적인"이라는 수식어 때문에 저 답이 될 수 있는 후보는 극히 한정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의미 아니면 정의가 와야 하겠는데, 정의(定義)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 교재를 끝까지 학생과 공부해도 "정의(定義)"라는 단어가 안 보이는 것 같아서, 혹시 우리가 놓쳤나 하는 생각에 책 끝의 인덱스를 찾아 보았는데 역시 없었습니다. 학년에 걸맞은 수준의 단어들만 잘 추려서 학생들에게 제시한 것도 이 교재의 깔끔한 장점 중 하나입니다.
저는 바탕 질(質)이라는 글자를 매번 접할 때, 과연 "바탕"이라는 그 뜻을 어떻게 새겨야할 지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고민하게 됩니다. 이 글자뿐 아니라, 바탕 소(素)라는 글자도 마찬가지입니다. p104를 보면 여러 크기, 색깔을 가진 글자를 나열하고 그 중에 바탕 질(質)을 고르게 하는데 모두 다섯 개가 있다고 합니다. 제가 문제를 보니 상자 안에는 별 성(星)도 있고, 소리 음(音)도 있고, 그림 화(畵)도 있습니다. 이 세 가지 글자가 색과 크기를 달리하여 모두 스무 개의 글자가 놓였습니다. 화, 성, 음은 이 2단계 교재에서 한 번 이상 나왔던 글자들이라서, 교재를 성실하게 공부한 학생이라면 다 알아볼 수 있습니다.
수학도 감각적으로, 수학 고유의 센스를 바탕으로 접근할 수도 있고, 그 용어의 의미를 잘 새겨서 일단은 어학적으로 파고들 수도 있습니다. 분수, 각도 같은 건 한자로 쓰면 分數, 角度라고 쓰게 됩니다. p113을 보면 3-3 문제에서, "우주에서 물건의 ()()은 변하지 않지만, 무게는 줄어든다."라는 문장이 있는데, 이 괄호 안에 들어가야 할 단어는 "질량(質量)"입니다. 무게는 중력과 관련된 상대적인 값이라서 이런 개념 정의가 가능하죠. 달 표면에서 상대적으로 가볍게 움직일 수 있으니 무게는 분명 1/6으로 줄었으나, 우리 몸의 성분이 변했을 리는 없으니 질량이야 그대로라는 점, 얼마든지 학생들도 납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