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스몰캡 업계지도 - 숨겨진 가치주가 한눈에 보이는 비즈니스 지도 시리즈
정근해 지음, 우리투자증권 스몰몬스터팀 엮음 / 어바웃어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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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캡이라고 제목은 붙어 있지만, 대형 우량주에 대한 설명 역시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은, 공부를 많이 해야겠구나. 그리고 공부에 대한 수요가 (이제는) 두텁게 형성되다 보니. 이렇게 깔끔하게 편집된 참고서가 나오는구나 하는 점입니다. 정보 면에서 충분히 알찬 책은, 편집에는 소홀한 경우도 왕왕 있는데요, 이 책은 수록한 정보도 많은 데다, 그 정보를 정말 보기 쉽게 레이아웃하고 있어서, 이 정도 가격에 독자가 이런 서비스를 받아도 되는가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혹시 책을 보신 분은 제 말에 동의하실 수도 있을 거에요.

요즘 개미분들한테 초미의 관심사인 코웨이, 과연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참 편집도 세심한 것이, 코웨이라고 사명을 적은 밑에 (옛 이름 웅진코웨이)라 고 따로 적어 놓고 있기까지 합니다. 비상장 법인까지 포함하면 유사한 이름이 있어서인 까닭도 있겠지만, 저런 배려 하나에도 기업의 지난 이력, 그리고 닥칠 문제점의 성격에 대해 암시적으로 일러주는 것만 같습니다. 간단한 요약 설명 같아 보이지만 태영건설에는 SBS와의 지분 관계를 다 적어 주고 있죠. 본디 SBS는 영남의 중견 건설 업체(오너가 서울 법대 출신이죠)인 태영(당시에도 일반인들은 잘 몰랐다고 합니다)에 게 다소의 특혜 시비를 부르며 지상파 면허가 주어졌죠. 현재는 아파트 브랜드 때문에 많이들 알려졌고요. 이들 업체는 물론 스몰캡이 아닙니다. 그런데, 스몰캡 중에 정말 알짜를 캐치하려면 시장의 현황 전반을 알아야 하고, 우량주의 디테일을 알아야 그 "가치성"이 눈에 잘 띄게 마련이죠. 주식 시장의 구조와 속성에 대한 연구가 아닌, 실 존 기업과 산업에 대한 지식과 정보는 아무리 많이 쌓아도 지나친 게 없습니다. 워런 버핏은 젊은 시절 언제나 투자 이전에 해당 기업을 직접 방문해서 실사를 했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부모 밑에서 시황의 부침을 밀착 체험했다면 모를까, 그게 아닌 이상에는 필드의 형편을 알아야 "촉"이 바른 방향으로 길러지게 마련입니다. 스몰캡을 잘 알려면 빅캡을 먼저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책 은 물론 강소기업에 대한 안목을 기르는 게 목적입니다. 과연 강소기업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현재 한국에는 일반인이 상상도 못할 만큼 많은 기업이 있습니다. 중소기업 어음 부도율도 당국에서 매번 발표하는 중요 지표입니다만, 기업 환경이라는 게 요즘은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다릅니다. 쓰러지는 기업도 많은 반면, 대중의 큰 관심이 기울여지지 않은 영역에서 탄탄한 기술력과 특허 자산으로 무장한 우량기업도 엄청 많이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벤처 광풍이 불면서 그 건전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도 제기되었지만, 이후 우리의 기업 생태계도 근본적인 변화를 겪은 게 사실입니다. 무엇이 강소기업인가? 아무래도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전통적 업종에서보다는 신기술 개발의 첨단에서 악전고투하는 업체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여기 잘 될 줄 알았어!" 꼭 투자수익의 규모와 실속을 떠나, 자신의 안목을 확인하는 일만으로도 뿌듯한 체험입니다. 정치판은 하루 아침에 인맥이 단절되는 수가 있지만, 실물의 투자와 건설에 기울인 정직한 땀과 노력이 대체로 평가를 받게 마련인 사업계에서는, 오랜 시간에 걸친 기업의 역사를 두고 행하는 분석이 결국은 투자 공부의 정석으로 통할 때가 많습니다.

이미 네이버나 카카오톡은 개미들이 넘보기 어려운 귀한 신분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향후 IT의 신흥 강자를 미리 점치려면, 이들의 연대기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지금 반도체 공부 해 봐야 이미 늦다는 분들도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섬유 무기재료 이런 것들은 다 한물 갔다고 단정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요즘 들으면 그 무식의 대담성에 눈이 휘둥그레지겠죠. 아직도 반도체는 개발과 개선의 여지가 많은 드림월드area입니다. 이건희 회장은 사석에서도 전문가 수준의 반도체 담론을 꺼내는 게 취미라고 합니다. 여기는 아직까지 살벌한 경쟁의 장이며, 오늘의 기린아 삼전이 내일 어찌될지 아무도 장담 못하는 실정입니다. 하이닉스가 그 굴곡 많은 경로를 거쳐 SK의 품에 안긴 모습인데, 현재 그룹이 어려우니 그 편안한 미래는 이 시점에서도 낙관을 못 합니다. 이런 주가는 업종현황만 타는 게 아니라서 말이죠.


중국에 진출한 우리 화장품 업계의 장래에 대해선 탄탄대로라고들 하십니다만, 디테일은 언제나 순진한 기대를 배반하죠. 이 책의 태도는 대체로 보수적입니다.


이 책의 놀라운 점은, 밸류 체인을 이렇게 그래픽으로 한눈에 파악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누구라도 감탄할 만하지 않습니까? 그동안 공부에 들인 노력이 이 책 앞에서 좀 허무해지는 느낌이네요. 이러면 주식 공부가 너무 쉬워지는 것 아닌가요?


개별 기업 명세뿐 아니라 산업별 분석과 전망도 이처럼 정연하고 명쾌합니다.


우 리가 무슨 큰손도 아니고, 글로벌 실물 지표에까지 이렇게 친절한 프리젠테이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좀 과분한 서비스입니다. 이렇게 친절한 브리핑을 들었으면, 당장 수익률 200%를 달성하기라도 해야 책 앞에 부끄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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