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100 아티스트 - 대한민국 음악의 발견
Mnet 레전드 100 아티스트 제작팀 지음 / 한권의책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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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라고 하면, 공인된 스타이되 그 비중과 존재감, 구체적인 업적 면에서 개인의 선호 편차를 떠나 누구에게나 인정 받을 만한 영웅적 피처를 일컬음이겠습니다. 히스토리다, 혹은 미쓰(myth)라고 하면 경우에 따라 부정적 뉘앙스를 풍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레전드라고 하면 대체로는 숭앙의 대상이며, 모두의 존경을 한몸에 받을 자격을 갖춘 존재를 의미하죠.


이 책은 스케일이 무시무시하고, 스펙트럼이 아름다우며, 그 담은 어조와 고갱이가 우리 모두의 가슴을 벅차 오르게 합니다. 노래, 유행가라고 하면 어느 지역, 계층을 떠나 그 나라에 사는 같은 또래를 하나로 묶어 주는 벅찬 감정의 매개체죠. 대중 시대, 매스 미디어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난 후에는, 이 유행가라는 존재의 파괴력과 흡입력을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도 실려 있는 아티스트 중에 신중현은. 1026 사태 당시에 "하늘이 나와 박정희 중 한 사람을 드디어 데려 가고 말았다."고 선포했던 적도 있죠.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원수의 죽음이란 뜻이었습니다. 잂개 뮤지션이 최고 통치자를 향해 그런 배짱과 기상을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음악인의 힘이란 "그저 아티스트"의 수준을 초월합니다.


이 책은 1. 보컬, 2. 싱어송라이터, 3. 록 &밴드, 4. 퍼포먼스,. 5. 아이콘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보컬 실력이 좀 약해도 작곡에 능해서 많은 사랑을 받은 가수라면 레전드에서 빼 놓기가 매우 곤란할 테니 앞의 두 분류는 이해갑니다. 그런데, 3. 록 &밴드는, 1의 범주에 들어가거나, 혹은 작곡 생산력을 기준으로 한다면 2에 넣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저자 임진모 평론가의 그 관록과 본능적 감각으로는, 이런 카테고리의 짜임이 최적의 방식이었나 봅니다. 권위자가 그리 말하니 일단 고개가 숙여지고, 또 그런 체계 하에서 그루핑이 균형미 있게 도열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기준에서는,예컨대 전인권의 들국화는 록 &밴드가 아닌, "보컬"의 영역에 포함되고 있습니다. 조용필 역시 2. 싱어송라이터가 아닌 1. 보컬에 속해 있구요. 1의 범주에는 이 외에도 주현미가 꼽히는데, 나훈아, 남진, 이난영 등은 5.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현인, 하춘화 등은 1 보컬에 속한 것도 특이합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2 3 4 5 중에 어느 영역이라야 제격일까요? 임진모씨의 답은 5번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임진모씨가 내심 이들의 성취 수준을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는지도 감 잡을 수 있습니다. SES는 5에 들어갔으나, 핑클은 없습니다. HOT는 있지만 라이벌 젝키는 없고, 다음 장 "포스트레전드"에 동방신기가 선정되어 있으나 100명 안에 끼는 엔트리는 아닙니다. 클릭비, SS501 같은 대성 출신은 아예 찾지를 마시고요. 이효리가 5에 끼어 있을 뿐입니다. YG 출신으로는 2NE1, 빅뱅이 있으나 이들은 모두 번외입니다. 5에는 노찾사도 있고, JYP출신으로 유일하게 god가 있네요.


임진모씨는 박식하고, 문장을 잘 쓸 뿐 아니라 특유의 열정적인 태도가 매력적인 사람이죠, 분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누굴 빼거나 더하는 선호도 사람마다 갈릴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선정 자체가 하나의 분명한 관점을 대변하고, 어찌 보면 잘 정리된 리스트 자체를 하나의 레전드로 봐 줘야 할지 모릅니다. 레전드 100에 이어 마지막 엔트리 하나를 꼽자면, 정열의 코멘테이터 임진모를 추가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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