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아는 삼성 안에서 배운 삼성 - 삼성전자 조 대리의 생생리포트
조승표 지음 / 아이넷북스(구 북스앤드)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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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의 입사란, 요즘 전 국민적 열망의 대상입니다. 이 회사에 입사하기만 하면 장래가 보장되고, 주위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그 어려운 입사의 관문을 통과했으니 만큼 능력이나 인물의 품격이 이미 검증 한 단계를 통과했다는 말과 같으니까요. 하지만 내부 사정을 알고 보면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공채 단일 기수에 뽑는 인원수도 적지만, 이른바 "별을 다는" 임원의 수는 더 적고, 다들 뛰어난 사람들만 모이다 보니 실적 경쟁과 신경전도 장난이 아니죠. "정치"는 정치대로 잘 해줘야 합니다. 정년 보장? 꿈도 못 꿉니다. 웬만한 인재도 이런저런 곡절로 결국 임원 승급에 실패하면 결국 처량하게 짐 싸서 나가야 하죠. 삼성 경격이면 어디서건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기도 상대적으로 수월하겠지만, 그것도 사람마다 편차가 큽니다.


이 책은 이런 말못할 뒷사정까지 다 담은 책은 아닙니다. 갓 입사하여 아직은 삼성의 푸른 피가 자기 온몸에 흐르는 사실이 감격스럽고, 그 감격에 젖어 모든 것이 장밋빛으로 보일 시절의 풋풋한 대리가 쓴 책이죠. 저자는 스스로를 말하길, 똑똑한 줄 알았으나 고교 시절 공부를 소홀히한 "죄로" S대 정도에 입학하는 데 그쳤고, 따라서 삼성 같은 꿈의 직장에 들리라곤 기대를 못 할 처지에서, 패기와 자신만의 메리트를 내세워서 당당히 입사에 성공했으며, 지금도 하루하루를 성취의 기쁨과 배우는 보람으로 살고 있음을 즐겁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먼저 자신의 체험을 중심으로, 하루하루가 익사이팅했던 삼성에서의 근무 실기를 적어 놓고 있습니다. 입사를 갓 마친 사원은 기초 연수를 받고, 다음으로 거치는 게 OJT입니다. 온더 잡 트레이닝의 약자로서, 현장에 배치되어 실무 감각과 직원들 사이의 분위기를 익히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은 물론 급여를 지급받는 정식 직원으로서의 근무의 일환입니다만, 새내기로서의 긴장이나 설렘, 미묘한 호승심이나 공명욕 같은 건 또 이때에만 느낄 수 있는 특권입니다. 사람에 따라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낄 수도 있지만, 직원 페스티벌 같은 행사가 이 저자분에게는 아주 각별한 의미로 다가왔나 봅니다. 사실 SKY출신들은 이런 분위기를 꼭 반기지만은 않죠. 저자분의 표현을 빌리면, "애사심이 팍팍 생기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저자는 아직 나이가 어린 편인데도, 항상 이런 책 한 권을 저술했으면 하는 계획을 심중에 지니고 있었나 봅니다. <입사 후 3년> 같은 책을 쓴 신현만 씨의 말을 인용하는 품을 보면 그런 게 느껴집니다. 책 곳곳에서 암시되지만, 저자는 머리가 특별히 스마트하거나, 혹은 스타일이 훤칠해서 삼성에 들어 온 케이스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 책의 존재 가치는 거기 있을 것입니다. 어찌 보면 평범한 인생인데, 자기만의 열정과 패기, 비전만 간직하면 누구나 꿈꿀 수 있는 직장이 삼성이고, 또 그 안에서도 얼마든지, 난 사람들, 걸출한 인재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자아실현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이 점을 책을 통해 심어주려는  것 같습니다. 그 꿈이 어디까지 이워질지는 아직 미지수이나, 세상은 본디 긍정의 마음가짐을 갖고 노력하는 자에게 길을 열어 주게 마련이죠.


"개인의 가치는 그가 속한 조직의 가치로 대변된다. " 이 문장 하나에서 그가 현재 자신의 아이덴티티 한 부분에 대한 프라이드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됩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자는 자신뿐 아니라, 같은 직장에 소속한 닮고 싶은 상사, 선배, 그리고 자신이 아끼고 탐내는 후배들의 유형을 하나하나 책을 통해 소개하고도 있습니다. 여기서 사람의 됨됨이가 드러납니다. 이 사람은 소속 조직을 대외 과시용이 아닌, 주변에서 자기 인격, 정체감과 결정적 팩터에서 교집합을 이루는 그 모두를 마음으로부터 사랑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남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죠. 삼성에 들어와서 대단한 게 아니라, 이런 사람이니까 삼성 같은 좋은 직장에서 뽑아 오는 겁니다. 그가 무난히 회사 생활을 이어 가서, 모두가 우러르는 별까지 달아 보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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