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의 거듭제곱 - 존경받는 기업을 만드는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
고구레 마사히사 지음, 이지현 옮김 / 토트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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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 음에 책을 접했을 때, 무슨 뜻인지 고개가 갸웃해졌습니다. 두 페이지를 넘기고 나니, "아, win-win이라고 할 때의 그 의미구나."라는 점을 깨달았죠. 거래 상대방이 zero-sum game을 펼치지 않고, 서로 기분 좋게 이익을 얻은 채로 마무리를 지을 때, 우리는 그런 걸 가리켜 win-win이라고 하죠. 이 고구레 마사히사 씨는, NPO인 TFT를 이끄는 사회사업가입니다. 저자인 이 분이 주장하는 바는, "편협하게 양 당사자만 WIN-WIN하고 말 것이 아니라, 나와 당신, 그리고 얼굴도 모를 다른 어느 인류 구성원에까지 그 혜택을 확장하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익의 연쇄를 이루자. Win-Win 아닌, Win-Win-Win-Win을 이루자는 주장입니다. Win-Win이 Win의 제곱이라면, 이 저자분이 이야기하는 바는 Win의 n제곱인 셈이죠. n제곱은 우리 수학계의 확립된 용어로 <거듭제곱>이라고 하니까요.


구체적으로는 어떤 내용일까요? 그러기 전에 먼저 저자의 약력을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분은 1972년생이니 40을 조금 넘긴 중년입니다. 다양한 사회 체험을 거쳐 현재는 非이익단체인 TFT를 이끌고 있습니다. 일본 유수의 기업이라고 해도 한국의 우리가 그 이름을 잘 모를텐데, 저런 회사라고 하면 아마 저뿐아니라 많은 분들이 생소해하실 줄 압니다. 이 TFT는 Table for Two입니다. 두 사람을 위한 <상차림>이란 의미인데요. 우리가 흔히 식사를 위한 상이라면, 그건 한 사람만을 위한 상일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정말로 머릿수로 한 사람인 경우보다야, 한 가족을 이루는 서너 명이나, 함께 다니는 친구 일행이나, 회사 동료들이 모두 모이는 회식인 경우가 많지만, 이는 모두 같은 목적으로 한 자리에 모인 <동일 당사자 집단>이라는 게 공통이죠. 그런 <상>은 그들만을 위한 한 번의 용도로 끝입니다. 그런데 고구레 씨가 제안하는 상은, 한 번의 상을 차려 두 단위의 당사자 집단을 만족시키자는 뜻입니다. 무슨 의미냐면, 예를 들어 저칼로리 식단으로 구성된 메뉴를 TFT에서 구입한 사람은, 동시에 그 식대의 일부를 아프리카나 기타 오지의 결식 아동 지원에 기부하게 되는 시스템입니다. 이러니, 한 번 차린 상으로 두 당사자에 서브한다는 말이 타당성을 갖게 되는 거죠.


자 선 사업의 방식으로는 효율적입니다. 그러나 고구레 씨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든 기업에 이 Win-Win-Win의 무한 연쇄 고리를 확장할 수 있다는 겁니다. 자신은 지금 자선 사업에 한정된 어떤 기법을 말하는 게 아니라, 모든 기업이 수용하고 응용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제안한다는 뜻이죠. 제한된 소비자 집단을 대상으로, 탐욕적으로 시장을 개척하려고 들어, 결국 모든 영역을 레드 오션으로 만드는 것이 지금까지의 방식이었다면, 모두가 승자가 되는 새로운 접근 방법은 이미 적조화가 한참 진행된 분야도 다시 블루 오션으로 돌릴 수 있는, 환경친화적이자 인간성 회복에의 첩경이 될 수 있는 신경영기법이라는 겁니다.


그 는 책의 말미를 이런 일화로 장식합니다. 어렸을 때 몸이 약해 오츠카 사 개발의 <포카리스웨트>라는 이온 음료를 자주 사 먹었던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뎅기열 등 풍토병 예방과, 복잡한 이슬람 예식에서 수분 섭취 관련 까다로운 제한을 극복할 수 있는 이 음료의 현지 판매가 대성공을 거두었음을 무척 자랑스럽게 토로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보던 상품 하나가, 다른 땅에서는 대단한 구원의 복음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음이 무척 놀랍다는 거죠. 하긴 우리의 경우도, 북한이나 러시아에서 유독 인기 있다는 <초코파이>의 예가 있고, 문화상품이긴 하지만 드 라마 <대장금>이 이란 같은 나라에서 크게 히트를 치지 않았습니까? 영국에서 흔한 고양이가 터키에 수입되어, 쥐떼의 행패로 고생하던 술탄의 근심을 덜었다는 우화도 있고 보면, 우리의 사소한 실천이 몇 만 배의 파장을 일으키는 결과를 낳음이 놀랍기도 합니다. 이제 SCR은 기업의 사치가 아닌, 필수 실천 덕목이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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