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내집마련, 우리 아이 시작점
재테크 캠퍼스 명예의 전당 14가족 지음 / 진서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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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제 눈에 먼저 띄었던 건 앞표지보다는 뒤표지였습니다. 빼곡하게 작은 글씨로 68가족, 112가족, 177가족 등의 명단(닉네임들)이 표로 정리되었는데, 처음에는 뭔지도 못 알아보고 한참을 응시했습니다. 이게, 재테크캠퍼스라는 사설 교육기관이 있는데, 이곳의 교육 방침을 충실히 따라 기어이 그 힘들다는 강남 입성에 성공한 이들의 목록입니다.

(*책좋사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물론 재테크라는 게 매뉴얼대로만 한다고 다 의도대로 성과가 나는 것도 아니고 다양한 변수가 끼기 마련이며, 출발점도 회원마다 다 다르기 마련이라서 같은 노력을 투입해도 그 효율이 같다고는 도저히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당초의 목표를 끝내 성취해 낸 사람들의 걸음걸음에는 남다른 그 무엇이 분명히 깔려 있게 마련이며, 재테크 지식이나 마인드가 괜찮다고 나름 자부하는 사람이라 해도 "내집마련 사관학교"에서 다년 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정리한 방법론이라면 자세를 가다듬고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분들 사연이 다 나오는 건 아니고 그 중 14분의 잘 정리된 수기가 재미있게 수록되었습니다.

그저 사람 사는 이야기로만 읽어도 이 책은 재미있습니다. 예를 들어 02번 사연에 실린 다이아님, 부주사님 부부의 사연은 재테크도 재테크지만, 저렇게까지나 살아온 배경, 가치관이 전혀 다른 이들이 만나서 어떻게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 교본으로 읽혔네요. 이사를 해도 전 거주자의 일정과 아다리가 딱 맞지 않으면 보관이사를 또 하는 등 비용 부담이 생깁니다. 이런 디테일에도 일일이 신경을 써야, 어디서인지 모르게 줄줄 새는 돈을 막을 수 있습니다.

p108을 보면 쏘쿨님한테 좋은 팁을 얻은 로지님이, 남편인 강남별님이 부동산 중개인과 라포(rapport)를 형성하여 좋은 정보를 얻는 과정을 지켜보는 대목이 살짝 나옵니다. 이 책뿐 아니라 예컨대 제가 전에 읽었던 경매책을 봐도, 임장할 때 그냥 무작정 여기저가 돌아다닐 게 아니라 현지의 중개사들과 교유하며 거기서만 얻을 수 있는 알짜 정보를 내 것으로 만드는 넉살과 센스가 중요합니다. 많은 필자들이 젊은 커플들이라서 젊은 감각 특유의 활기찬 표현이 많았고 뭔가 좋은 기운까지 전해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잘 읽어 보면 필자 부부들이 다 상황이 다른 건 물론이고 심지어 부부끼리도 경제적으로 처음부터 넉넉했던 경우, 그렇지 않고 자린고비처럼 아껴 살아야 했던 경우 등 다양합니다. 이 수기 모음을 보면 재테크 과정도 과장 없이 매우 솔직하게들 쓰고 계십니다. "물론 우리 부부 월급의 대부분이 원리금(상환)으로 나가고 있지만..." 같은 대목만 봐도 그렇습니다. 이렇게 독자들과 정직하게 소통하시려는 MZ 알뜰 부부들의 필치라서 내용에 몰입이 잘 됩니다.

얼마 전 한은에서 기준금리를 내리기는 했지만 우리 나라 이자율은 신흥국치고는 아직 높은 편이며 특히 코로나 전 십 년 간은 초저금리로 살아들 왔기 때문에 자칫하면 하우스푸어의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또 똑똑한 한 채 전략이 과연 향후 십 년 기간에도 여전히 통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에 이 14가족, 나아가 재테크캠퍼스의 비전, 전략은 다소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고 봐도 됩니다. 여튼 이분들은 전략을 그리 잡고서 뒤돌아보지 않고 빈틈없이 살아가겠다고 마음을 굳힌 분들이라서, 이 비전에 동감하는 분들에게는 글자 하나하나가 공감이 되고 흥미로울 것입니다.

이런 상급지에다 소중한 집을 장만하셨으니 얼마나 소중하고 자랑스럽겠습니까. "그야말로 집순이가 되었으며, 집이 제일 재미있고 어느 호텔보다도 편안하고 행복해요.(p136)" 사실 꼭 상급지가 아니라고 해도 내 집 첫 장만은 감격스럽고 벅찹니다. 설령 넉넉한 환경에서 살아온 분이라 해도, 재테크사관학교애서 마련한 패러다임대로 실천하다보니 다들 짠돌이 짠순이가 되었습니다만 마음만은 성취감으로 가득합니다.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치밀한 계획 수립과 실천을 거친 이들의 석세스스토리는 이처럼 제3자가 봐도 짜릿하고 흐뭇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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