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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석의 주도주·성장주 투자법
한옥석 지음 / 미래지식 / 2025년 3월
평점 :
한옥석 대표는 한국경제TV 채널 같은 곳의 밤 10시 이후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는 전문가이며, 마치 오래된 컴퓨터처럼 시황을 냉철히 정리하는 내러티브로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분입니다. 시황 진단은 냉정해도, 개별 종목에서 작은 희망이라도 보고 이를 시청자에게 짚어 일러줄 때에는 마음이 따뜻한 분이라는 인상도 받습니다. 근로소득만으로는 더이상 내집 마련이 어렵기에 많은 젊은 직장인들은 주식이나 코인 투자에 관심을 쏟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 현실이라는 게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차트 보는 법, 주식 투자의 기본기와 패러다임, 현재 한국 증시와 산업의 상황을 깔끔하게 짚으며 어떤 투자가 개인들의 향후 생존을 도와 줄지를 자상하게 가르칩니다.
(*책좋사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경영학과 학부 3학년 때쯤 배우는 과목 중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게 재무관리(finance)입니다. p124에서 저자는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에 대해 언급하는데, 앞에 "행동(혹은 행태)"라는 접두어가 붙은 분야가 대개 그렇듯, 심리학을 경제학 등에 접목한 대니얼 카너먼 등의 성과 방법론을 대거 응용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분야의 특징적 개념들이, 경제학보다는 심리학 기반 쪽이 매우 많습니다. 이 페이지에 나온 과신편향, 확증편향, 대표성 편향 등은 모두 원래 심리학에서 연유한 개념들입니다. 또 저자는 정통 경제학 이론인 합리적 기대가설론, 효율적 시장가설론 등을 간단히 소개하며, 주가를 예측할 때 어떤 점들에 주안을 두어야 할지를 참신한 관점에서 재조명합니다.
요즘 경제방송을 보면 전문가들이 나와 볼린저 밴드에 대해 자주 언급합니다. 타 방송의 박병주씨 같은 분이, 제 기억으로는 자주 기대는 논거로 쓰곤 하던데, p152를 보면 저자는 스스로 "(이 개념의) 대중화를 주도한" 역할이었다고 평가합니다.책에도 나오듯이 이 보조 지표의 장점은, 매도냐 매수냐 일도양단으로 분명한 결단을 촉구해 주는 데에 있겠습니다. 이 페이지에서 저자는 운으로 때려맞힌 성과와, 치밀하게 사고하고 전략을 짜서 안출된 결과 사이의 차이를 지적합니다. 보통 주식 전문가들이 "초심자의 운(beginner's luck)"을 거론하며, 어쩌다 요행으로 들어맞은 걸 놓고 자기 실력이라고 착각하지 말라는 조언을 자주 하는데, 이 저자께서는 괄호 우선의 원칙을 지켰는지를 두고 연산의 적실성을 평가하셔서 제가 해당 대목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같은 주장을 해도, 어떤 비유를 하느냐에 따라 말하는 사람의 성향이 드러난다는 게 이런 부분에서도 증명된다고 할까요.
주식은 너무도 변수가 많아 아무리 치밀한 전략으로 임해도 역부족이라는 게 그 특징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고, 에라 어차피 운에 달린 것이라며 근거 없이 막연한 감으로만 결정을 내리면 이는 노름꾼의 행태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시골 투전판에서 담요 깔고 못 먹어도 고라며 화투짝을 랜덤으로 내리치는 쾌감과, 투자자의 이지적이고 합리적인 전략 행동 동기라는 건 하나부터 열까지 달라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주식 투자란, 이런 도박과 자칫하면 도매금으로 떨어지기 쉬우므로, 첫째도 둘째도 충동이 아닌 공부와 연구에 기반해야 하며, 뭐 그렇다고 언제나 최선의 성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결정의 이성적인 근거는 확실히 준비해야 합니다.
p154에 나오듯, 볼린저밴드뿐 아니라 다른 뭐라고 해도 결국은 다 후행성이라서 한계가 있기 마련이니 일개 보조지표를 놓고 만능인 양 착각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p188에서도 "대부분의 기술적 보조 지표들은 후행성"이라고 하시는데, 한 대표는 차트를 잘 보는 분인데도 (차트 만능론에 빠지지 않고) 이처럼 기술적 분석의 한계를 언제나 환기하는 데에서 독자의 신뢰도가 더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방송에서도 그렇지만 차트 설명이 정말 꼼꼼하고, 그래픽도 굉장히 컬러풀합니다. 어떤 책들은 차트 예시가 좀 투박해서 독자 입장에서 집중이 잘 안되기도 하는데 다른 출판사들이 이런 점은 좀 참고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챕터에서 저자가 풀어 주는 스토캐스틱 이야기도 다른 데서 못 보던 재미있는 해석이 많으니 읽어 볼 만합니다.
5장은 미래성장 테마주, 6장은 건전한 포트폴리오 꾸미는 방법이 설명됩니다. 다른 주식 책에서 자주는 볼 수 없는, 펀더멘털 프린시플 같은 게 의외로 강조되어 독자들이 신중하고 섬세한 투자 마인드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