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똑똑해지는! 종이접기 놀이 우리 아이 두뇌 회전 손놀이 시리즈
고바야시 가즈오 지음, 오쿠야마 치카라 감수, 류지현 옮김 / 시원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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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앙리 푸앙카레는, 여인의 뜨개질하는 진도, 상황만 보고도 앞으로 어디어디를 뒤집고 찔러나가야 할지 정확하게 짚어내었다고 합니다. 위상기하학 센스가 이 지경에 이르면 가히 3D 프로그래밍을 수행하는 컴퓨터 수준이겠는데, 이 책 표지를 보면 양손 종이접기를 통해 어린이의 두뇌 발달을 도와 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 푸앙카레의 사례만 봐도 이 말이 맞겠음을 짐작할 수 있는데, 그 외에도 어린이가 처음에 원했던 모양이 여러 단계를 거쳐 기어이 나온다면 그걸 보고 느끼는 성취감 같은 게 메우 클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책좋사 카페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종이접기를 통해 몇 가지 모양을 지금 당장! 해 보라고 하면 머뭇대지 않고 뭐라도 바로 해 낼 수 있는 어른이 많을까요? 전 겨우 비행기 정도이며, 학(鶴) 같은 건 아예 택도 없습니다. 그나마 어렸을 때 엄마한테 배워서 이 정도인데, 어려서 들여 놓은 습관은 확실히 평생을 가는 듯합니다. 지능도 어려서 발달시켜 놓아야 그게 일머리이든 공부머리이든 자신의 능력, 자질로 확실하게 자리잡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시원북스에서 나온 이 비슷한 책들을 전에도 읽어 보았기에 그 편집 수준에 대해서는 이제 미리부터 어느 정도 기대치라는 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책을 펼쳐 봐도, "와 예쁘다. 종이접기 책이 이렇게 럭셔리해도 되나?" 같은 생각은 뭐 새삼스러울 뿐입니다. 예전 육아 잡지 같은 걸 보면 종이접기 요령이 교양 지식으로 거의 주기적이라 할 만큼 게재되곤 했는데(아마도 그런 컨텐츠 역시 일본 것을 따라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걸 지금 이 책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인스트럭션이 자세해서, 한 번만 읽어 봐도 그대로 따라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아이들뿐 아니라 시니어분들도 한번 따라해 보시면 좋지 싶습니다.

예전 잡지 기사를 보면 순서를 또렷하게 표시하지 않거나 편집 과정에서 바뀌어서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가 혼동되고, 그저 눈치껏 해 내어야 할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 이 책은 굵은 회색 화살표로 죽 이어서 경로를 표시하기 때문에 순서를 독자가 헷갈릴 수가 없습니다. 또 순번도 큼직합니다. 아이한테 일일이 어른이 옆에서 지도할 필요도 적고 애 혼자서 독학(?)을 해도 좋을 듯합니다. p46을 보면 코끼리 옆모습이 나오는데, 이런 걸 보면 처음에 누가 과연 연구해서 정리했을지 대단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제가 몇 년 전 뜨개 관련 책을 리뷰하면서, 2차원 평면에다 공예 절차를 설명하는 책 제작의 고충을 새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모양에다 일일이 모든 과정을 다 반복 설명할 수 없고, 접기마다 공통이 되는 모듈(부품과도 같은, 기본 접기 기법)에다가는 이름을 붙여 놓고, 여기에서는 그 모듈이 적용된다고 간단하게 언급만 할 수 있습니다. p6, p7에 그 방법과 기호 설명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방금 말한 "코끼리 옆모습" 파트를 보면 p47의 5, 6번 단계에 "산 (모양) 접기"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게 무슨 말인지 알려면 책 p6을 찾아 보면 나옵니다. 종이접기의 구구단과도 같다고 하겠네요.

순서만 멋대가리없이 기계적으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중요한 부분은 빨강색으로 원을 쳐서 강조해 두기도 합니다. 또 어떤 단계는 더 자세히 보여 주려고 조금 확대된 배율로 처리하기도 합니다. p66 이하를 보면 5번에서 6번으로 넘어갈 때 빨강색으로 "뒤집기"라고 표시되었습니다. 이런 설명이, 종이접기 목표가 되는 모양을 완성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만, 학교에서 IQ 테스트나 적성시험에 간혹 나오는, 점대칭 또는 선대칭 이동 후 나오는 모양을 맞히는 문제와도 닮은 데가 있습니다. 종이접기 활동이 두뇌 발달에 더움이 될 뿐 아니라, 이 책을 공부하며 입체를 상상하는 그 과정도, 수학에서 중요한 공간 감각 키우기에 도움이 됩니다. 요즘은 아닌데 십여년 전엔 공간도형 벡터 영역에서 킬러 문항이 수능에서 나왔더랬습니다.

p78에는 산타클로스 모양 접기가 나옵니다. 저도 정사각형 색종이 마침 빨강색이 보여서 이걸 따라해 봤는데 역시 (책에서도 그걸 강조하지만) 접는 걸로 다 끝나지 않고 간단하게 그림을 그려 넣어야 완성입니다. 마치 별을 보고 가상의 선을 이어 별자리를 가정하는 것과 비슷한데, 아이들이 이 한 권 다 떼고 나면 그저 손기술만 몸에 밴 게 아니라 인문적 상상력까지 키운 멋진 어린이가 되어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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