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깨달은 인생의 후반전 - 마흔의 길목에서 예순을 만나다
더블와이파파(김봉수) 지음 / 모모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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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은 예순에게서 삶의 깊이를 배워라. 예순은 마흔에게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라." 이렇게 말씀하시는 저자께서는 이제 마흔의 연령을 지나는 분입니다. 글쓰기 코칭을 하시며 시니어분들과 자주 소통하는 저자께서는, 마흔과 예순이라는 세대 사이의 차이점과 생산적 교차점이 어디일지 자연스럽게 깊이 분석하는 시간을 갖게 되셨다고 합니다. 아마 2030 젊은이들이 보기에는 40대나 60대나 똑같이 올드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60대가 보기에는 40이라는 나이가 아들 같고 아직도 많은 걸 더 배워야 하는 미숙한 영혼처럼 파악될 수도 있습니다. 백세시대를 맞아 끝없이 생산의 일선에 참여하고 인생도 신선한 감각으로 계속 가꿔나가야 하는 건 40대의 중년이나 60대의 노년이나 사정이 같으며, 그러한 세대 간 생산적 교류에 이 책이 아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책좋사 카페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책은 실제로 저자께서 상담하고 코칭한 사례자, 상담자 분들의 실제 이야기가 많이 담겨 더 재미도 나고 독자(60대이시라면)가 자신과 맞는 예에 공감해 가면서 읽을 수 있습니다. p98에는 담서제미라는 분의 사례가 나오는데, 글에 대한 애정, 끈기와 신념, 공감과 사랑의 능력 면에서 탁월한 시니어분(이제 퇴직을 앞둔 분이셨다고 합니다)이어서 코칭에 있어서도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직장에서 자기 일에 열심이고 헌신이었던 분이, 글쓰기라든가 다른 과제 다른 상황에 직면해서도 탁월한 진척을 증명하는 게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글쓰기야말로 전인적 교육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런 제자를 상대하다 보면 코치도 오히려 배우는 점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p73에도 "인생의 스승"이라며 이 비슷한 말이 나왔습니다.

p153 이하에는 빨강솜사탕이란 분의 사례가 나옵니다. 저자님은 처음에 이분의 글을 읽고 맞춤법이 틀린다든가 어색한 표현 같은 게 눈에 띄었다고 회고합니다. 그러나 글에 서린 풍부한 감성, 정직한 마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열정 같은 게, 노련한 글쓰기 장인인 저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고 말씀하시네요. 기교가 좀 서툴러도 그 안목, 시선 같은 게 순수하고 독창적이어서 독자가 마음을 뺏기는 경우는 많습니다. 어쩌면 현재 우리 니라에서 이름난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글을 잘 써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심금을 효과적으로 장악하는 재주를 지닌 게 그 비결일지도 모릅니다.

p229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마흔은 지금 당장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예순은 지금 이 선택이 나에게 앞으로 무슨 결과릂 가져올지,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관조할 줄 안다는 게 다르다." 이게 지금 시니어 예순의 입장이 아니라 마흔인 저자 입에서 나오는 말씀이기 때문에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책 앞부분에도 그런 말이 나왔지만, 마흔이란 예순을 아직 못 겪어 본 입장이고, 반면 예순은 이십 년 전쯤에 마흔을 이미 겪어 봤으니 보는 시야가 다르다는 거죠. 얼마 전부터 유행한 "넌 늙어 봤니? 난 젊어 봤다"도 같은 맥락의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242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글은 투명한 창과 같다. 우리는 글을 읽거나 쓰며 그에 나이를 붙이거나 사회적 지위, 재산 등을 감안하지 않고, 오로지 그의 영혼과만 소통한다." 사실 우리는 다들 속물들이기 때문에 별것도 아닌 말이나 글도 성공한 사업가의 것이라고 하면 뭔가 엄청난 진리나 이치가 담긴 양 과장하고 치켜세우곤 합니다. 저는 몇 달 전 어느 유명한 소설가에 대해 그 외모가 복스럽다며 무턱대고 칭찬하는 사람과 잠시 이야기한 적 있는데, 그 소설가가 무슨 작품을 썼는지 단 한 권도 읽어 본 적 없는 사람이 이런 소릴 하니 그 천박한 인성에 실소가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나만 독점해서 칭찬해야 한다고 여겼는지 그 부친에 대해서는 또 근거없는 폄하를 일삼는 게 참으로 가관이었습니다. 일생을 두고 주류에 끼어 본 적 없는 인생이 카톡 프사만 손흥민으로 해 둔다고 갑자기 축구 선수가 되는 게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생을 겉껍데기가 아닌 진정성으로 산 사람이라야 말 한 마디에도 무게가 실리기 마련입니다.

"정답은 없다. 마흔과 예순은 그렇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성장시킨다.(p28)" 이처럼 세상에는 누가 누구를 일방적으로 가르친다는 개념이 없으며 누구나 누구로부터도 뭘 배울 게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되지도않은 권위의식에만 가득차서 조직 안에서 부하들을 거칠게 다루는 자가 어느 회사에건 꼭 있는데, 이런 사람이 그렇다고 자기 일을 유능하게 잘 해내지도 못하며 애초에 이런 사람이 뭘 배우려는 유연한 두뇌나 심성 자체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썩은 고목으로 죽지 않으려면 우리는 독서나 글쓰기를 통해 꾸준히 배움에 임해야 하며, 다른 사람의 삶이 전에 얼마나 치열했겠는지(p147) 먼저 생각해 보라고 저자는 말씀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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