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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놀아줘야 할까 2 - 오은영의 모두가 행복해지는 놀이, 만 5~6세(60~83개월) 편,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선정 ㅣ 어떻게 놀아줘야 할까 2
오은영.오은라이프사이언스 연구진 지음, 전진희 그림 / 오은라이프사이언스(주) / 2024년 12월
평점 :
작년 이맘때 오은영 박사님의 이 시리즈 제1권(3~4세용)을 읽고 리뷰를 올렸더랬습니다. 과연 그 명성에 걸맞게, 학문적 기초가 탄탄하면서도 학부형들이 쉽게 읽고 나서 실전 육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돋보인 책이었습니다. 1년 만에 이렇게 제2권이 나왔는데, 적용 아동의 개월수가 정확히 12달 늘었습니다. 그에 맞게, 소개된 놀이 방법의 수도 늘었고 방법들의 효능과 교육 목표도 한층 정교해졌는데, 해당 연령대에서 달성해야 할 발달 레벨이 높아지고 다양해졌으니 당연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책은 모두 4장으로 나뉘었는데 1, 2장은 5세용이며 3장과 4장이 6세 아동을 위해 정리, 설명되었습니다. 놀이의 카테고리는 제1권과 마찬가지로 신체놀이, 인지놀이, 관계놀이, 언어놀이, 정서놀이 등 다섯 범주입니다. 그럼 1장과 2장은 둘 다 5세용인데 무슨 차이가 있는가. 60~65개월과 66개월~71개월의 차이입니다. 고작 6개월 차이인데도 권장되는 놀이가 이처럼 섬세하게 차별되어 고안, 권장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장의 관계놀이에서는 우리 가족 셰이프 게임이라는 게 설명되며(p38), 저는 처음에 잘못 읽어 "세이프(safe)"로 보고 아마 가족의 안전을 위해 무슨 동작, 과제를 시키는 놀이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safe가 아니라 shape였으며, 순서를 정해 아이가 무슨 (단순한) 그림을 그리면 다음에 보호자가 이어받아 그림을 완성해 나가는 것입니다. 물론 각자 무엇을 염두에 뒀었는지가 달랐을 것입니다. 이때 서로의 의사를 물어봄으로써 얼마나 뜻이 통했는지도 확인하고, 함께 어떤 그림을 완성해 나간다는 연대감도 다질 수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2장의 관계놀이들 중에는 마그넷타임이라는 게 소개되는데(p96), 저는 처음에 냉장고 도어나 전기오븐에 붙이는 자석 장난감을 갖고 행하는 게임인 줄 알았습니다만 착각이었습니다. 일단 p97에 나오는 설명대로 모양 또는 색깔별 시트지가 준비되어야 하는데, 마치 자석처럼 같은 모양을 찾아 붙이는 게 게임의 규칙입니다. 이때 시트지를 붙이는 건 아이와 보호자의 신체 부위입니다. 그러니 아이 입장에서 재미있기도 하고, 게임이 일정 단계 이상 진행되었을 때 서로의 모습이 우스워서 함께 크게 웃기도 할 것입니다. 글쎄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히려 이 놀이가, 더 앞선 단계에서 권장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해 보았으나, 아무래도 66개월 이상이라야 더 신체가 자유롭게 놀려지고 게임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싶기도 합니다. 박사님은 이것를 관계놀이로 분류하셨지만 동시에 신체놀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6세쯤 되면 이제 두뇌도 자극하여 본격적으로 계발시켜 줘야 합니다. p134를 보면 놀이 이름이 "잠자던 두뇌가 번쩍"이라는 게임 하나가 나옵니다. 인지 놀이 파트에는 이것말고도 측정놀이, 얼마예요놀이, 동네길찾기놀이 등이 나오는데, 특히 어떤 아이는 나이가 아주 어린데도 딱 한 번 가 본 복잡한 동네를 귀신같이 찾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와 얘는 신동인가 보다"라며 너무 호들갑 떨 게 아니라, 길을 잘 찾는 게 어떤 결핍의 동기가 특별히 발동하여 발현된 것일 수도 있으므로 신중하게 판단해서 여러 발달 목표가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달성되도록 돌봐야 하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에 만6세에 시킬 만한 효과적인 놀이는, p162의 언어놀이 범주에 속한 "그림일기쓰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림일기는 하루하루 꾸며나가는 나만의 역사책이기도 하고, 그림 그리는 란에 나만의 작품을 채우기도 하기 때문에 아이가 다 크고 나서도 소중한 기념물이 되며 이게 성장 사진첩에 못지 않은 가치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커 가면서 이를 소홀히하고 애착이 없어지므로 부모님이 이런 걸 좀 챙겨주고 따로 잘 간직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인도 행복하고 주변 사람들도 즐겁게 해 주는, 환영받는 사람이 되려면 어려서부터 정서가 건강하게 발달해야 합니다. 물론 심성이 비틀리고 꼬인,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가득한 사람들만 모인 곳이라면 오히려 피해다녀야 맞겠으나, 정상적으로 성장한, 마음이 건강한 이들끼리는 또 서로를 알아보는 법입니다. 오은영 박사님의 이 책에서 비중이 크게 할애된 정서 놀이들이 바로 그런 효과를 도모하는데, 제가 주의깊게 읽었던 대목은 p174의 "음악에 맞춰 표현해요"였습니다. 음악을 듣고 느낌을 공유하며, 또 왜 그런 느낌이 들었겠는지, 예를 들어 특정 소절 음의 높낮이나 진행, 리듬을 짚으며 생각을 나누는 건 분명 뜻깊으며, 가족간의 유대를 다지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