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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 5무(無)와 5적(敵)을 넘어 조직의 심장을 깨우는 리더의 길
문성후 지음 / 오아시스 / 2024년 12월
평점 :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었습니다. 1부는 조직 내 리더십을 무너뜨리는 5무(無)에 대한 분석입니다. 2부는 리더가 경계해야 할 5적(敵)에 대한 비판입니다. 이 5무와 5적을 극복한 후 조직을 어떻게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할지에 대한 논의가 3부에 채워졌습니다. 저자는 뉴욕주 변호사, 리더웨이(사설 리더십 연구기관) 대표로서, 세상을바꾸는시간이라는 기독교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강연자로서 기억하는 이들도 있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5무 중 첫손에 꼽는 건 무지입니다. 사람은 아는 게 없으면 상황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또 인사이를 갖고 부하직원들을 이끌어야 하는데 그들에게 믿음을 줄 수 없습니다. 그저 무지하기만 하다면 모르겠는데 알지도 못하는 걸 안다고 착각하는 건 더 큰 문제입니다. 공자도 그래서 2500여년 전 지지위부지요 부지위부지가 시지야라고 했습니다. p35를 보면 대기업에서 모두가 선망하는 게 임원직이지만 사실 그들은 스스로를 "고위 계약직"이라 자조한다고 나옵니다. 일반 직원들은 노동법에 의해 근로관계가 보호라도 받지만 임원은 성과가 부족하면 언제 목이 날아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리더는 조용한 은둔형 모범생이어서는 안 되며, 끝없이 남들 앞에 자신을 드러내야 하고, 유능한 이들을 계속 만나 자신을 시대가 원하는 인재상으로 가꾸어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성과가 최우선이며, 친목을 위해 사람들을 만나는 게 결코 아님을 명심(p55)하라고 저자는 충고합니다.
5적 중 특히 저자가 경계하라고 강조하는 건 불통(不通)입니다. 요즘은 조직 내 여러 성원들과 두루 의사소통을 이루고, 그들의 좋은 아이디어를 잘 취합함은 물론, 그들의 사소해 보이는 감정에도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이것 관련 저자는 리더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떠해야 하고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그간 세 권의 책을 저슬하여 정리했다고 p102 이하에 나오니 관심 있는 독자라면 저기 언급된 전작들을 찾아 읽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옛 성현들은 일신우일신이라고 했는데 저자는 p118에서 이 말이 단순히 생각을 과거의 상태에 머물지 않게 하라는 뜻이 아니라,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방해꾼들에 의해 훼손된 긍정의 마인드를 다시 100의 게이지로 리셋하는, 보다 적극적인 뜻으로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p152를 보면 미국의 저술가 사이먼 시넥은 20세기 후반 미국이 베트남에게 패배한 이유를 분석하며, 미국은 유한전쟁을 벌였는데 베트남은 무한전쟁을 벌인 게 승리의 요인이라고 짚었습니다. 예전에 맥아더는 "싸움에서 승리 외에, 대안(alternative)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쪽은 죽자사자로 나서서 싸우는데, 다른 편은 "이 선만큼은 넘지 말자"고 소극적으로 나오면, 그 싸움의 승패를 구태여 따지고 말고 할 게 있겠냐는 겁니다. 또 무한게임은 현 당사자 외에 그 어떤 누구도 끌어들일 수 있는, 온갖 책략과 속임수가 난무하는 생사의 결전장입니다. 리더는 이런 하르메게돈의 와일드 필드에서 부하들을 이끌고 모든 걸 건 채 한판 승부를 벌이는 막중한 자리입니다. 싸우는 방법을 알고, 쟁취해야 할 승리를 제대로 정의(定義)하는 게 리더의 일임을 명심하라고 당부합니다.
공자는 "군자라면 마땅히 능호인 능오인(能惡人) 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나 석가모니가 무조건적인 사랑, 인류애를 가르친 사실과 대조됩니다. 사면춘풍 호인 역할은 밖에 내세우기는 좋지만 조직 안에서는 무책임한 처신입니다. 리더는 따끔하게 지적할 건 해야 하며, 상당수의 사람들에게 미움 받을 각오를 하고(p204) 정해진 목표를 단호하게 밀어붙일 줄 알아야 합니다. 책에서는 1999년 알파치노 주연의 영화 <애니 기븐 선데이>가 인용되는데 이 작품에서 알 파치노가 분한 미식축구 감독은 팀의 승리를 위해 살을 깎는 긴장 속에서 전략을 다듬고 선수들을 통솔합니다. 1995년작 <쇼걸>에서 스트립걸로 출연한 엘리자베스 버클리도 잠깐 나오죠. 리더는 물론 자기 욕심만 채우는 게 아니라 두루 팀원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공유해야 합니다(p236). 리더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일지 깊이 생각하고 초심을 찾게 도우는 내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