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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에이징 에이지 - 노년의 자유를 꿈꾼다면 챌린저가 되어야 한다!
이은진 지음 / 라온북 / 2024년 12월
평점 :
사람은 그 누구라도 죽음이라는 운명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또 나이들면서 몸의 이곳저곳이 아파지며 신체 기능이 퇴화하는 걸 막기도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건강하게 나이드는 길로 노력 여하에 따라 접어들 수는 있으며, 또 주변에서 동안 소리를 들어가며 천천히 늙는 일이야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 책의 제목은 slow aging age인데, aging은 나이들어감이며, age는 (여기서는) 시대라는 뜻입니다. 다의어를 이용하여 묘한 언어유희를 시도한 문구인데, 특히 한국에서는 이미 이런 슬로우 에이징이 시대정신(?) 비슷하게 자리한지 오래입니다. 이 책 겉표지에도 나오듯 60이면 이제 환갑이라기보다 액티브 시니어라고 부르는 게 자연스러운데, 실제로 강남 건물주인데도 그냥 놀기 심심하다며 배달 알바를 뛰는 분들도 많으니 풍요로운 대한민국이 괜히 이뤄진 게 아니라는 점도 알 수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책 p59를 보면 김형석 교수님의 사례가 나옵니다. 저도 김형석 교수님의 최근작 한 권을 리뷰한 적 있는데, 사실 이분은 연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80년대에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의 위상이었고 당대 독서인들의 서재에는 이분의 수필집 한 권 안 꽂힌 곳이 없다시피했습니다. 이분이 정의내린 건강은 그저 육체적인 건강이 아닙니다. 마음도 감정도 건강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의 가족들, 자녀분들과 두루 잘 지내고 공연한 감정 소모를 하지 않는 행복하고 화목한 삶입니다. 마음이 편해야 몸에도 어떤 탈이 나지 않는 법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내 마음이 세상 모두를 포용할 만큼 넉넉해야, 사소한 일에 일일이 분노하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그릇이 작고 어리석은 사람이, 작은 일에도 발끈하고 초등학생처럼 유치한 감정을 노출하기 마련입니다.
"천국은 침노하는 자의 것이다.(p87)" 이 구절은 마태복음 11장에 나오며 영어로는 "... the kingdom of heaven suffereth violence, and the violent take it by force."라고 합니다. 천국이라는 게 거주자가 바뀌며 그것도 폭력으로 빼앗는 자의 몫이라니 대단한 역설입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도 남태평양의 천국과도 같은 섬들은 가장 용기 있었던 폴리네시아 인들의 과감한 탐험으로 그들의 몫이 되었으며, 한참 이후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제국주의가 침투해 들어가 그들의 보호령으로 편입되기도 했죠. 히브리 열두 지파도 가나안을 선주민으로부터 빼앗았으니 낯선 사례는 아닌 셈입니다. 여튼 저자께서 이 책 중에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행복한 노년은 노력을 통해 얻는 것이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는 진리입니다.
시니어들이 항상 하소연하는 게, 마음을 나눌 친구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아무 사람이나 곁에 두면 요즘 같은 세상에 사기꾼을 만나 큰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또 노인 중에도 질이 나쁜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성적 접근 등에 의해 마음에 상처를 입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p126에서는 어떻게 해야 안전한 노년 교제를 이룰 수 있는지, 네 가지 기준이 저자에 의해 제시됩니다. 긍정적인 에너지, 진심어린 소통, 배울 점이 있는 사람, 좋은 영향을 주변에 끼치는 사람 등이 그것입니다. 또 진정 정을 나누고 싶은 사람이라면 먼저 인심을 쓰고, 그 대가는 바라지 말라고도 합니다. p176에, 그 사람이 만나는 사람들이 본인의 품격까지 결정한다는 말씀도 나옵니다.
저자 이은진 대표님은 연세가 74인데도 프로필 사진을 보면 40대, 심지어 30대처럼 보입니다. 처음에 저는 이 책을 펼쳤을 때 "이런 책은 같은 시니어 그룹에 속하는 분이 써야만 설득력이 있지, 젊은 저자분이 쓰면 과연 독자들이 납득할까?"하고 잘못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이 책에는 이미 중견기업의 이사직에 오르며 사회적 성취를 크게 이룬 아드님도 간간이 언급되는데, 이 연세에 달하면 본인 자신의 성취도 성취지만 자녀의 성취도 그 인생의 일부로 계산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만약 자녀가 자리를 잘 잡지 못하면 부모 입장에서도 좌불안석이 되곤 합니다. 그 모든 노년의 여유는 적시의 대비에서 비롯하는데, p191에는 준비를 잘한 슬기로운 처녀가 결국 목표를 이룬다는 성경의 비유가 나옵니다. 준비성이라는 건 그처럼이나 생존에의 중요 덕목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