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해커스경찰 이언담 범죄학 기본서 (경찰공무원) - 경위공채, 경행경채, 해경경위 시험 대비
이언담 지음 / 해커스경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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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를 보면 왜 경찰공무원 수험생들이 범죄학을 어려워하는지에 대해 이언담쌤의 간략한 분석이 나옵니다. 원래 범죄학의 결론은 일반적인 시민의 정의감정에 부합하므로 어렵지 않다, 그러나 범죄학의 이런 결론들은 과학의 옷을 입고 있다, 따라서 설명을 들을 때는 쉬워도 시험장에서 선지를 보면 뭐가 뭔지 헷갈린다는 것입니다. 참, 읽을수록 타당한 말씀입니다. 그래서 이언담쌤이 제시하는 대안은, 범죄학의 내용은 도판으로 만들어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맞은편 p5에, 그런 도판화의 한 예가 나오는데, 역시 교정학 박사 학위를 지니신 이언담쌤의 내공이 묻어나는 작품입니다. 

(*문화충전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수험생들 중에는 암기사항을 단기에 오디오로 반복하여 듣고 마치 노래 가사를 외우듯 머리에 담는 식으로 공부하기도 하는데, 이게 예컨대 공인중개사 시험 여러 법령을 외울 때에는 통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공부한 지식이 머리에 어래 남을 리 없고 실무에서 반복하여 다루지 않는 내용은 금세 머리에서 휘발되어 버립니다. 이언담 교수님은 구 사법연수원 외래교수(형사정책 과목)도 역임하셨는데, 저런 말씀을 들어 보면 이 분야에서 얼마나 깊은 학문적 경지에 이른 분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형법총론 교과서를 보면 자주 나왔던 이름들인데, 교재 p19를 보면 이 범죄학이라는 용어는 프랑스의 인류학자 토피나르가 처음으로 사용했다고 나옵니다. 책명으로서의 "범죄학"은 이탈리아의 가로팔로가 자기 책에 쓴 게 최초라고도 합니다. 같은 페이지에 서술된, 형사정책학이란 용어를 처음 쓴 포이에르바흐는 우리가 아는 유물론의 대가인 철학자 루트비히 폰 포이에르바흐가 아니고 그의 부친입니다. 과연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하겠습니다. 루트비히가 넷째 아들이며 형들도 인류학, 기하학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분들입니다. 명문가의 유전자와 가풍이라는 팩터가 이처럼이나 중요합니다. 

설명이 끝난 후에는 단원 말미에 지문 OX 체크 코너가 있습니다. 빈출 사항이 선지처럼 바뀌어 당부를 체크하게 하는데 p43의 3번 같은 문제를 보면, 인과관계를 밝혀 법칙을 추출하고 인간행동을 예측하는 건 질적 연구가 아니라 양적 연구라고 합니다. 이렇게 범죄학의 여러 이슈를 다소 아리까리하게 꼬아서 지문화한 걸 자주 접하다 보면 난이도가 제법 높은 문제를 풀면서도 크게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p123을 보면 "인간의 체형을 크게 세장형, 근육형, 비만형으로 분류하여 그 신체특징별 성격, 범죄유형을 연구한 학자"를 크레취머라고 진술하는 1번 문장을 참(O)이라고 합니다. Ernst Kretschmer에 대해서는 본문 p120에 설명이 있으며 생몰연도는 1888~1964입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고 자계들에서도 자주 인용되곤 하죠. 범죄학 기본서이다 보니 원래 이 분야에서 태동한 이론이라서 이 책 p194에도 설명됩니다. 물론 깨진 유리창이란, 하나의 비유, 상징에 불과하며 물리적으로 초래된 교란, 무질서뿐 아니라 사회적 무질서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다만 교재에 나오듯이 이는 미시적 범위에서 대응책이 도출될 뿐 사회 전체를 긴 구간에서 방위할 수 있는 답안이 쉽사리 고안되지는 않습니다. 또 이 이론에 따라 연쇄적으로 범죄가 발생하고 체제가 무너지는 과정에 대한 경험적 연구가 의외로 부족하다고 하네요.  

p240을 보면 봉쇄이론(=견제이론)이 설명되는데 이게 영어로는 containment theory라고 합니다. 원래는 미국이 냉전 시대 소련의 영향을 막으려 펼친 정책의 이름이었는데 시카고대 교수 월터 레크리스(1899~1988)가 범죄로부터의 사회방위 시스템을 고안하려 했고 여기에 그 이름이 옮아 붙었습니다. reckless가 여기서는 무모하다는 뜻이 아니라 저 20세기 미국 학자의 성씨입니다. 레크리스 박사가 속한 사회통제이론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본성을 범죄지향이라 보고, 어떻게 하면 개개인의 범죄 발현을 막을 수 있을지에 초점을 둡니다. 기출 이력을 표시할 때 2022년 같은 연도 뒤에 72 등의 숫자가 붙은 건, 경위공채시험 기수를 가리킵니다. 2025년 시험 같으면 제75기입니다. 의외로 역사가 오래 되었죠. 

범죄학이라는 분야가 참으로 방대하다 보니 그 학설사를 살피면 온갖 철학자, 사회학자가 다 등장합니다. p303을 보면 마르크스주의 통합이론(마르크스주의와 사회통제이론의 결합)이 나오는데, 이 진영의 대표자로는 교재에 콜빈과 폴리가 소개됩니다. Mark Colvin과 John Pauly인데 Poly로 잘못 쓰기 쉽습니다. 이 두 분은 미숙련 저임금 노동자 가정 자녀들이 강압적 양육방식 때문에 범죄자로 추락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결론을 도출한 바 있는데 역시 2022년 경위공채시험에 출제되었다고 교재에 나옵니다. 

교재의 제6편은 형벌과 보안처분을 다룹니다. 원래 범죄자에 대한 제재는 원칙적으로 형벌이지만 이것으로는 사회방위의 목적에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와 보안처분이라는 게 보충적으로 제시되었습니다. p515을 보면 단기자유형의 폐지를 주장하는 입장도 있는데 어차피 교정에는 효과도 부족하고 오히려 교정시설에서 범죄를 배워 나오는 부작용까지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p566 이하에 보안처분론이 자세히 전개되는데 자유박탈과 자유제한 두 종류가 있으며, 독일의 Claus Roxin(1953~) 등은 형벌-보안처분 일원론까지 제안한 바 있다고 정리되었습니다. 다만 이 경우 책임주의 원칙에 반할 수 있죠. 

범죄학은 사실 조리 있게 가르치는 교재로 공부하면 머리에도 잘 들어오고 재미있는 학문입니다. 새해 경위공채(구 경간) 시험 일정이 발표되면 수험생들이 이 책으로 공부하고 꼭 합격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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