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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종말의 시대, AI가 HR의 솔루션이다 - DX를 뛰어넘는 AX의 시대가 도래했다
최학철 지음 / 라온북 / 2024년 11월
평점 :
이 책의 부제를 보면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DX를 뛰어넘는 AX의 시대가 도래했다." 여기서 DX라 함은 디지털 중심(digital transformation)의 약자이며, AX는 인공지능 중심이란 뜻이 있다고 이 책 p30에 나옵니다. 그런데 왜 T가 아니라 X인가. X라는 글자가 요즘 엔터테인먼트 계에서 아티스트들이 콜라보레이션한 결과물에다가도 쓰이곤 하는 걸 많이들 봅니다. 이때의 X는 cross의 약자라고 볼 수 있는데, 서로 달랐던 두 영역이 역동적으로 혼화, 융합하는 걸 뚜렷이 드러내기 위해 이렇게도 표기한다는 것입니다. 20여년 전 일었던 DX의 거센 물결에 간신히 적응하고 나니 이제 AX가 다가온 셈인데, 언제나 그랬듯 개인 입장에서는 트렌드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나의 체질을 개선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프롤로그 p7을 보면 대략 20년 전에 주목을 끌었던 ERP, 즉 전사적(全社的) 지원 관리 시스템에 대해 저자는 비판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어떤 유행 하나가 불가피한 대세로 여겨지면, 일선의 회사들도 무슨 큰일이나 난 듯 너도나도 허겁지겁 도입하다가 공연히 불필요한 비용만 날리고 말았던 과거의 실패 사례를 든 것입니다. 어떤 새로운 기술이나 시스템이 도입되었을 때 이것이 과연 미래 사회의 중추를 이루게 될지 혹은 거품인지는 그 판단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지난세기말 인터넷의 도입이 반신반의되던 와중에 결국은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았듯, 이제는 AI가 그런 위치를 차지하게 되리라고 저자는 전망합니다.
요즘은 우리 나라 기업들도 AI 면접 방식을 많이 채용합니다. 이에 대해 책 p47에서는 이 AI 면접관(?)이 인종이나 종교, 민족, 국적 등에 기인한 선입견이나 편견을 가지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또 공정하게 인재(지원자)를 판단하는 긍정적 의의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AI에도 어떤 오염된 학습 전단계가 거쳐졌다면 이런 결함 사항은 아마 사람이 수동으로 개입하여 교정해야만 할 듯합니다. 공정성과 포용성 이슈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대중들이 특히 사법부의 재판 시스템에 대해, AI 판사 도입이 시급하다다며 그 나름의 의견을 표시해 왔던 바 있습니다. 앞으로 이 부분 기술 진보가 어떤 양상으로 이뤄질지 궁금합니다.
p75를 보면 이 책을 골라든 독자들이 아마도 가장 관심있어하고 궁금해할 이슈가 이 대목부터 차근차근 설명되기 시작합니다. AI는 인재 선별의 단계에서부터, "초"우수 전략을 이용한 초특급인재를 뽑는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지금껏 HR 분야에 종사하며 특히 한국 기업의 인사관리 실태가 어떠한지, 어떤 강점과 취약점이 있는지 권위 있는 진단을 내릴 만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분 말이 직원의 이직, 유출에 있어 HR 담당 쪽에서 판단할 때에는 사적인 술자리에서의 직감(p78), 노련한 직감(p79) 등에 많이 의존해 온 바 있습니다. 그뿐이면 좋은데. 줄서기(줄세우기)나 내 사람 만들기 등으로 구태 가득한, 비합리적이고 정실에 치우친 인사가 그간 기업에 만연했었죠. 이제 AI가 본격 HR에 채용되면, 적어도 사내 정치에만 서툴렀을 뿐 역량은 뛰어난 인재들이 아첨꾼들, 덩치 큰 무식한 행동대장 따위에 밀려나는 일은 많이 줄어들 듯합니다.
요즘 직장인들은 그 이름을 모르기가 좀 힘든 곳이, 글로벌 기술기업 SAP입니다. 대략 8년 전부터 한국에도 고객사를 급격히 늘린 곳인데, 이곳이 새로 출시한 솔루션이 바로 SuccessFactors Conversation입니다. 놀랍게도 이 시스템은 동종업계의 임금격차라든가 사내의 부당처우 등을 자동으로 분석하여, 조직 안에서 문제가 크게 불거지기 전에 "선제적으로(p155)" 담당자에게 경고함으로써 인사관리의 무결성과 공정성을 담보, 실현합니다. 변화라는 건 어느날 갑자기 해일처럼 밀어닥치는 게 아니라 이처럼 살금살금 전체 판세를 물들이는 것입니다.
AI는 그저 직원들의 일거리만 덜어주어 간접적으로 복지를 증진하는 게 아니라, 직접적으로 직원의 편의를 높여주기도 합니다. 업무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데 이는 공연한 잉여잡무나 시행착오를 줄이며, 동시에 직원들의 건강을 면밀히 체크함으로써 갑작스러운 건강의 collapse를 방지하는데, 이제 AI를 잘 도입한 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은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도 회사에 계속 소속되고 싶어질 듯합니다. AI는 내 밥그릇을 뺏어가는 공포스러운 괴물이 아니라 나를 지켜주는 수호천사임을 가장 먼저 깨달은 직원이, 급변하는 미래에 가장 성공적으로 살아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