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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대화법 - 칭찬보다 더 효과적인 말투의 심리학
하야시 겐타로 지음, 민혜진 옮김 / 포텐업 / 2024년 9월
평점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칭찬할 아무 근거도 없는데 무턱대고 칭찬만 할 수도 없는 일이며, 칭찬이 언제나 원래 의도대로 효과가 나는 것도 아닙니다. 마음에도 없는 칭찬을 억지로 하기보다, 감정은 감정대로 아끼면서 관계의 효과는 그것대로 높이는 좋은 대화법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이 책에서 좋은 가르침을 배울 수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p65를 보면 참 뼈를 때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대화 기술보다 더 중요한 건 마인드." 사람이 감정의 균형을 이루고 인성이 무난하며 딱히 상처 없이 잘 살아온 사람은 남과 대화할 때 기술 없이도 잘 풀어나갑니다. 이야말로 무기교의 기교라고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마음이 착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상대방한테서도 좋은 점만 잡아내니 대화가 잘 풀릴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마음에 악함과 욕심, 성욕(본인의 외모가 늙고 추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아닌 양 코미디같은 환각에 빠져 삽니다)만 가득한 인간은 입만 벌렸다 하면 거짓말입니다. 이런 사람한테도 가끔은 현타가 찾아오게 마련이니 장기간 침묵의 우울증에 접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현타가 잦아들면 또 익숙한 허풍과 과장, 망상의 폭발입니다. 이런 사람은 자기 생각 자기 하찮은 느낌 따위가 절대선이나 정의인 듯 확신을 가지며 다른 가능성을 상상도 못합니다. p72에서는 자기 생각이 절대로 옲다는 생각을 먼저 버리라는 저자의 충고가 나옵니다.
제가 책들을 읽어 보면 여러 저자들이 그런 주장을 하던데 이 책 저자 하야시 겐타로 씨도 그런 말씀을 하네요. 내 눈에 보이는 게 사실 그대로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겁니다(p105). 누가 제스처나 말투에 화난 기색이 보였다고 가정하죠. 나는 그 짧은 순간 그가 화났다고 바로 단정하고 나의 대응 방법을 고민합니다. 그런데 내가 인지한 건 그가 표정이 심각했다거나 말이 다소 빠르고 음색이 날카로워졌다는 것뿐이며 팩트는 이것뿐이지 나머지는 나의 해석입니다. 그럼 나의 반응, 대응도 달라지거나 제2의 안을 더 생각해 봐야 합니다. 확실치도 않은 걸 쉽사리 단정짓지 말라는 뜻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에 우리가 꼭 동의해야 하는 건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나는 나대로 내 생각을 유지해야 내가 속한 조직과 공동체에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나 말고 남의 생각, 의견이 뭔지는 일단 받아들여야 합니다(p137). 받아들인다는 게 내가 그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하라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이러이러하다는 게 당신의 견해이신 거죠?"라고, 그의 생각을 복창(책 표현 그대로입니다)하며 일단 왜곡없이 모양을 잡으라는 겁니다. 그래야만, 이 의견에 대해 설령 반대를 하더라도 제대로 된 반대, 비판이 가능해집니다. 실제로 그 의견이 기각되더라도 상대 입장에서 자기 말이 정확히 이해되면 일단 기분이 좋아집니다. 반대로, "어, 들어줄 듯하더니 결국 비판하네?" 이런 식으로 나오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미성숙한 사람은 사실 뭘 해줘도 답이 없습니다.
냉장고 화법(p156)이란 게 있습니다. 책 설명을 그대로 제가 옮겨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동의할 술 없는 제안을 받았다 해도 "좋은데요? 지금 당장 쓸 수는 없어도 꼭 기억하고 있을게요."라고 하는 말투입니다. 이게 냉장고에 넣어 두는 방법인데, 아마 좀 예외적인 경우에 이렇게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시간이 좀 지난 후에) "저기, 아직도 그 방법 유효합니까?" 참, 보기만 해도 예의가 바르다, 이렇게만 소통이 이뤄지고 다들 예의를 지킨다면 세상에 무슨 말썽이 날 일이 없겠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렇게 예의를 지켜 줘도 무슨 약점이나 잡은 듯 더 폭주하고 날로 먹으려 드는 한심한 인간도 있습니다. 예의를 지킬 필요가 전혀 없는 인간 이하의 유형도 있는 법입니다.
앞에서도 나온, 메타인지 기법(p202)이라는 건 첫째 나를 객관화하여 나를 더 사회성 높은 사람으로 만듭니다. 또 타인과의 관계를 더 원만하게도 만들며 이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 주제이기도 합니다. 반면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루는 최악 최하의 유형은, 강자에게 비굴하고 꼭 그럴 필요가 없겠다 싶은 이들에게는 깐죽거리거나 아예 갑질을 하려 드는 행태입니다. 길에서 운전할 때도 공연히 난폭하게 차를 몰거나 욕설을 하는 이들이 있는데 딱 회사에서 저렇게 처신하는 자들이 많습니다. p228 이하에는 열린 질문, 닫힌 질문의 예가 나오는데 우리가 실전에서 꼭 명심해야 할 좋은 가르침들이 많아서 유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