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의 계단 학습 일력 : 한자편 (스프링) 무한의 계단 학습 일력 (스프링)
아르누보 편집부 지음 / 아르누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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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형 일력 포맷의 한자 학습서입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게임 무한의계단 캐릭터들과 배경이 그대로 나옵니다. 일년 365일 한자(漢字)를 하루에 한 글자씩 배우도록 한 구성입니다. 요즘은 이처럼 일력의 형식으로, 학습자가 한 번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공부하게 유도하는 책이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예를 들어 1월 9일 란을 보면 다할 진(盡)이 나옵니다. 어려서부터 이 글자를 봐 왔다면 마냥 어렵게는 느껴지지 않겠지만, 사실은 그릇명 부수에 총획수 14획의, 제법 복잡한 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자는 급수로 4급에 해당한다고 하네요. 교과과정에서는 이른 단계에서 배우지만 난이도는 제법 높은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자는 특히 일상이나 책 안에서 어떤 단어, 어떤 맥락에서 쓰이는지를 어린 학생들이 알아야 하는데, 교재를 보면 진심(盡心), 진력(盡力) 등에 쓰인다고 그 용례를 가르쳐 줍니다. 매 페이지마다 무한의계단 캐릭터들이 나와 우스운 대화를 주고받는 4컷 정도의 만화가 나오는데 물론 주제가 된 한자가 포함된 단어가 대화에 포함됩니다. 따라서 어린 학생들은 그 맥락에 대해 더 분명하게 배울 수 있습니다. 

2월 13일을 보면 쇠 철(鐵)이 나옵니다. 사실 이 글자도 손으로 한번 써 보라고 하면 어른들도 바로바로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글자는 나이 많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이름 글자로도 많이 쓰였습니다. 앞의 다할 진보다는 더 쉬운 글자인지 급수는 5급입니다. 만화 마지막 칸에는 "첫말잇기" 코너가 있는데 철(鐵)로 시작하는 단어들입니다. 철도, 철근(鐵筋), 철강(鐵鋼) 등인데 이렇게 보니 참 쓰이는 데가 많은 글자입니다. 현대문명이라는 게 철 없이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으니 말입니다. 

3월 4일자에는 동녘 동(東)이 나옵니다. 만화에서는 의존명사 녘의 뜻에 대해서도 캐릭터들 사이의 대화를 통해 가르치는데 이 역시도 유익한 내용입니다. "동녁"은 특히 끝말잇기에 딱 좋은 단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우리들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동(東)자가 들어간 단어를 배우기보다, 연관된 다른 한자를 배우는데 서(西), 남(南), 북(北) 등입니다. 東은 쓰기도 읽기도 쉬워서인지 급수는 8급밖에 안 됩니다. 3월 9일에는 글자를 배우지 않고 사지선다 퀴즈가 나오는데, 네 선지 모두 독음은 "동문서답"이지만 답은 ①東問西答입니다. 그런데 이런 날짜에는 앞서 배운 글자들을 모두 모아 복습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 3월 10일자에는 눈사람 배 위에 東西南北이라는 글자가 쓰였는데, 이걸 위에 트레이싱해서 따라쓰게 합니다.   

3월 24일자에는 이런 문제가 나옵니다.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고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이 설명이 사면초가(四面楚歌)라는 사자성어의 내용으로 맞을까요? 아마 뜻은 통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설명에 정확하게 해당하는 사자성어는 진퇴양난(進退兩難)인데, 사면초가와 아주 무관하지는 않으나 여튼 답은 아닙니다. 같은 페이지에 거꾸로 답이 인쇄되었는데(바로 확인 안 되게 하려고), 역시 답은 X입니다. 4월 19일에는 刮目相對(괄목상대)라는 사자성어가 나오는데, 이 페이지에서도 캐릭터들끼리 재미있는 대화가 오고가지만 진짜 유익한 내용은 따로 있습니다. 연관어로 "일취월장(日就月將)"이 제시된 부분입니다.  

6월 30일에는 역시 사지선다 퀴즈가 나오는데 답은 ③우이독경(牛耳讀經)입니다. 그 뜻은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 주어도 알아듣지 못할 때"라고 가르칩니다. 하루 앞인 6월 29일에는 한자 경(經)의 뜻이 아닌 것을 고르게 하는데 답은 ③경치입니다. 경치는 한자로 景致라고 쓰는데, 이에는 經이 들어가지 않죠. 5월 11일 퀴즈를 보면 結□報□이라는 문제를 내고 빈 칸 안에 알맞은 한자를 쓰게 하는데 답은 ②草, 恩입니다. 아이들이 부담없이 재미있게 한자를 공부할 수 있어 좋았으나 인덱스가 없고 필순이 안 나오는 건 약간 아쉽기도 했습니다. 하긴 이렇게 예쁜 책에 너무 많은 걸 더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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