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첫러 120패턴 러시아어 회화 - 내 인생 첫 번째 러시아어
일리야 벨랴코프 지음 / PUB.365(삼육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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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는 글자 모양도 낯설고(끼릴 문자) 격변화도 까다로워서 글쓰기나 말하기나 문장을 구성하기가 힘들기에 학습자들이 많이 어려워하는 편입니다. 이 교재는 생애 처음으로 러시아어를 배우는 학습자들을 배려하여, p14에서 러시아어 알파벳부터 차근차근 가르칩니다. 제 경험상, 학습자들이 그저 단기간에 속성으로 빨리 말하고 쓰는 흉내부터 내려고 이런 기초를 후다닥 날림으로 넘어가면, 나중에 기초를 부실하게 행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됩니다. 이 책은 알파벳만 간단하게 가르치지 않고, 알파벳에 대한 해석까지 정성 들여 설명합니다. 이런 부분도 독자는 대충 넘어가지 말고, 꼼꼼하게 배워서 내면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끼릴 문자에는 로마자에 없는 다양한 글자들이 있습니다. p18에는 й라는 글자가 나옵니다. 저자 일리야 벨랴코프 선생님은 글자 이름을 "이 끄라또꼬예"라고 일러 주는데, 그 뜻이 "짧은 이"라는 것까지 말해 주네요. 저는 이런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대학 교재들은 알파벳을 가르치며 이런 내역까지 짚지는 않고 간략하게들 넘어가는데 그래서는 흥미가 안 생깁니다. 또 저자는 "발음은 '이'처럼 나지만 사실 저 발음은 모음이 아닌 자음 분류를 받는다"고, 존댓말로 정중하게 가르치십니다. 이런 대목만 봐도, 저자가 얼마나 기초부터 꼼꼼하게 가르치는 분인지 짐작이 가능합니다. 사실 이는 러시아어만의 특징은 아니고, 우리가 중학교나 초등 고학년 때 배운 영어에서의 반자음 [j]와 완전히 같습니다. 음성학적으로는 경구개 접근음입니다. 

ш의 경우 저자는 영어의 shelter라고 할 때의 그 발음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 부분 설명할 때도 마치 앞에 학생들을 두고 말로 설명하는 것 같은데, 한국의 학교에서도 오래 공부하신 분이라서인지 말투가 한국의 엠지가 말하는 것과 매우 비슷합니다. 예로 드는 단어는 шапка인데, 발음은 [샵까]에 가깝다고 책에서 설명합니다(뜻은, 러시아 특유의 그 털모자입니다). 이 책의 인트로에서는 이처럼 모든 단어에 한국어 발음을 달았습니다(본문은 그렇지 않습니다). p24에서는 특히 러시아어 공부에서 주의해야 할 점을 가르치는데, 특히 4번, 한국어에서 목적격으로 말하는 문장성분을 러시아어에서는 여격(~에게)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부분은 직관적이면서도 매우 도움이 되는 설명입니다.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후기를 쓰는 11월 중순 기준, 출판사 pub365 사이트 자료실에 아직 음원 mp3가 업로드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유료든 무료든 조속히 올라오기를 독자로서 기대합니다. 

p108의 패턴35를 보면, "나는 축구를 하는 거 좋아해"라는 뜻의 문장이 나옵니다. Я любишь играть в футбол.라고 쓰며, 읽기는 "야 류비시 이그라찌 프 풋볼" 비슷하게 읽죠. 이 단원에서는 동사 любить의 활용법을 주로 가르친다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대표 문장은 하나지만 그를 응용한 문장은 단원마다 열 개가 넘게 제시되었으므로 자신에게 필요한 걸 골라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Что ты любишь делать?라는 문장이 바로 밑에 나오는데, 뜻은 "넌 뭐 하는 거 좋아해?"라고 나옵니다. 발음은 "슈토 띄 류비시 젤라찌" 비슷합니다. 저자께서 항상 강조하는 것처럼, 러시아에서는 전치사의 활용과 격변화가 다른 언어와 매우 다르므로 조심할 필요가 있는데, p109 하단의 играть в에 대해 특히 자세하게 알려 줍니다. 

p156을 보면 Он раньше был студентом.이라는 문장이 제시됩니다. 발음은 "온 란셰 븰 스투젠톰" 비슷하며, 그 뜻은 책에 나오는 대로 "그는 예전에 학생이었다"입니다. 정말 특이한 건 동사 быть의 과거형 был을 쓰는 것까지야 쉽게 납득할 수 있는데, 보어로 주격이 오지 않고 무려 조격(助格. творительный падеж. instrumental case)이 온다는 점입니다. 이 러시아어에서는 시제와 격이 함께 변하며 의미를 나타낸다는 점이 몹시도 특이하며, 학습자들이 주의해야 할 포인트입니다. 어렵고 까다로운 러시아어를 최대한 쉽게 해설해 주는 점이 너무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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