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없는 세상은 가능할까 10대를 위한 세상 제대로 알기 4
오애리.구정은 지음 / 북카라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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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자라날 세상에는 제발 질병, 자연재해, 대규모 살상사태 등이 만연하거나 빚어지지 않고 평화롭게 그들의 삶이 꽃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누구라도 마음에 품고 삽니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에는 나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나쁜 경향이나 폭력성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으며,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세계적으로 전쟁이나 무력 충돌이 빈발합니다. 과연 전쟁을 누리에서 뿌리뽑을 수 있겠으며, 그를 위해 우리는 무슨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당장 일체의 전쟁을 종식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아이들과의 소통을 위해 지혜와 인식의 공유라는 첫걸음은 떼어야 합니다.

2001년 9월 11일 지구의 경제 수도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여객기 두 대가 충돌하여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했었습니다. 세계를 충격 속에 몰아넣은 이 사건 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공격을 가하여 탈레반에 응징을 가했고 배후조종자로 알려진 오사마 빈 라덴은 10년 후인 2011년 미국 측에 의해 사살되었습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탈레반은 근절되지 않고 오히려 세력을 넓혀 가다, 결국 다시 10년이 지난 후인 2021년 미국이 후원했던 정부는 붕괴하고 탈레반이 다시 권력을 쥐었으나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 구 소련도 1980년대에 무리하게 아프간을 점령하다 한계에 달해 결국 공산주의 시스템 자체가 무너졌고, 미국도 20년 동안 막대한 재원을 투입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이 "제국의 무덤(p54)"으로부터 철수했습니다. 

시리아는 고대부터 지중해 무역의 한 중심으로 번영을 누리던 나라였으나 알 아사드 부자(父子) 독재자가 수십 년 동안 철권을 휘두르면서 국민들의 생활이 매우 피폐해졌습니다. 어린이들의 낙서조차 관대히 보아넘기지 못하고 억압적인 조치를 취할 만큼 대단히 경직되고 폐쇄적인 정권인데, 이런 정부도 문제지만, 수천 명의 어린이들이나 여성들의 목숨이 희생(p77)되는 것도 전혀 개의치 않는 반정부군도 큰 문제입니다. 이 와중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까지 대두하여 죄 없는 시민들의 피해를 가중시키며, 특히 이들은 여성들에 대한 멸시, 가혹행위를 일삼아 전세계의 우려와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대체로 친 아사드 스탠스이며, 레바논도 이에 가깝고, 튀르키예는 자신들의 이해 관계(쿠르드 족 탄압) 때문에 현 정부를 편드는 형국이니 분쟁 해결의 경로가 더욱 복잡해집니다. 

예멘은 겉으로는 하나의 나라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많은 부족들 간에 분쟁이 치열하여 하나로 모이기가 매우 어려운 형편입니다. 여기에 시아파, 수니파의 싸움까지 곁들여져, 마침내는 사우디와 이란이라는 두 종파의 맹주국까지 엮인 매우 복잡한 대결상이 벌어졌습니다. p93을 보면 2023년에 중국이 중재하여 두 대국 사이의 싸움은 일단 소강상태입니다만 언제 어떻게 대결이 재개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몇 달 전 큰 인명피해를 빚으며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시작된 팔레스타인 사태는 수십 년 동안 곪아온 대립상이 마침내 폭발한 터라 세계인들이 우려했습니다. 공식적으로 가자 지구를 다스리는 사람은 마흐무드 압바스이지만 p116에 나오듯 그는 요르단 강 서안만을 간신히 통치할 뿐이어서 현지의 혼란을 더합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도 막대한 돈을 썼으나 결국 성과가 없었고, 가장 심각했던 실패는 이라크에서였습니다. 15만명에 달하는 병력을 투입했고 엄청난 양의 무기를 소진했으나 현지의 민심을 얻지 못했고 결국 나쁜 모양새로 발을 빼게 되었습니다. p161 이하에 나오듯 이른바 PMC라는 게 있어서 정부가 직접 나서지 못하는 전쟁터에 사실상 용역, 외주업체처럼 대신 나가 싸우는 병력, 기업체가 있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러시아에도 이런 조직이 있는데 작년에 큰 화제가 된 바그너그룹이 그것입니다. 

전쟁에서 끔찍한 짓을 누가 저질러도, 이를 그자리에서 제재하고 처벌하기란 사실상 어렵습니다. 전세계를 규율하고 질서를 세울 정부 같은 게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후적으로라도 누가 옳고 누가 반인도(反人道)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분명히할 필요(p183)가 있습니다. 그래야 비슷한 일의 재발을 막고, 시시비비를 가려 나중에라도 전범에의 단죄를 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치 재판, 캄보디아 킬링필드 재판, 유고 내전 재판 등이 그 예입니다. 후세에 확실하게 잘잘못을 가려, 인류 역사가 조금이라도 앞을 향해 나아간다는 점을 우리와 우리 후손들에게 확인하는 일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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