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에너지 레볼루션 - 당신의 미래를 지배할 탈(脫)탄소 경제 전환과 ESG
김기현.천영호 지음 / 라온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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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오일(p37)". 백 년 넘는 동안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원천이 되었던 석유는 작년(2020) 처음으로 한때 마이너스 가격을 기록했고, 다우 지수 산정에서 굴지의 정유회사 주가가 제외되는 등 현재의 에너지 판도는 급격한 변동을 맞이하는 중입니다. 대규모 에너지원 없는 세상에서 현대 경제가 운용될 수 없기에, 앞으로는 어떤 구조로 우리 인류가 에너지를 조달하게 될지는 초미의 관심사이겠습니다. 


탄소 배출에 대해 세금을 매기거나(p66), 이의 배출권을 시장에서 거래하게 하는 제도(p68)를 누가 거론하면 과거에는 허무맹랑한 아이디어라고 비웃었으나 지금은 이미 현실이 되었습니다. 테슬라 같은 기업은 이런 제도를 현명히 활용해서 여태 많은 수익을 올리기도 했죠. 탄소 배출을 제한하지 않으면 지구 온난화는 훨씬 빨리 가속될 것이며, 강수량이 크게 변화하고,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기압도 달라진다고 합니다(p80). 책에서는 이런 기후 변화 추세와 한국의 식량 자급률이 갈수록 낮아지는 게 서로 큰 연관 관계를 가진다고 합니다. 


제1차, 제2차 산업혁명은 석탄, 석유 등의 에너지원을 종전과 대조할 때 경이로운 효율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촉발되었습니다. 책에서도 여태 낯설게 접하던 새로운 에너지원을 현재 인류가 찾아가는 중이며,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의 본격적인 전개와 맞물리는 걸로 보고 있습니다(p99). 특히 1차 대전 중 덴마크 인근의 유틀란트 해협에서 큰 판도를 좌우하는 전투가 있었는데, 피셔 제독이 처칠 해군 장관을 당시 설득하여 전함이 석유 중심 구동이 되게 개혁한 게 큰 몫을 했다고 책은 설명합니다. 이보다 백 오십 년 앞서 제임스 와트가 발명한 증기기관이 1차 산업혁명을 추동했음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여태 전개된 네 번의 산업혁명 각각의 특징에 대해서는 p100의 표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요즘의 화두는 내연기관을 이용하던 종래의 차량이 전기차로 대거 이행하는 현상입니다. 변화가 어차피 불가피하다면 이를 회피하거나 애써 평가절하할 게 아니라 션제적으로 적극 대응을 해야 합니다. 석유 메이저인 쉘은 놀랍게도 급진적 변화에 찬성하는 쪽(p114)입니다. 그들이 제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인류의 에너지 소비 행태는 세 가지 정도를 상정할 수 있는데 이중 가장 급진적인 것은 2050년에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탄소를 줄이는 것도 아니고 "중립"을 달성하는 게 이처럼이나 어렵습니다. 현재 유럽 곳곳에서 에너지 대란이 일어나는 중인데 이는 탄소 소비 방식에서 친환경으로 변화하는 게 그만큼 많은 비용이 든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책에서도 지적하듯, 이러한 친환경 전환은 그에 못지 않게 많은 이익이 있습니다. 


한국도 올해 미세먼지가 많이 줄어든 날씨를 즐겼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세계 곳곳, 특히 중국에서 탄소 배출량이 줄어든 덕분이며 특히 중국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 대비 때문에 더욱 탄소 배출 감소에 박차를 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탄소 배출 감소에 주력하다 보면 일정 부분 경제 성장을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가뜩이나 실업률 증가, 산업 침체 등으로 고생하는 한국의 경우 이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건 뼈를 깎는 듯한 어려움이 있죠. 그러나 이런 이행은 구조적 전환이므로(p137) 필연적으로 우리가 이에 적응을 해야 하며, 그 근거를 책에서는 네 가지 들고 있습니다. 첫째 대체에너지 생산 방식이 어느 정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둘째 저장, 운송의 문제를 극복해 가는 중이다. 셋째 세계 각국 정부가 확고한 친환경 의지를 보이고 있다. 넷째 코로나19가 뜻하지 않게 이런 탈탄소 추세를 가속화했다 등입니다. 


CCUS란 "탄소 중립을 위한 핵심 기술"의 약칭(p152)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p176 이하에 상세한 설명이 나오며, 아마도 이 책의 백미를 이루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여 현재 실행에 옮기고 있으며 pp.153~155에 이에 대한 자세한 도해가 나옵니다. 확실히, 탈탄소 관련하여 깔끔하게 잘 정리된 도표와 그래프가 많이 수록된 건 이 책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p164 이하에는 LCOE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옵니다. 길게 "단위 전력을 생산하기 위한 비용"으로 정의할 수도 있고 간단히는 "발전 단가"입니다. 30년 전만 해도 단가나 경제성을 따지는 게 의미가 없었을 텐데, 꾸준히 노력해 온 끝에 그나마 여기까지 이르렀습니다. 


연료전지의 개발은 친환경 시스템 전환에 있어서 핵심이 됩니다. p184에서는 PAFC, MCFC, SOFC, PEMFC 등으로 연료전지의 세대를 나누는 구분법을 알려 줍니다. 연료전지는 건물 등에 고정되어 발전의 용도로 쓰이기도 하며, 또 수소차의 동력이 되기도 합니다(p185). 요즘 수소경제가 단연 핫이슈인데 책에서는 부생수고, 추출수소, 수전해수소 등으로 나뉜다고 가르칩니다. 최근 모 정치인이 H2O 관련 발언으로 화제가 되었는데 물로부터 전기 분해를 통해 생산하는 것이 바로 수전해수소이겠습니다. 또 생산원과 이산화탄소 처리법에 따라(p187)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로 나뉜다고도 합니다. 


책 앞에서도 말이 나왔지만 종래 친환경 발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저장과 운반이 어렵다는 점이었는데 이것 관련하여 근래 크게 발전한 게 ESS이며, 주식에 관심 있는 이들은 바로 아! 싶을 것입니다. 책에서는 LOHC가 소개되는데 수소를 액상화합물 상태로 저장하는 방법이며 장기 보관이 가능하고 단위부피당 저장성능이 높은 것이 장점(p200)이라고 하네요. p204 이하에는 전력산업의 변화를 3D+2E로 요약하는데 탈탄소화, 탈중앙화, 디지털화가 3D이며, 2E는 전기화와 효율화라고 합니다. 이런 키워드들은 앞으로 급격히 변화할 사회 추세에 적응하려면 일반인들도 기본 개념으로 장착들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이런 친횐경 구조 전환은, 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의 최대 활용 등과 긴밀히 엮여 스마트 경제와도 같은 궤를 달리며 발전해 나간다는 그 방향성에 주목해야 할 듯합니다. 애초에 이런 에너지 혁명이 친환경 각성과 함께 태동했으므로 ESG와도 맥락을 공유하는 건 너무도 당연합니다. 책 p246 이하에는 이런 새로운 추세 속에 각광을 받게 될 미래 직업에 대한 분석이 나오는데 특히 청소년 등에게 유익한 정보로 교육자나 학부형들이 활용해도 좋을 듯합니다. 친환경은 그저 도덕적 구호에 그치지 않고 미래 산업 판도를 캐치하는 핵심 아젠다 노릇까지 한다는 게 이 책의 최종 결론이라 봐도 될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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