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나는 잘살고 있을까 - 영끌세대 서른의 선택
박요한 지음 / 북네스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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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주로 30대가 읽어 볼 필요가 있는 책입니다. 30대야말로 인생의 어떤 고비가 만들어지는 시기죠. 회사에서는 과연 부장, 팀장급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어떤 기준이 만들어질 구간이며, 혹 피치 못해 회사를 나왔다고 해도 다른 분야에서 기반을 잡을 수 있을지 어떨지가 결국 이 시기에서 결판이 난다고 하겠습니다. 자영업을 해도 자신의 적성에 딱 맞는 업종을 잡은 사람은 30대가 그야말로 전성기가 됩니다. 혹 그렇지까지는 못해도, 적어도 30대라는 나이를착실하게 알차게 보낸 사람은 40대, 혹은 그 이후 시기가 찬연히 빛날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결론입니다. 요즘은 백세시대라고 들하지 않습니까. 

 

본디 우리는 알제강점기, 한국전이라는 큰 시련을 겪고 가난에 찌들던 시기가 있었으나 이후 대도약을 이뤘다, 뭐 이런 얘기만 나오면 귀부터 막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첫째 긍정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어떤 이야기라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둘째 그시절을 돌이켜 보면 열심히 일하던 분들은 항상 입에 긍정의 언어를 달고 살았다, 이 두 가지 포인트를 짚습니다. 반면, 저자께서 만난 어떤 40대 중개사분은 만나면 항상 비관적인 말을 습관적으로 했었는데, 결국 암에 갈려 안타깝게도 타계하셨다고 합니다. 과연 이런 결과가 우연이겠는지 저자는 우리 독자들에게 묻습니다. 


 

이어 저자는 이런 말씀을 합니다. "인생은 말싸움이다." 도로에서 시장에서 다른 사람과 부딪혔을 때 언성을 높이고 말싸움에서 지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내 마음 속에는, 언제나 긍정의 말과 부정의 말이 서로 싸웁니다. 이때 결코 부정의 언사가 긍정의 말을 이기게 놔 두지 말라는 겁니다. 내 마음이 부정으로 물들면 내 인생도 패배자의 그것으로 치닫습니다. 내 마음이 긍정으로 가득하면? 그렇다고 성공이 다 보장되는 건 아니겠습니다만 적어도 성공의 기회가 더 넓게 제공되는 건 분명합니다. 혹 안 되면 뭐 어떻습니까? 최선을 다한 나 자신의 모습은 여튼 자랑스럽지 않습니까? 나 자신에게나 남들에게나 말입니다. 

 

저자는 기독교의 구약성경에서 소년 다윗의 패기만만한 언사를 인용합니다. "주의 종(자신)이 사자와 곰도 쳤거들 하물며 블레셋의 야만인들이야 무엇이 어렵겠습니까?" 저자의 취지는, 이 자신감 가득한 말을 본받으라는 겁니다. 이렇게 의욕과 긍정으로 가득한 영혼이 그 말에서부터 벌써 상서로운 징조가 뚝뚝 묻어나지 않냐는 겁니다. 이렇게 팔팔하고 기세 좋은 청년이 성공을 안 하고 배기겠냐는 겁니다. 


 

다윗도 다윗이지만 이 구절에서 이런 결론을 이끌어내는 저자의 힘 넘치는 마인드셋과 안목도 참 운수 대통입니다. 우리 독자가 책에서 이런 기(氣)를 좀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명강사다 뭐다 하는 사람들 강연장을 기를 쓰고 찾아가는 게 뭐 새로운 이야기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런 분들로부터 그 긍정의 기운을 좀 나눠 얻으려는 겁니다. 

 

"우리가 태어나면서 부모를 고를 수 없듯이, 취직할 때 좋은 상사를 우리가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게 아니다." 참 맞는 말씀입니다. 좋은 분 만나 기회도 얻고 좋은 라인 타고 일도 배우고 승승장구할 수도 있고, 어디서 웬 못된 싸이코한테 걸려서 고생 오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건 그야말로 운에 좌우되는 거죠. 우리가 상사를 고를 수는 없지만, 일단 걸려든 상사한테 현명하고 영리하게 대처할 수는 있습니다. 

 

저자는 "무능하교 욕심이 많은 상사, 부하의 공을 가로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상사와는 단호하게 결별하도록"이라는 조언을 내놓습니다. 그게 쉽냐고 되물을 수 있는데, 바로 그게 충고의 포인트입니다. 이런 사람과 최대한 잘하려고 해 봐야 헛수고고 내 시간만 낭비할 뿐이라는 거죠. 또 저 기준에 해당하지는 않는, 그저 좀 불쾌한 정도일 뿐 공과 사는 가리고 감정대로 하지는 않는 상사라면 이번에는 내가 적응을 해야 한다는 결론도 됩니다. 


 

저자의 요지는 "나를 소모시키지 않는 상사, 까다로운 대우를 하지만 유능한 상사 밑에서 혹독하게 클 각오를 하라"입니다. 무능하지만 나한테 잘해주는 상사보다는 이 편이 훨씬 낫다고 하며, 유능하기는 한데 결국 나를 소모시킬 뿐 키워 주지 않은 상사는 결국 나와 연이 없을 사람이므로 과감하게 결단하라고 합니다. "30대는 이제 상사를 고를 권리가 있다." 멋진 말입니다. "역경보다 더 큰 장애는 바로 편안함이다." 이는 덴젤 워싱턴의 말이라고 합니다.

 

"전문성은 곧 희소성이다." 역시 명쾌하고 타당합니다. 만약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기능이고 실력이라면 그건 전문성이 아니라는 거죠. 이제 미래 사회는 "대체 불가능성"으로 승부를 본다는 겁니다. 이 말은, 아직까지 사회에서 대접깨나 받는 직종일 변호사건 의사건 간에, 남들 하는 만큼만 하는 실력으로는 살아 남기 힘들다는 뜻도 됩니다. 대접받는 사람은 곧 레어한 사람이다, 뭐 이거죠. 사실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그저 남들 하는 평균만큼만 하고 괜히 튀지 말자는 주의가 어디에서나 만연한데, 저자는 일정 기반을 이룬 40대 이상이라면 모르겠지만 지금 30대라면 그런 마인드로 살다가는 큰일난다고 말하는 겁니다.

 

"고전은 십 년 주기 반복이다. 베스트셀러는 한 번만 읽어도 된다. 그러나 전문 서적은 옆에 두고 몇 번이라도 읽어라."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학부 갓 입학했을 때 전공서적만큼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것도 없을 겁니다. 머리가 아주 탁월한 친구라면 바로 소화를 해 냅니다만 모두가 그럴 수는 없습니다. 

 

저자는 "몇 번 읽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마스터할 때까지 읽어라. 100% 이해를 했으면 그때 멈춰라"라고 합니다. 아무리 처음에 어렵고 싫어도 자기 분야에서 계속 참조하고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눈이 확 띄는 체험을 합니다. 그때부터는 전공서적이 절친으로 다가오죠. 율곡 이이는 "남이 한 번에 되게 하면, 나는 열 번이라도 시도해서 결국 되게 하라. 그럼 똑같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홉 번 과거를 봐서 아홉 번 모두 장원을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니, 우리 둔재들은 더욱 정진하여 부끄럽지 않게 처신할 일입니다.

 

"거짓말"과 배려하는 말은 다릅니다. 인간관계를 망치려고 작정을 한 게 아니라면, 언제나 입을 떼기 전에 저 사람은 무슨 생각, 무슨 감정을 지닐지 먼저 생각을 하고 말을 하라는 겁니다. 당연한 소리 같아도 이게 안 되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습니다. 

 

얼마 전에 기사 한 사람을 만났는데 나이가 젊은데도(기껏해야 20대) 눈치가 아주 빠르고 말솜씨가 좋았습니다. 말을 번드르르하게 다변으로 늘어놓는다는 게 아니라 필요 없는 말은 딱 그 순간에 멈추는데 젊은 사람이 내공이 상당하다 싶더군요. 내가 별 필요 없는 말을 한다 싶으면 "네 선생님 무슨 말씀인지는 이해를 했습니다"하고 말을 자르는데, 말이 잘려도 제가 불쾌하지가 않았습니다(솔직히 말하면 저는 평소에 이런 경우 표정부터가 달라지며 반응하는 편입니다). "이해했다"고 말하는 순간 이 사람이 정말로 이해했다는 게 와 닿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게 말을 잘하는 사람이고 사람 상대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하는 일이나 나이는 문제가 안 되죠. 지금은 몸이 좀 힘들겠지만 어쨌든 나중에 저 조직에서 출세할 타입이다 싶었습니다. 책 p140에서 "'이해됩니다'라고 말하라"는 문장이 있는데 저는 이 대목에서 대뜸 그 기사가 생각났습니다. 

 

30대, 가장 많이 부딪히고 굴려지고 스트레스 많이 받을 나이 아니겠습니까? 저자는 말합니다. "30대부터 인격의 기초를 닦기 시작해야 한다. 스트레스로 마음이 파괴되기 전에 비워내야 한다. 비우면 자유를 경험한다. 마음의 자유는 당신을 행복하게 만든다." 정말 맞는 말이죠. 반면 어떤 인간은 마음을 비운다는 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주제파악도 못하면서 실력이 없어 밀리고 주저앉는 걸 "마음을 비우겠다"고 기만적으로 표현하는 걸 봤습니다. 이런 건 마음을 비우는 게 아니라 도리어 분수를 넘는 욕심으로 마음을 더 채우는 겁니다. 저자는 또 말합니다. "사람들은 당신의 성공에 감동 받는 게 아니라, 당신의 인격에 감동 받는 것이다." 결국 이런 사람은 성공도 자연히 따라옵니다. 덕불고 필유인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마음을 비우고 자유를 진정으로 찾은 사람은 겉모습에 그게 다 드러납니다. 

 

세상에는 무리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고 합니다. 저도 동물 다큐를 보면 아니 분명 다른 동물이 끼어 있는데도 시선을 그리 주지 않고 결국 자신들끼리만 모입니다(포식자가 피식자를 사냥할 때는 예외). "모든 존재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그 에너지는 동일한 것을 끌어당기는 성질을 소유하고 있다." 저자의 말입니다. 이런 건 어떤 과학적 근거를 갖는다기보다, 우리가 일상에서도 매번 확인하는 경험칙입니다. 여기서 저자는 다시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사람은 그들끼리 모이고, 긍정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사람들도 결국 그들끼리 모인다"고 합니다. 그러니 될 사람은 계속 잘되고 안 되는 사람은 계속 안되는 거죠. 

 

이게 어떤 숙명이겠습니까? 인간은 얼마든지 자신의 에너지와 태도와 습관을 바꿀 수 있고 그래서 만물의 영장인 것입니다. 자기 의지대로 자신의 진로를 만들 수 있으니 인간이 존엄한 것 아니겠습니까. 

 

"30대의 목표는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이다. 마음이 원하는 것을 따라 목표를 세우고 지속적인 열정으로 나아가라" 저자의 말입니다. 30대라는 시기를 이처럼 강렬한 가르침에 따라 벅찬 감격과 열정으로 채울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성공은 보장된 것입니다. 혹 그렇지 못하더라도, 그는 자신의 인생을 언제나 자부심과 긍지, 존중의 시선으로 회고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멋지게 살았다고 말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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