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의 맛 - 은퇴전문가 한혜경의 지지고 볶는 은퇴 이야기 28가지
한혜경 지음 / 싱긋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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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은퇴는 두렵습니다. 내가 평생 몸 담아왔던 직장은, 물론 그 직장 안에서도 살벌한 경쟁이 이뤄지고 중상모략이 판을 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원팀이고, 레드 오션이나 다름 없는 사회로부터의 방파제입니다. 허나 밖으로 나가면? 약한 자는 잠시 한눈판사이 강자에게 먹히는 정글과 같습니다. 이런 판에 은퇴를 어떻게 해야 지혜로운 선택이겠으며 나의 노후가 든든히 대비될까요?

일단 은퇴는 노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새로운 일의 시작입니다. 이 일이라는 게 직장에서 마련해 주었듯 어떤 틀에 얽매인 게 아니라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은퇴 후의 일은, 본인이 신명이 나서 행하는 어떤 놀이와도 같아야 합니다. 저자는 특히 일과 놀이가 신명이 나서 일체가 되는 어떤 경지를 이야기합니다. "회사다닐 때 잘 놀아본 사람이 은퇴한 후에도 잘 일한다." 사실 이것은 일을 어떤... 자아와 분리된, 주어진 과업으로 보지 않고, 그저 나의 자아실현이라며 대범하게 받아들이는 자세와 각성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녀들은 어떻습니까? 사실 <사랑과 전쟁> 같은 드라마만 봐도, 어떤 자녀들은 대책 없이 부모에 의존하고 소위 "등골을 빨아먹습니다". 애초부터 부모가 자녀를 엄히 훈육했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겠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부모님들은 유독 자녀에게 약합니다. 무능과 비합리적 사고로 결국은 또 대책 없이 부모에게 의존한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도와 줍니다. 이러니 문제가 악화되는데, 저자는 현명하게 부모가 자녀와 선을 긋는 방법을 잘 가르쳐 줍니다.

우리는 직장이건 어디건 롤모델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마냥 누군가를 따라하는 게 능사는 아니며, 설령 회사에서 만난 어떤 믿음직한 선배를 한때 롤모델로 삼았다 해도, 어느 순간부터는 거리를 둘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애초에 롤모델이 인생의 어느 순간에도 꼭 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롤모델이 인생의 절대적 필요조건은 아니란 뜻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시니어 주니어 간에 상명하복 풍조가 강하기에, 한번 맺어진 의리는 끝까지 가야 한다고 믿는 이들이 많습니다. 은퇴 후에는 더군다나 주체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방식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책 곳곳에서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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