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자영업의 미래 - 팬데믹, 온텍트 창업 시장이 불러온 전환창업의 시대
김상훈 지음 / 아이콤마(주)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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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지 않아도 자영업의 미래는 한국에서 매우 어두웠습니다. 제가 아는 어느 편의점은 8년 동안 두 번 주인이 바뀌었으며, 어느 슈퍼마켓은 세 번째 새 주인을 맞이하는데 과연 이번 사장님은 얼마나 버티실지 걱정이 되기만 합니다. 이 과정에서 돈 버는 건 부동산뿐이라는 말도 있고, 기본적으로 시장 진입자는 너무 많은데 인구는 갈수록 감소하며 지갑 사정은 더욱 나빠져가고 소비자의 기호는 더욱 까다로워져 가는 통에 어떤 출구가 안 보인다는 진단이 우세합니다.

이런 판에 코비드 19까지 덮쳤으니 가뜩이나 우울하던 자영업의 장래가 더욱 어두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영업자 사장님들을 걱정하게 만드는 건 짧은 임대기간인데 일본의 경우 30년에 달하는 수도 있다고는 합니다(p68). 저자는 무형문화재 제도를 언급하는데 한 가게에서 수십 년을 영업하는 풍조가 자리잡아야 참된 맛집, 명소가 생겨날 수 있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임차료를 고려는 해야겠고 아무래도 여러 모로 한국의 사정과 일본의 그것이 같지 않음을 비교형량할 필요는 있지 싶습니다.

프랜차이즈는 물론 자영업자가 어떤 단합된 힘으로 소비자에게 특정 브랜드를 강하게 인식시키는 장점이 분명히 있습니다만 일부 프랜차이즈의 경우 폐단도 적지 않습니다. 신규 창업자들에게 노골적으로 치고빠지기식 영업을 강요(p50)한다고 하는데 이러면 너도 죽고 나도 죽는 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좋지 않은 것이 언 발에 오줌누기 식으로, 소비자, 고객을 오래 볼 게 아니라 단기간에 단물만 빼고 나간다는 식으로 대하는 풍토입니다. 아직도 이런 식으로 후진국형 영업을 하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예전에 백종원씨도 제발 신중하게 창업하라고 TV에서 권한 적 있지만, 주식 투자도 그렇고 새로운 창업도 너무 분별없이, 막연한 느낌만으로 함부로 도전하는 풍토가 만연한 것 역시 잘못된 모습입니다. 책에서는 반드시 전문가에게 상담을 한 후 가게를 차려도 차리라고 권하는데 많게는 수억 원을 날리는 걸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p155). 좋지 않은 장소에 가게를 내고 그렇다고 뚜렷한 전략도 없으면서 남들 하는 대로 관성으로 개업하는 건 정말로 위험하고 무모합니다. 남이 주식 투자를 이렇게 했으면 반드시 지적을 하고 비판을 가했을 거면서 말입니다.

이 책에는 성공적인 창업을 하신 사장님들의 성공 사례가 아주 많이 나와 있습니다. 어떤 정밀하고 화려한 이론보다, 이 사람은 다름 아닌 한국에서 나처럼 고민하다가 이렇게 성공했다는 어떤 실제 사례처럼 도움이 되는 게 또 없습니다. p221에는 메인초밥보다 사이드디시로 큰 인기를 끈 엄경식 주원초밥 대표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저도 한 4년 전에 모 피자 브랜드를 메인 메뉴보다 사이드 디시인 콘치즈 그라탕이 더 맛있어서 자주 시켰던 기억이 납니다. 정면 승부도 좋지만 선수는 본래 링 위에서 스트레이트 말고도 매서운 잽을 자주 구사해야 더 쉽게 이기는 법입니다.

요즘은 샵이나 레스토랑, 바에 들어가도 밥이나 술만 먹고 나오는 게 아니라 어떤 재미의 코드를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자는 p284에서 하노이, 호치민(물론 베트남입니다)에서 한국 상점들은 대개 천편일률적이며 어떤 재미의 코드가 없다고 지적하는데 이는 당연히 베트남뿐 아니라 한국에서의 창업에도 타당한 말이겠습니다. 소비는 요즘 1차적인 감각 만족 말고도 다른 방향과 농도의 즐거움을 추구하며, 그것은 특정 경로 외에도 다양하게 추구될 수 있습니다. 사장님부터가 괴짜스럽게 특이한 방식으로 손님들과 교감하며 소통하려 들 때 창업의 새로운 활로가 개척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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