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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도둑 - 고학년문고 3023 ㅣ 베틀북 리딩클럽 24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홍연미 옮김 / 베틀북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진실과 믿음, 참된 우정을 되새기는 동화라는 문구가 쓰여있는 책이다.
어느 날
왕궁에서 보물이 사라졌다.
루비와 금화 그리고 캘리캑이라고 불리는 다이아몬드까지
사라져가는 보물들.
근데 그 보물창고의 열쇠는 수문장 거위 가윈과 배질 왕만이 가지고 있다.
보물창고는 아주 견고해서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두꺼운 벽과 바닥은 돌로 이루어진 물샐틈없는 견고함의 보물창고인 것이다.
그런 곳에서 보물이 사라졌다니
모두들 범인은 가윈이라고 생각하여 그를 체포한다.
감옥에 있다가 재판에 불려나온 가윈에게
왕은 "이 나라의 수치.."라는 말까지 하는데 가윈은
깊은 상처를 안은 채, 하늘로 날아 도망치고 만다.
하지만 진짜 도둑은 따로 있다.
모든 정황증거들이 오로지 가윈을 범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나 역시 그런 상황이라면 가윈을 의심할 것 같다.
하지만 진정한 친구이며, 서로에게 믿음이 깊은 사이라면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가윈의 진실을 믿었어야 하는데 하는 반성을
이 동화를 통해 하게 되기도 했다. 진정한 우정의 관계 속에서라면
결코 진실이 변색되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동화를 통해
우정에 대한 생각을 되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갖었다.
하지만, 끝까지 진실을 밝히지않은 부분은 조금 맘이 찝찝했다.
가윈이 스스로 진실이 밝혀지길을 거부했지만
이런 진실은 결코 덮어두어서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어떤 상황이 진실을 가리웠다고 해서
끝까지 그 진실이 왜곡되어진채 덮여진다면 올바른 사고를 정립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자신의 누명만 벗어지면 된다는 식의 결론은 조금 아쉬운 점이 남았다.
신의를 저버린 친구들에 복수로 가윈이 진실을 덮자고 했지만 그런 그의 의도는 옳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역시 우정에 대한 믿음이나 진실을 그를 의심했던 친구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결과
라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는다. 가윈은 이번 사건을 통해, 우정이 얼마나 약한 것인가를 알았다고 하지만
나는 이 동화를 통해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우정에 대한 결론이 미흡했다는 생각이 든다.
결론에서 차라리 진실을 밝히고, 벌 받을 사람은 죄값을 받았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정황증거 속에서 진실이 감추어지자 우정의 믿음조차 희석되어져버렸듯이
나중에 진실을 알게된 가윈이 다시 믿음이 약했던 친구들 앞에 진실을 감추어버리는 일을 하는 건
도대체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가.. 조금 더 단단한 우정의 결론을 내리지 못한 동화여서 아쉬움은 남지만
우정이라면 어떤 상황 속에서도 친구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않는 것 혹은 친구의 진실을 볼 줄 알아야겠다
는 것이라는 사실은 느끼게 해주는 동화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