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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의 기도
오노 마사쓰구 지음, 양억관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5월
평점 :
한 남자를 만나고 가족이 반대하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고 이제 이혼을 했기에 그녀는 망설임 끝에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사람들은 그녀의 아이를 이쁘다 말하지만, 그것에 반응을 보일 줄 모르는 캐빈.
9년 전, 그녀는 마을의 일행들과 외국으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지도 않았는데, 자꾸만 다이코가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었다는 착각을 한다. 그것은 아마도 기억 속에 맴도는 다이코의 말때문이었을 거다. "아기는 원래 우는 거야"라던.... 그러나 그녀의 아이는 거의 울지 않았었다.
다이코의 아들이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한다. 그 소식을 들은 그녀는 병문안을 가기 전에 문섬의 백사장으로 아들 캐빈을 데리고 향한다. 재앙을 쫓아내는 조개껍질을 주어 다이코에게 선물하려는 것이다.
그녀는 계속 9년 전의 과거를 떠올리고 있다. 다이코와의 일 그리고 다이코의 아들에 대해서 들었던 이야기, 9년 전 여행길에서 일행 중 몇을 잃어버려 근처 교회에 들어가 모두들 그들을 찾게 해달라고 했던 기도 더불어 더 오랫동안 기도를 올렸던 다이코를 바라보던 그녀.

잇페이다는 어린시절 와 본 적이 있는 아버지의 고향에 친구 둘을 데리고 왔다. 잇페이다는 그곳의 해변에서 뒤집어진 거북이 허우적대던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친구 유마는 바닷가에서 보게 된 거북을 뒤집어 놓고 만다. 허우적대는 거북이.
잇페이다는 어릴적 기억을 더듬어 할아버지의 집을 찾아가 보지만 그곳엔 낯선 노인이 있고, 그 집엔 할아버지가 아닌 다이코라는 이가 살고 있으며, 그녀의 아들이 아파 지금 병원에 가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잇페이다의 엄마도 지금 병원에 입원 중이다.
도시야는 마코토 형이 그물망에 걸린 두 마리의 고래를 잡았다는 소식을 듣게되고, 그 일은 신문에까지 실리게 된다. 그리고 그 고래를 어부들이 모여 앉아 그 자리에서 잡아 먹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혹스러워지는 도시야. 잇페이다의 엄마가 위독해졌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서 차를 태워주고 비행기비까지 빌려주는 도움을 주게 된다.

치요 할머니는 한 남자를 만났지만, 그 집안에서 원하던 자식을 낳아주지 못했다. 결국 이혼을 당하게 되는 치요 할머니는 대신 성묘를 해주는 다이코가 있어 안심이다. 그런 다이코에게 악의 꽃을 뽑아 달라고 말하는데, 하필 다이코에게 불행이 다가오고...

제 15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라는 오노 마사쓰구의 [9년 전의 기도]는 무소의 뿔에서 나왔다. 잔잔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이 책은 9년 전의 기도, 바다거북의 밤, 문병, 악의 꽃이라는 4편의 연작소설이 담겨져 있다. 등장인물들의 내면까지 닿아진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이 책은 살풋한 걸음으로 다가 들어오는 이야기로 음미하면서 책장을 넘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