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줄리언 반스는 늘 죽음에대해서 생각을 해 왔다고 한다.   하긴, 누군들 죽음이라는 것에대해 문득이라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나이에 상관 없이 앞서 갈 수도 있는 그 느닷없음의 출현, 대부분의 우리들은 죽음을 두려워 한다.    잊힘에대한 두려움, 느닷없음에대한 두려움, 죽음 앞에 더이상 육체도 정신도 버텨낼 수 없는 것에대한 두려움, 죽음은 어떠한 이유로든 두렵다.


  필리페 아리에는 죽음이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 시작할 쯤에 죽음에 대해 함구하는 현상에 주목했다고 한다.    라킨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우울한 정서로 규정했다고 한다.    저자의 부모님 중 아버지는 죽음을 두려워했고, 어머니는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하는 그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살아왔던 형과의 어린시절의 이야기부터 자신의 부모님의 죽음을 이야기하면서 예술가들의 죽음에대한 이야기들도 언급을 하고 있다.


  서머싯 몸은 신이 있다고 하더라도 죽음이후의 삶에대해서 책임을 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죽음과 신을 관계짓는 일은 결국 죽음에대한 두려움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싶기도 하다.    서머싯 몸은 작가가 되기 이전에 의사생활을 했다고 하며, 그때 죽어가는 사람들에게서 정신이 영원히 살 것이라는 어떤 징후도 느끼지 못 했으며, 개가 죽는 것과 똑같이 죽는다고 말했다 한다.   


  플로베르는 스물 여섯 살에 친구 알프레드 르 푸와트벵이 죽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죽음을 향한 시선에대한 기록을 적어 놓았다고 한다.     그리고 21년 후에 루이 부에라는 친했던 친구가 죽게 된다.    그는 다시금 대면하게 된 죽음이란 것이지만 오히려 더 죽음 앞에 나약해진 기분이 들었다고 말한다.    우리들은 그렇게 타인의 죽음을 바라보게 되면서 어쩌면 더욱 죽음에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자신에게도 죽음이란 것이 멀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아득한 두려움의 시작일까.


  볼테르는 자기 맥박을 재다가 죽음의 순간이 오자 서서히 고개를 젓고는 몇 분 후에 죽었다고 한다.    고골은 절규하다고 죽었다고 하고, 디아길레프는 웃다가 죽었다고 한다.    라벨은 십 년만에 무대에 오른 자신의 작품을 객석에 앉아 있으면서 그 작품이 자신의 것인지 알지 못 했다고 한다.    그는 머리에 문제가 있었고 수술을 했지만 결국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 하고 죽었다고 한다.


  저자는 인생의 의미가 죽음에 달려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죽음 이후에 자신들의 자녀들이 당신을 이어 살아간다고 말하고 있다.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죽음을 두렵게만 생각할 것은 아닐 듯 하다.    저자가 알려주는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들려주기에 덜 지루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