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와 아기 - 꽃 10송이에 담긴 이야기 파란하늘 전설 시리즈 3
유명은 지음, 손희선 그림 / 파란하늘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눈길이 닿을 수 밖에 없는 아름답기만 한, 절로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불러 일으키는 꽃은 그 이름들도 정겹기만 하다.    그 잊히지 않는 소담한 이름들 속에 무슨 사연들이 담겨 있는 것일까, 궁금해지는 순간인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어린시절, 꽃이름의 사연은 늘 서양의 전설 속에서 들었던 것 같다.     우리의 전설 속에서는 꽃의 이름이 가진 사연을 딱히 들어던 기억이 나지 않아서 이 책이 그저 반갑기만 하다.


  이 책은 파란하늘에서 나온 전설시리즈로 꽃 10송이에 대한 사연이 담겨 있다.    개나리, 두메양귀비꽃, 동자꽃, 며느리밥풀꽃, 백일홍, 쑥부쟁이, 은방울꽃, 애기똥풀, 찔레꽃, 할미꽃의 사연이 담긴 것인데, 그 꽃이름들이 하나같이 소박한 느낌들이 든다.     정말이지 그 사연들을 궁금하게 만드는 일이었는데, 책을 읽고보니 어찌나 애잔한 이야기들만이 가득한 것인지 꽃이름의 사연을 듣고나니 더욱 그 꽃들에대한 사랑이 깊어지는 시간이었다.


  우리의 전설 속 꽃은 우리의 혼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이라 더욱 친근감이 갈 수 밖에 없음이었는데, 왜 나는 우리의 전설 속에서 꽃들을 만나려고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파란하늘에서 우리의 전설시리즈를 다루어주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느끼며, 요즘의 아이들에게 우리의 전설을 만나는 일이 가까운 일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사실 요즘은 할머니에게서도 우리의 전설을 듣기 어려운 시대가 되지 않았던가 말이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꽃들의 사연이 모두 기억되는 이야기들이었지만, 특히 동자꽃은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스님과 산에서 살게된 소년은 어느날, 먹을거리를 구해오겠다며 마을로 내려간 스님, 그날은 눈이 펑펑 내리게 된 겨울날이었던 것이다.    혼자 스님을 기다리며 있던 소년은 결국 며칠을 굶고, 추운 곳에서 있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고, 그 자리에 동자꽃이 피어나게 되었다는 사연이다.   


  어린시절 동네 산에서 우연하게 빨간 고개 숙인 꽃을 본 적이 있었는데, 땅에서 낮게 피어 있던 그 꽃은 참으로 예뻤다.     며칠이 지난 후, 그 꽃이름이 할미꽃이란 것을 알게 되었고, 그날이후로 할미꽃은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사랑스러운 꽃으로만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잔상으로 어려 있었다.     오늘, 그 할미꽃이 가진 사연을 들으면서 할미꽃의 아름다움에만 눈길을 빼앗겼던 마음에서 그 꽃이 가진 이야기에 아릿함을 느끼게되면서 더욱 붉어지는 빛깔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그 소담한 아름다움을 가진 우리의 꽃들, 그 꽃들의 이름이 가진 소박함 속에는 깊은 사연들이 있어 마음을 흔들어대고 있다.    책은 꽃말과 꽃에대한 정보까지 담아주고 있으니 꽃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꽃에대한 지식까지 가져갈 수 있는 시간을 만나게 된다.   


  사연을 알고 꽃을 대하게 되니 더욱 꽃을 기억하는 일이 쉬워졌으며, 우리의 정서로 만나는 전설 속 꽃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고운 인성을 만들어가는 일에도 한몫을 할 듯 하다.     정스러운 우리들의 꽃이름, 봄이라 노오란 개나리도 자주 보았는데, 그 개나리가 가진 사연이 이런 거였구나, 애기똥풀이, 찔레꽃이 가진 사연이 그런 것였구나 그래서 그 꽃의 이름이 그리 되었구나, 더욱 정이 가는 시간이다.     꽃이름들이 꽃의 생김과 사연과 일치하면서 우리 전설 속 꽃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짙은 향기로움을 헤매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