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 - 장진영·김영균의 사랑 이야기
김영균 지음 / 김영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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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그녀와의 사랑을 운명이라고 말했다.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을 하게 된 그녀를 떠나보내야 했던 한 남자의 가슴 시린 이야기, 아직은 그 눈물이 마르지조차 못 했을 것 같은 그 식지 않은 사랑의 이야기, 우리들의 눈에조차 그들을 운명적 연인이었다고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녀를 떠나보내던 그의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그와 그녀의 사랑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욱 그러하다는 생각을 굳히게 된다.

 

  장진영, 그녀의 해맑은 외모가 나를 사로잡았었다.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그런 외모였기에 더욱 눈여겨 보아오던 한국의 여배우였음을 말이다.  그런 그녀의 갑작스러운 암투병 소식을 접하게 되고, 그녀의 죽음 소식을 듣게 되었다는 것은 사실, 믿기지 않는 일처럼 느껴졌었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장진영, 그녀의 죽음 소식을 전하는 연예프로그램들에서 울고있던 한 남자를 보았다.  아픈 그녀 곁에서 묵묵히 그 사랑을 표현해냈던 그 사람, 그녀의 남편이라는 소식은 우리들을 놀라게 했던 또 하나의 사실이었다.  어떻게, 어떻게 죽어가고 있던 여인과 아무리 사랑이라는 끈을 서로가 잡고 있다하더라도 결혼을 결심할 수 있었던 것일까. 

 

  그와 그녀는 지인의 소개로 만났다고 한다.  그리고 서로에게 끌렸던 그들은 조금씩 조금씩 서로의 사랑을 확인해가면서 조심스럽게 서로의 곁으로 파고들었다고 했다.  감히 운명이라는 말로 그 사랑을 말했지만, 그것은 진정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곁에는 그녀가, 그녀의 곁에는 그가 있는 것이 너무나 잘 어울렸으니깐, 그렇게 서로는 사랑이라는 이름 앞에 서로를 배려하고 아낌없이 소중히 여겼으니깐, 비록 죽음이 그들을 갈라놓았지만, 그들은 부부라는 인연으로 그 끈을 놓지 않았으니깐...아니, 절대 놓고싶지 않은 끈이었으니깐...

 

  너무 늦게 만난 사랑이 아니었냐고 안타까워하던 그에게 그녀는 늦게 만난 사랑이라 더욱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비로소 받는 사랑이 아니라 주는 사랑의 행복을 느끼게 되었다고 그런 사랑을 가질 수 있게 해준 그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래서 삶을 포기할 수 없었다.  지독한 통증에 몸을 가눌 수 없을 지경이 되어도 절대 삶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제 막 시작된 진짜 사랑을 이렇게 묻을 수는 없었으니깐...

 

  짧은 컷트머리를 하고, 하얀 원피스를 입은 그녀는 빨간 장미 꽃다발을 양손에 들고 라스베이거스에서 2009년 7월26일 운명적인 사랑의 그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 사진 속의 그녀는 여태 그녀가 찍었을 그 어떤 사진보다 더욱 아름다웠고, 그 미소는 세상 어떤 순간보다 사랑스러웠다.  그와 그녀는 그렇게 미국 하늘 아래에서 결혼을 했고, 그녀가 숨을 거두기 전 그는 그녀와의 혼인신고를 마쳤다.  이제는 그는 사랑하는 그녀 장진영의 남편이 되었고, 그녀는 이제 사랑하는 그 김영균의 아내가 된 것이다.

 

  운명처럼 사랑이 다가왔고, 그 사랑을 이루고싶어 부부가 되었지만, 그는 여기에 있고, 그녀는 저 하늘에 있다. 

  떠나 보낼 수 밖에 없는 그녀였지만, 이렇게 남겨진 그이지만, 둘의 깊은 사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식을 수가 없다.  배우 장진영씨를 사랑했던 김영균씨, 그들의 만남에서 깊어진 사랑 그리고 그녀의 투병생활과 떠나보낼 수 밖에 없었던 그 마지막의 모습까지 그가 그녀의 이야기를 되새겨 들려주고 있다.  그가 기억하고, 우리들이 기억한 사랑스러웠던 배우, 해맑은 얼굴을 가졌던 장진영, 그녀가 더욱 보고싶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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