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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는 언제까지나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
가와카미 겐이치 지음, 한희선 옮김 / 비채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야구 후보선수에서 주전선수로 올라서게 된 가미야마의 비법이라면, 비틀즈의 [부디 부디 나]라는 노래를 라디오에서 듣고나서부터였다. 비틀즈의 그 음악이 가미야마에는 응원가처럼 들렸고, 그렇게 소심하게만 살아왔던 가미야마에게 용기의 힘, 격려의 힘을 안겨줌으로 더욱 자신있는 생활을 해나가게 된 것이다.
가미야마는 중학생이다. 그리고 학교의 야구선수로 중요한 야구 대회를 목전에 두고 있기도 하다. 우승을 향한 팀원들과의 단결은 좋았다. 스모 경기의 다구치 코치에게 야구부의 주전이면서 에이스인 가사하라, 사쿠라다, 도마시노가 스모부로 뽑히어 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스모부에서도 야구부에서도 활약을 해야했던 세 명, 대회날 경기는 같은 날로 일정이 잡혀버렸다. 주전이 빠진 위기의 야구부, 메꾸어진 후보들로 우승은 커녕 야구 경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스럽기만 하다. 가미야마, 스모부로 찾아가서 야구부원인 세 명을 다시 데려오려고 하고 그렇게 그 날의 스모 경기도 야구 경기도 결과는 엉망이 되고만다.
가미야마, 여름 방학 중 어느 날, 도와다 호수로 캠핑을 간다. 그곳에서 만나게 된 학교 친구 사이토, 그녀에게 반하게 되는 가미야마, 그 며칠의 캠핑이 행복하고 즐겁기만 하다. ["응, 처음엔 어쩐지 아주 소극적이라 생각했어. 하지만 [플리즈 플리즈 미]를 모두 앞에서 노래했을 때부터 변했어. 야구장과 스모장에서 선생님에게 할 말을 해서 소동도 일으키고, 학교에서 비틀즈를 틀어 놓고 트위스트도 추고, 게다가 혼자서 이곳에 노숙하러 왔고, 이야기도 분명하게 하고, 뭔가 정말 어른 같다는 느낌이야."/227쪽]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음악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가미야마에게 비틀즈의 [부디 부디 나]는 응원가가 되어 그의 삶을 달라지게 만들어 주었다. 그의 삶에 날개를 달아 주었다. 결국, 사이토라는 예쁜 여자 친구도 만들어 주지 않았던가.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가미야마가 천둥과 벼락이 치는 밤에 혼자서 노숙한다는 사실이 무척 두려웠던 그 순간, 벼락을 향해 당당하게 맞서는 행동들을 한다. 물론, 비틀즈의 [부디 부디 나]라는 노래에게서 힘을 얻으며 부린 객기같은 행동이었지만 그때 벼락을 향해 사이토를 좋아한다는 고백을 큰 소리로 외친다. 그리고 뒤이어 굵은 빗소리와 요란한 벼락을 뚫고 사이토의 음성이 들린다. 그녀의 가미야마를 좋아한다는 고백의 큰 소리가 말이다. 그렇게 둘은 벼락 속에서 빗줄기 속에서 서로를 향한 마음을 알게된다. 무척 멋진 사랑 고백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되었다.
재밌는 소설이다. 중학생 가미야마의 성장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일이 흐뭇했고, 가미야마와 사이토의 풋풋한 사랑이 좋아보였다. 가미야마의 야구부 친구들과 코치, 가미야마가 재혼하려는 아빠와 화해하게 되는 장면과 왕따로 지냈던 사이토의 아물어져가는 상처를 보는 일도 행복했다.
어른이 되고 싶어했던 가미야마, 사이토가 이런 말을 한다. 어른이 되기보다 진정한 자신이 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우리들 역시 어린시절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하지 않았던가. 서투르게 어른을 흉내내기 보다는 사이토의 말처럼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 되는 일, 그것을 기억해야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