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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사랑 -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ㅣ 헤르만 헤세 : 사랑, 예술 그리고 인생
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켈스 엮음, 이재원 옮김 / 그책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것과 알게 되는 것은 거의 같은 것이라고 헤세는 말한다. 그래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잘 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이다. 이 책은 헤세의 글들 중에서 그가 사랑에 대해서 말하였던 글귀들을 옮겨 엮은 것이다. 헤세의 모든 것들을 숭배하는 한 독자로 그가 이야기하는 사랑에 대해서 이 시간, 귀를 기울여 본다.
나는 꽃이기를 바랐다.
그대가 조용히 걸어와
그대 손으로 나를 붙잡아
그대의 것으로 만들기를.
또 나는 붉은 포도주이고 싶었다.
그대의 입으로 달콤하게 흘러들어 가
그대와 혼연일체가 되기를,
그리하여 그대와 나를 건강하게 만들기를.
-연가- 1922년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가 나를 맞추기 보다, 그를 닮고싶어지는 마음이 먼저 생겼다. 그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닮고싶어지게 만드는 마음, 그대의 것이 되기위해 그대가 꺽을 꽃이고 싶은 마음처럼, 그대의 입 속으로 들어갈 포도주처럼 그대와 하나가 되는 사랑.....
언제든지 줄 수 있도록 사랑은 자유롭게 두어야 한다고 헤세는 말한다. 하지만, 사랑 앞에 그 누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 사랑은 자꾸만 욕심을 가지게 만든다. 자꾸만 내 곁에 구속 시키고싶게 만든다. 그리고 사랑 안에서 자꾸만 바라게 된다. 당신은 큰 사람이니, 내게 보여줄 수 있는 사랑 역시도 커야한다고....
비극을 품은 사랑일지라도 그것이 사랑의 중단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말하는 헤세. 삶에서 사랑을 빼어 둔다면, 그 삶을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사랑이 눈물을 안겨준다할지라도 그 눈물조차 아름다운 가치로 남겨지는 것이 곧 사랑이지 않던가. 사랑하여서 불행하였다는 말은 진실이 아니다. 그 사랑이 슬픔의 통증을 안겨주었다할지언정 그 상흔이 상처의 기억으로 남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진정 사랑을 아는 사람이라면, 사랑은 행복이라는 말이 진실임을 알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없이는 타인에 대한 사랑도 불가능하다는 헤세, 그의 말이 옳다. 우리들이 사랑을 실패하였다면 그것은 자신을 사랑하지 못 하였기에 타인을 제대로 사랑할 수 없어서 온 결과물이었다. 이기적인 사랑따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타인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이 어떠하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이타적인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은 모방할 수도 훔칠 수도 없고, 오직 완전히 줄 줄 아는 마음에서만 산다고 말하는 헤세.
나는 바로 그런 헤세에게서 삶을 배웠고, 사랑을 배웠고, 영혼의 호흡을 배웠다. 세계의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 헤르만 헤세, 특히 나에게서 헤세는 멈출 수 없는 사랑이며 숭배이다.
이 책을 통해 다시금 헤세의 모든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을 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언제 어디서든 헤세를 만나는 일은 따스함이고, 든든함이다. 영혼을 살찌워주는 헤세, 누구라도 그를 만나야 하고, 그를 만나는 시간은 축복 중의 축복, 행복 중의 행복, 사랑 중의 사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