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망했다 - 우리 시대 고승 18인의 출가기
유응오 엮음 / 샘터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가끔은 산사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  푸른 나무들이 내뿜는 청량한 산소들과 이름모를 들꽃들이 비집고 나온 흙의 내음

그리고 풍경소리에 기지개를 활짝 편 채, 방문을 열어두고 그렇게 확 밀려들어오는 산사의 아침을....

 

가끔씩은 궁금했다.

스님들의 출가기는 어떤 내용들이 있는 것인지, 그들은 어떤 삶을 살았기에 산으로 들어가게 된 것인지, 어떻게 부처님을 만나게 된 것인지......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있다...혹은 티비에서 보았던 것을 들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스님이 마을을 지나가다가 어떤 집에 들어가서는 "이 아이는 불제자가 될 아이입니다.."라는 말을 남기는 것이 출가기가 되는 이야기 말이다...

이 책에서도, 그런 이유로 시작된 출가기들이 있다.

또는 전쟁 중에 혹은 가족 모두가 불문에 입문하는 경우도 있었다.

 

제목인 이번 생은 망했다는 역설적인 의미의 문구이다.

역설과 비유는 모든 종교에서 보여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종교는 깨달음인가 보다..하긴, 스스로의 깨달음이 없다면, 성장은 일어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은, 불교의 말씀들이 있다기 보다는 열 여덟 분의 고승들 출가기가 쓰여있는 책이다.

즉, 어려운 책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그냥, 편한 마음으로 그 분들의 삶을 엿보기만 하면 된다. 

그 분들은 우리와 다른 어떤 특별한 분들인지 혹은 우리와 같은 그래서 편하고 공감가는 인간적인 분들인지 그분들이 들려주시는 이야기에, 산사의 소슬바람이 귓가를 스치는 그 마루에 앉아 연잎차 마시며 듣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그렇게 잠깐 산사의 뜰을 거닐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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