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
이시다 이라 지음, 최선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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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책 커버를 봐서는 제목을 봐서는 전혀 감을 못한다. 아니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표지에 스무살, 그해 여름 나를 사로잡은 달콤한 비밀. 난 가슴 시린 짝사랑이나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려거니 하고 시작했지만 상상를 초월한다.

 

*료와 미도시즈카

료는 학교는 출석하지 않고 밤에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바텐더이다. 어느날 불현듯 친구 신야와 함께 나타난 클럽 마담 미도시즈카. 그녀는 료에게 특별한 제안을 하고. 여자도 섹스도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료는 그 미도 시즈카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고....  료는 중년여성인 미도시즈카에게서 어머니의 향수를 그리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비밀을 알려준다.

 

*료와 메구미

료가 수업에 들어가지 않는 대신 메구미는 수업내용 정리를 한 노트를 빌려준다. 대신 료가 일하는 바에서 마시는 것은 모두 무료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료에게 다가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위험을 무릎쓰고 그를 보호하려 한다. 정작 료는 달갑지가 않다.

 

* 료와 사쿠라

사쿠라, 그녀를 료가 처음 본 곳은 미도시즈카의 맨션. 청각장애자로 말로 듣지도 못한다. 그녀 또한 료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 료와 아즈마

료와 아즈마는 동료이다. 둘다 클럽에서 1위를 다투는 사이이지만. 방식은 확연히 다르다.

 

 

료와 미도시즈카는 료의 과거 기억속의 어머니라는 매개체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료와 메구미 그리고 사쿠라는 료가 학생시절에 자신의 여자친구를 칼로 찔러 버린 낯선 소녀의 기억과 연결되어 있다. 어쩌면 료는 과거의 선명하고도 아픈 상처를 현재에 다시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사람은 진정 과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료는 남창이다. 하지만 고급 손님들을 상대로 심지어 그냥 데이트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는 언제나 제3자의 눈을 가지고 있다. 한발 물러서서 상황을 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일을 자기의 평생 직업으로 삼겨된다.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고 만족을 준다는 것은 보통 서비스업과 다를게 없다. 하지만 성관계에서 돈이 거래된다는 것은 불법이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메구미가 저지른 일을 알면서도 그는 거부하지 않는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제 몸을 맡긴다. 황당한 상황에서는 냉정함을 잃지 않는 그는 정말 타고난 남창인지도 모른다. 늘 여자들의 매춘에 대한 사건만 익숙했었는데 남창의 이야기는 또 다르게 다가온다. 내용에 대해서 자세히 언급하고 싶지 않다. 그러면 이 책을 읽을 이유가 없을테니깐 말이다.

 

역시 섬세하고도 야하다. 이시라 이라만의 매력이 마음껏 나타나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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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
마치다 준 지음, 김은진 옮김 / 삼인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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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말 웃기다. 읽으면서 몇번이나 쿡쿡 거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내용은 한번만 더 생각해보면 의미심장하다. 풍자하는 대상은 다양하다. 그 대상은 누구나 일수도 있다. 가끔 딱 떠오르는 사람이 그려지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런 풍자적이고도 깜찍한 책을 보면 속이 시원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는 그 두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특히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말해보고자 한다.

 

"알았나 제군들! 나, 아니 본인은 신을 믿고 있다. 사람은 물론 생명체를 죽여서는 절대 안된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 이를테면 도둑이나 살인자라도 말이다. 살아 있는 것끼리의 살상은 결코 용서 받을 수 없는 짓이다."

"왼쪽 뺨을 때리면'

'오른쪽 뺨도 내주어라'

'그러니 제군들, 어떤 이유로도 테러리즘은 용서할 수 없다. 따라서 나, 아니 본인은 테러리스트를 발견하는 즉시 사살하겠다.'

 

분명 떠오르는 사람이 있지 않는가? 모순 되고도 이해가 되지 않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 입으로 두 말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친구라면 상종하지 않겠지만 상사가 그렇다면 어쩌겠는가 비위를 맞춰야지. 정말 이건 아닌데 싶어도 참아야 할때가 있다. 어쩌면 이런 이유에서 내가 사표를 던졌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좀더 솔직하고 좀더 책임감을 가지고 좀더 아니 아주 조금만 더 남을 생각하는 개개인이 되었으면 한다. 이런 만화를 보고도 씁쓸함이 없이 그저 마냥 유쾌하게 웃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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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레르 1 - 왕의 용 판타 빌리지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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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환타지 소설에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친구들이 밤새워 눈을 붉혀가며 읽는 판타지 소설을 해리포터를 빼곤 (그것도 불의잔까지만) 읽어 본적이 없었다. 읽어도 그 때뿐 완전히 몰입하기 힘들었다. 역시나 반신반의하면서 읽어 내려간 493페이지짜리 두꺼운 책은 금새 책장을 넘겨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회사에서 숨어서 보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다행히 밤새 읽지는 않았다. 무서운 흡입력을 가진 책임에 틀림이 없었다.

 

솔직히 난 전쟁에 관심이 없다. 여기서 말하는 전쟁은 전투적인 군인들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전쟁은 결사 반대이지만... 그래서 초반부 해군들이 나오고 함선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완전히 내 예상을 빗나간 '용' 테메레르의 등장으로 나의 흥미는 100%에 달하기 시작했다. 용과 정답게 대화하는 로렌스. 용과 사람의 우정이라고 해야하나 정이라고 해야하나 그 따스한 보살핌으로 이루어진 인연이 참으로 내 마음까지 훈훈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용이 등장인물로 나올 줄은 예상하고 있었으나 말을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역시 작가는 보통 사람이 아닌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이 작가 나오미 노빅의 첫 소설이라니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테메레르의 탄생과 훈련과 전투에 참전하는 것까지 일련의 감짝 놀란만한 사건들과 약간의 반전들 그리고 레비타스에 대한 가슴 찡함이 있었다. 용과 사람을 거의 동일시 한 작가의 상상력은 애완동물로 이런 용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까지 미치게 만들었다. 긴장감 보다는 오히려 다음의 사건이 궁금해서 도저히 못 견디게 만들었다.

 

마지막 장을 덮고는 윌리암 터너의 전함 테메레르 그림을 보았다. 사실 그림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완전한 이해는 힘들었지만 이제 이 그림을 볼때마다 나는 용 테메레르가 떠오를 것 같다. 그 용감하고도 정이 많고 똑똑하고 호기심이 많은 테메레르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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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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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느껴지는 ZOO는 동물원으로 아기자기한 가족들의 동물원 나들이 이야기나
어린 아이들의 쾌할함이 느껴지는 책 일거라고 생각했다.
역시 제목은 책의 일부분일 뿐이였다. ZOO, 그것은 끔찍하고도 오싹한 무섭지만 뭔가 애탈픈 그런 느낌의 책이였다. 그리고 읽으면서 일본 책 특유의 느낌이 강했다. 옮긴이의 말을 빌려 투명하면서도 어두운 면을 나타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게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일본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역시나 비주얼이 강한 책이였다. 읽는 내내 내 머릿속에서는 그 모습을 상상하기에 바빴다. 어떻게 그 모습이 한편의 드라마처럼 내 머리속을 계속 지나갈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였다. 

그 첫번재 이야기, SEVEN ROOMS에서는 막힌 방 갇혀서 이방 저방 돌아다니는 아이의 모습이 계속 떠올랐다. 역한 냄새도 코끝에서 느껴지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반전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귓가를 맴도는 여자아이의 웃음소리.

두번재 이야기, SO-far 사실 이 이야기를 읽고는 소름끼치고 무서운 것보다 안타까움이 많이 들었다. 어른들로 인해 희생자가 되어버린 아이. 

세번째 ZOO
매일 날라오는 옛 애인의 시체 폴라로이드 사진. 사람이란 참으로도 치밀하고도 외롭고 바보같으면서도 독한 생물체이다. 나는 똑똑히 보았다. 인간의 실체를 그리고 그 추함의 마지막을.

네번째 양지의 시
마음을 가진 로봇. 그리고 그 로봇이 감정을 가지고 눈물을 흘리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 우리들의 먼 미래를 보는 것 같은 기분에 찜찜하기 그지 없었다. 로봇 그것은 정말 사람을 대신 할 수 있을까?

다섯번째 신의 말
무시무시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차분한 가족이야기를 기대했던 나는 소름끼치는 중반부, 그리고 마지막 부분은 꿈에 까지 나타날 정도로 무서웠다. 역시 무서웠다는 이 말 한마디로는 그때의 소름끼침과 멍함을 설명할 수가 없을 듯하다.

여섯번째 카자리와 요코
사실 소설이라는 점에서 이런 상황을 만들었으리라 생각되어진다. 어떻게 부모가 자신의 자식을 그렇게 심하게 학대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우울한 분위기와 끔찍한 결말로 나를 안내했다.

일곱번째 Closet
사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완전히 속았다. 마지막 문장을 읽기 전까지 정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착각하고 속았다. 결국 마지막 문장을 재차 읽어보고서야 속게끔 만든 장치였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여덟번째 혈액을 찾아라
역시 반전이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차마 그 반전을 말하지 못해서 입이 근질근질 할 뿐이다.

아홉번째 차가운 숲의 하얀집
무심코 읽으면 이 이야기의 무서움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머릿속으로 그 모습을 자세히 상상해 보면 아마 끔찍함에 절정을 맛 볼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떨어지는 비행기 안에서
이유는 다르지만 얼마 전 비행기가 추락해서 비행기 탄 모든 사람이 다 죽음을 맞이했다. 그런 점에서 이 이야기는 무섭게 다가왔다.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온난기류를 만나 떨림을, 안전벨트를 매 달라는 충고를 느껴본 나로서는 역시 무서웠다. 하지만 역시 생각지도 못한 결말은 허무함과 안타까움을 나에게 살짝 비추고는 마루리 되었다.

흥미로운 열가지 단편으로 된 이 책은 지겨울 겨를도 없거니와 쉴새없이 나의 상상력을 시험하고 나의 담력을 체크하였다.  그저 그런 느낌에서 끝나지 않고 끈질지게 나를 괴롭히는 두려움. 한 여름밤 무서운 프로를 이불 덮고 봤던 기억이 살짝 나게 해주었다. 색다르고도 충격적인 결말이 인상적인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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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멋대로 행복하라 - 꿈꾸는 사람들의 도시 뉴욕
박준 지음 / 삼성출판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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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그곳은 심장이 터져버릴듯한 희망과 꿈과 열정을 안고 사는 사람들도 붐비는 곳이다. 마냥 드라마에서 보던 뉴욕과 현실의 뉴욕은 같고도 다르다.

 

나의 지인 중 뉴욕에서 2년 가까이의 유학생활을 하고 돌아온 사람이 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사람이 태어나면 한번은 뉴욕에 다녀와야 한다고 한다. 늘 열심이고 바쁜 사람들을 보면 자기도 덩달아 자극이 된다고 한다. 바쁘고 자기만의 일을 접할 수 잇는 기회가 많다는 점도 매력적이긴 하지만 나에게 뉴욕 그 곳이 뿜어내는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다른 사람들과의 다른 점을 받아 들이는 포용력과 배려이다. 사실 대한민국, 이 곳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무섭도록 신경을 쓰며 살아야한다. 회사 생활 1년 넘게 하면서 끝까지 화장을 하지 않는 나도 처음 면접 보는 날은 화장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회사 사람들은 늘 한마디씩 한다. "하영씨는 왜 화장 안해?" 부지런한 여자가 더 예쁘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내가 자기와 결혼 할 것도 아니고 서비스업도 아니고 책상에 앉아서 일하고 서류 작업을 하는데 화장은 왜 필요한가? 소심하게나마 난 나만의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뉴욕에서는 내가 빨간 내복을 입고 밖에 나간다 한들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특히 난 외동딸이라서 부모님의 간섭(?), 관심(?)이 남달리 심하시다. 머리털 나고 한번도 끈나시에 핫미니스커트를 입은 적이 없건만 늘 외출 할때면 옷차림에 한마디씩 하신다. 너무 애 같다는 둥, 너무 나이들어 보인다는 둥, 너무 뚱뚱해보인다는 둥 결국 부모님 마음에 드는 옷을 입어야 내보내 주신다. 그래서 약속에 늦는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보니 뉴요커들의  오롯한 자신만의 삶이, 개성을 인정해주고 다른점을 받아들여주는 것이 상당히 멋있어 보이고 부러웠다.

 

이 책을 읽고 심하게도 뉴욕 열병을 앓을 나 이지만 그래도 난 아주 잘 알고 있다. 외로움을 심하게 많이 타는 나는 뉴욕에 여행을 갈 수 있을지언정 살 수는 없다는 것을. 작가의 의도처럼 이 책으로나마 난 뉴욕에 다녀왔음을 느끼고 그들의 공기를 맡을 수가 있었다. 자신에게 집중하고 남들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모습에 놀랍고도 존경스럽다. 뒤늦게 나마 일을 그만두고 공부를 할 나에게 많은 힘이 되었다. 나도 나중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었음을 멋있게 말할 그날이 오겠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은 자신을 지키고 있다는 말이 아닌가? 잘난 사람이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녀는 투명하다. 투명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알며, 그것을 포기하지 않고 지켜 나간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어제와는 다른 오늘이 되도록 삶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P161-

 

아직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그리고 나아갈 용기가 힘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대학도 내 마음대로 고를 수 없었지만 뒤늦게 나마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다. 비록 힘들더라도 쓰러지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걸어 갈 것이다. 그리고 정말 후회없다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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