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진찰하는 여자의 속삭임
오카야마 미즈호 지음, 염혜은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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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진찰하는 여자의 속삭임 - 나무의사를 만나다...



* 저 : 오카야마 미즈호
* 역 : 염혜은
* 출판사 : 디자인하우스




나무의사라...
일본엔 약 2천명 정도가 있다고 합니다. 여성은 그중 60명 정도.
저자는 그 60명 중 한명입니다.
가족의 영향아래 나무의사가 된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나무의사도 자격증이 필요한 직업이라고 합니다.
우리 나라엔 있는지 매우 궁금하더라구요.
나무의사는 그럼 어떤 일을 할까요?

 

여기 아주 특별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가 있다. 문진(問診)도 할 수 없고, 청진기를 사용할 수도 없고, 늘 의사가 왕진을 가야 만날 수 있는 환자, 치료하러 갔던 의사가 오히려 '치료받았다'라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환자. 그런 환자를 치료하는 사람이다. 바로 나무를 진찰하여 병의 원인을 찾아내고, 다시 건강한 상태로 돌려놓는 일을 하는 나무의사(樹木醫)다.

환자가 의사에게 오는게 아니라 왕진처럼 직접 가야만 만날 수 있고,
환가자 움직일 수 없으니 그 상태로 치료를 해야 하는..
조금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의사와는 다른 분들 같아요.
그러면서도 나무를 사랑하고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는 나무의사.
신기하기도 했으며 막상 생각해보니 왜 그동안 없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요즘처럼 자연 환경이 엉망인 때에 당연히 있을법한 직업군인데 왜 이리 생소한지.
제목부터 표지까지 호기심 가득한 책읽기로 돌입했습니다.



"나무와 말할 수 있나요?"


정말 궁금했는데요. 답변은 아리송합니다.^^
나무를 잘 살피고 이해하면 나무가 하려는 말을 알겠다는 저자의 말이 이해가 됩니다.
'눈을 기울여 듣는다.'
꼭 나무만 해당될까요.
요즘처럼 소통이 어려운 가정이나 사회에서도 이 말은 매우 유용합니다.


단종이 유배를 갔던 영월에서 본 소나무가 기억에 납니다.
단종 어소를 향해 절하는듯 기울어진 소나무들.
장릉에서도 있다고 하는데 장릉에서는 자세히 못봐서 너무 안타까워요.
다음엔 꼭 가려구요.
소나무가 기울어진 모습과 단종의 이야기를 아는 이들은 참으로 마음이 아련해지지요. 슬퍼지구요.
나무가 어떻게 라는 시각부터 나무까지도 라는 마음으로 바뀐다죠.
이 책의 나무들을 보면서 이 이야기가 바로 생각나더라구요.






다양한 나무의 생태, 진단 이야기, 자연관, 실천 편으로 이어집니다.
맨 뒤에 나오는 실천편은 나무의사의 전문적인 이야기들이지요.
나무뿐 아니라 아름다운 꽃들도 등장합니다.
진단과 치료편에서는 정말 나무도 환자처럼 대하고 하나하나 치료하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합니다.
벌레가 가득 꼬인 나무, 겉과 속이 달라 치료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나무들 외에 나무와 관련된 기타 이야기들이 푸르게 펼쳐집니다.
사진을 보고 읽으면서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합니다.


올 여름 휴가를 다녀오면서 아이랑 정말 말 그대로 벌레 나무를 봤드랬습니다.
나무를 보는데 겉에 벌레가 가득가득....
책에도 진딧물 때문에 죽어가는 고목 이야기가 나옵니다.
인도네시아의 가위바위보 이야기를 하는데요.
코끼리는 사람을 이기고 개미는 코끼리를 이긴다고 하죠.
개미가 코끼리 귀에 들어가면 코끼리는 못참는다고.


그렇다면 지구에 사는 자은 우리들이 이 커다란 지구에 주는 피해는 어느 정도일까.
결코 그냥 넘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다양한 사진과 자세한 설명으로 호기심이 가득입니다.
<나무의사가 알려주는 나무 상식> 편이 도움도 많이 됩니다.
부끄럽게도 상식이 없었거든요...

- 벌레 피해 대책
- 팽나무 이야기
- 소리 이야기


등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답니다.




저희 작은 아이의 어린이집에선 자연 체험을 많이 합니다.
꽃,나무 등을 사랑해주라고...
그래서 가끔 숲에 가면 아이들과 나무를 안아보기도 합니다.
사랑해... 라고 말해보기도 하죠.
이런 마음을 계속 간직해주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어른이 되면 그런 마음을 드러낼 기회가 거의 없으니까요.



다음달에 제주 여행을 가면서 이번엔 숲 체험을 많이 하려고 해요.
휴양림에 가서 나무들을 많이 보려구요.
가기 전에 이 책을 읽게 되어서 왠지 인연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무의 생명을 구하는 일과 아름다움을 디자인하는 일을 가진 저자의 이야기.
치료하러 가서 오히려 원기를 선물로 받고 온다는 이야기가 와 닿습니다.
치료를 못할망정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고 가슴 가득히 원기를 담아보고 싶어집니다.
자주 자주 숲 산책도 나가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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