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무사 이성계 - 운명을 바꾼 단 하루의 전쟁
서권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골무사 이성계 : 운명을 바꾼 단 하루의 전쟁




* 제목 : 시골무사 이성계 : 운명을 바꾼 단 하루의 전쟁
* 저 : 서권
* 출판사 : 다산책방




작년에 아이들과 전주의 경기전을 다녀왔습니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곳이지요.
조선의 왕들의 어진, 박물관에선 다양한 자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멀리 간 곳에서 본 경기전의 모습은, 역사 공부를 시작한 아들들에게도 의미있는 장소가 되었지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못가보는 지역들이 많은데, 우리 나라에 역사 관련 유적지들이 많잖아요.
기회가 될때마다 시간을 억지로 내서라도 다녀와야겠단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작년에 나온 드라마 중 그가 나왔던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어쩌면 하나의 편견이거나 선입견이었을 그에 대한 이미지가..
그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이성계의 모습에 조금은 변하게 되었을 정도로 많이 달랐습니다.
오랜 시간 사극에 등장했던 이성계는, 위엄있고 근엄한, 어떤때는 좀 무서운 그런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최영 장군, 위화도 회군, 무학대사, 조선 건국, 정도전, 왕자들의 난, 함흥차사 등이 태조 이성계 하면 떠오릅니다.
늦은 나이에 왕에 올라 7년여간 재위했던 조선 초대 왕.
어떻게 보면 주연이 되었을 그는 주로 조연으로 다루어진 경우가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위인전을 봐도 세종대왕은 나오지만 태조는 안 나오거든요.
그렇다면 이번 책에선 혹시 그가 주연이?
이런 기대감으로 본 책이 바로 시골무사 이성계입니다.


이 책은 제가 처음에 기대했던 바와 많이 달랐습니다.
이성계의 일대기를 봤으면 했는데, 아마 다시 찾아봐야 할듯 합니다.
1380년에 있었던 황산대첩[荒山大捷]이 배경입니다.
그것도 단 하루만의 전투.
거의 400여쪽에 달하는 이 책에서 하루의 전투 이야기가 고스란히 글로 재연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론 이 시기에 이성계와 정도전이 만나지않고 4년 뒤에 만난다고 되어 있답니다.
소설이니까...
그런데 이게 저한텐 좀 중요하게 다가오더라구요.
이 책에서 사실 이성계보다 전 정도전과 이성계와 함께한 여진족 무리들이 더 기억에 남거든요.
이성계가 아닌 그들이 주연인듯한....착각이 들 정도로 말이지요.



변두리의 활쏘는 장수
요동 정벌 등 전쟁의 성과를 많이 세운 장수
승진하고는 거리가 먼 변방의 장수
이젠 손자가 있는 46세의 장수


이 수식어들이 그를 말하고 있습니다.
최영은 그래서 그를 이 전쟁으로 보낸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고려 군사보다 10배나 많은 왜적을 상대히라고 보낸 싸움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진정으로 그를 믿고 승리를 기대했던 것인지, 아니면 승승장구하던 그의 기를 꺽을 의도였을지..
국가의 존망의 위기에서 나라를 위한 결단이었는지, 아니면 사사로운 감정 때문이었는지...
이성계는 무리란 것을 알면서도 출정을 합니다.
그의 곁엔 젊을때부터 함께 해온 그를 언니라 부르는 여진족이 있습니다.
그리고 체찰사 변안열, 정몽주 등 중앙군들도 합세하여 있지요.

"우리는 애초부터 신흥이라는 것이 없는 세상 속에서 살아왔다.
대체 그 '신흥'이라는 괴물은 뭐야.
(중략)
우리는 저들 말로 하면 권문이 되는 것이야.
우리는 지금껏 권문 속에서 생사만 선택을 강요받으며 지냈을 뿐이야.
사해의 권문들은 아무리 적이라 한들 서로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삼봉이 부르짖는 혁신이라는 것은 생뚱맞은 꿈과 같으니 말이 통할 수 있겠다.
그래서 나는 그자를 모르는 것이야."
(P100~101)

권문 vs 신흥, 고려 vs 고려 / 고려 vs 왜적, 1천 vs 1만

체찰사와 이성계는 계속 부딪힙니다.
소설 내부에 깔린 에피소드들이 여럿 있습니다.
미즈류라 불린 고려군 포로의 이야기
이두란과 처명의 과거 이성계와의 인연
우즈하타의 배신
풍등의 반전
아지발도와 아내, 그리고 슈겐부츠


그런데 이런 에피소드들도 시선을 끌지만 거대 줄기는 전쟁입니다.
고려와 왜적의 싸움이지요.
절대적인 인원수로 채워지지 않을 힘의 균형의 차이.
그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고려군은 이미 내부적으로 분열이 일어납니다.
권문과 신흥, 중앙군과 지방군으로 대변되면서 말이지요.
변안열과 정몽주, 그리고 원과 명에서 나온 이들이 아무리 무시하고 짓밟아도 기하나 죽지 않는 이성계와 정도전입니다.
수적으로 열세인 고려군이다 보니 이성계도 또 그의 주변인들도 다치고 사망하게 되고 전세는 왜적에 기웁니다.
게다 변안열이 함정에 걸려들어 크게 한탕 당하고 한 무리의 배신으로 인해서 고려군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당하죠.
그때 정도전의 전략에 따라 반전이 시작됩니다.
하루의 전투에서 무려 3번의 죽음 직전가지 간 이성계.
그리고 마지막 반전으로 이루어낸 대승.
황산대첩은 그렇게 최영의 홍산대첩(鴻山大捷)과 함께 역사에 남게 됩니다.


"그럼 하늘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오?"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오."
"하늘은...개인의 운명이나 나라의 성쇠와는 그 어떤 관계도 없소. 문제는 우리요."
(P311~312)



절대 권력의 힘이 아닌 자신이 믿는 신념, 그리고 사람으로 이성계는 승리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사실 그가 죽음 직전까지 간 상황에서 그를 대신하여 죽은 커르차 등 이들은..
이성계가 어떤 인물인지를 어느 정도 짐작케 합니다.
젊고 힘이 있는 아지발도, 그에게 신적 힘을 주는 슈겐부츠, 그리고 내부의 적 변안열...
어쩌면 질 수 밖에 없었던 전투에서 이길 수 있던 기적은 결국 신뢰 앞에서 믿음 앞에서 의지 앞에서 일어난 것이지요.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었으나..
하룻동안의 전쟁 기록, 에피소스들, 그리고 결과가 어쩔 수 없이 책 속에 고개를 파묻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많은 공부가 필요함을 생각해봅니다.
이성계, 정도전, 정몽주의 대화를 통해서 말이지요.
더 깊이 깨닫지 못한,
이 안에 책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1천이 1만을 이긴 답이 있을 테니까요.
아니 왜 조선이 세워질 수 밖에 없었는지 그에 대한 답도 있을 겁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른소라 2019-02-17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많은 부분에서 이해가 부족한 채 기술하였군요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지만 실제 전투는 달랐습니다.
내부의 적 변안열이라는 말은 터무니 없는 망언입니다.
1388년 위화도 회군까지는 둘은 전우였고 나중에 사돈지간이 되었지만
역성혁명에는 입장이 달랐지요
만나지도 않은 정도전과의 이야기도 허무맹랑합합니다.
변안열이 함조에 빠졌단ㄴ 말은 거짓이고 이성계가 적의 화살을 맞고 잠이 퇴진 했었지요
황산대첩은 이성계와 변안열 모두 일등 벽상공신이었고 백금 50량을 포상 받았으나 사양하였지요
이성계의 웃대는 원래 여진족입니다.
아마도 1368년 경으로 기억하는데 이성계가 고려의 장수로 귀화 합니다.
객관저긍로 역사를 보는 공부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