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개론 기억의 공간 - [건축학개론]에 담긴 나를 위한 공간의 재발견
구승회 지음 / 북하우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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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 기억의 공간 : 가장 좋아하는 장소, 기억나는 공간은??



* 저 : 구승회
* 출판사 : 북하우스




한창 영화가 인기를 끌던때는 이상하게 보고 싶지가 않았던 영화였습니다.
그런 심보가 있잖아요. 누가 보라고 하면 더 안 보게 되는...
그래서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는 보지 못했어요.
나중에 납득이로 나왔던 분이 M사 방송의 한 드라마에 나오면서 관심이 가더라구요.
그래서 그제서야 찾아서 보게 된 영화였답니다.
그리고 성인 주인공보다 오히려 어린 주인공에 더 빠져들게 된 영화였던것 같아요.
그 영화에 나오는 제주가 왜 이리 이뻐 보이는지요.
제주도에 몇번 가봤어도 아직 다 못본곳이 아직도 많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영화의 서연의 집 옥상에서 바라보는 제주 바다.
그 장면은 정말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지은이도 말하듯이 에세이 입니다.
건축가가 지은 책이지요.
영화 '건축학개론'의 서연의 집 건축가입니다.
건축가와 영화의 감독이 말하는 책.
영화를 본 다음이라 어느 정도 기대와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건축가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에 없는 것들의 모습을 꿈꾸고 그런 것들이 구현되면 얼마나 아름답고 편리할지를 이야기하는 이야기꾼이다.
또한 건축가는 통역가이기도 하다. 통역을 하는 사람은 잘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다른 언어로 전달해야 한다.
또한 앞에서 언급했듯이 건축가는 엔터테이너이다. 기본적으로 건축가는 남의 땅에, 남의 돈으로, 남의 건물을 짓는 것을 도와주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건축가는 많은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사람이다. 단 한 명을 위한 건축물도 무인도나 사막 한가운데 있지 않는 한,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일부가 되어 여러 사람이 보게 된다.
(P235~236 中)




한때 건축관련학과가 인기를 끈 적이 있었어요.
조금 어릴때 본 M 방송에서 집을 짓는 코너가 있었거든요. 사연을 받고 집을 지어주는.
저도 그때 좀 관심을 더 가졌었던거 같아요.
아빠께서도 비슷한 일을 하셔서 그랬는지 몰라도 그때 꽤 많은 관심으로 공부를 해볼까? 하고 고민하다가 .. 현실적인 문제로 접었던 학창시절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항상 관심은 가더라구요. 비록 전문적인 지식은 없을지언정 말이지요.


건물이라는게, 집이라는게 뭘까.
건축가는 그냥 건물만 짓는 사람들일까?
그런데 그동안의 경험이나 이야기나 이런 책들을 보면,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사연들을 접하게 됩니다.
단순히 집이라는 건축물만 이야기할 줄 알았는데 이 책에선 집에서 벗어나 공항, 광장, 옥상 등을 이야기 합니다.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지요.





영화속에 등장했던 장면들, 그리고 그 장면들에 관한 디테일한 뒷이야기, 그리고 건축가의 입장으로 쓴 글들.
영화 속의 장면들에만 국한되지 않고 더 나아가서 공간, 사람 사는 이야기를 풀어 놓은 책이랍니다.
그래서 일까요?
건축에 대해서 전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책입니다.




책 속의 많은 사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서울 광장, 일상의 거리 사진들.
그 가운데서 기억에 남는 사진은 병산서원이었습니다.
답사를 간 곳에서 상황이 여의치 않아 몰래 들어갔던 저자.
담을 넘어 들어간 그 곳에서 남긴 사진. 만대루.
그리고 바로 나오는 서연의 집 옆으로 길게 이어지는 창문들.
이 에피소드가 오랫동안 여운을 주었습니다.


마지막엔 건축가들의 인터뷰가 나옵니다.
건축가들이 좋아하는 공간에 관한 이야기들이 솔직하게 다가오고 공감되는 내용도 있었던 인터뷰 내용이 실려 있답니다.




어릴때, 동생들하고 같이 자고 집이 꽤 작았기 때문에 그때는 정말 나 혼자 공부하고 나 혼자 자는 방이 있었으면 하는, 그런 공간이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했던 때가 있었어요.
15~20년 전이네요.
그런데 또 아이러니하게도 그때 엄마,동생들하고 작은 방에서 자고 자면서 대화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또 더 오래남아있기도 합니다.


인터넷에서 보면 외국의 거대한 주택, 우리나라 연예인들의 멋진 집들이 종종 소개되고는 합니다. 정말 넓은 방, 뛰어놀아도 될만한 거실, 커다락 욕실, 아이들이 실컷 뛰어놀아도 되는 마당, 그리고 수영장까지...
사실은 부럽습니다. 여건만 된다면? 저도 그렇게 살고 싶거든요. 다른 것보다 뛰어놀아도 누가 뭐라하지 않고 가족이 각각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만한 공간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하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모습에 불만이 있는건 아니랍니다^^
역으로 생각해서, 이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점점 더 한살한살을 먹을 수록 느끼고 있거든요.
책을 읽으면서 공간이 단순히 공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시간과 연결되어 있음을, 공간/시간이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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