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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형랑
최정금 지음, 이부록 그림, 안지미 꾸밈 / 해와나무 / 2011년 5월
평점 :
비형랑 - 역사 속 한 줄에서 새로 탄생한 부리 이야기
개인적으로 역사를 굉장히 좋아라 합니다. 일반 역사서는 물론 역사 관련 소설도 종종 읽어보곤 하지요.
TV에서도 사극은 자주 보는 프로 중 하나입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조선시대에 관해서 많이 나왔었지요.
최근 들어서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이야기도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 나라별로 영웅들이 많잖아요.
작년에 가장 인기있었던 드라마 선덕여왕, 그 가운데서 이 책의 주인공과 비슷한 인물이 설정되어 나옵니다.
"비형랑(저:최정금, 그림:이부록,안지미, 출판사 : 해와나무)"는 '삼국유사' 안에 단 한줄로 기록되어 있는 ‘도화녀와 비형랑’을 본 작가가 영감을 얻어 탄생한 소설입니다.
드라마에서는 비담으로 나오기도 했지요. 진지왕의 아들로서 덕만과 서로 좋아하는 대상으로 말이에요. 물론 도화녀는 빠졌지만요.
겨우 한 줄이지만, 기록되어 있다는 것은 뭔가 특별한 사연이 있을것입니다.
그래서 작가도 그에 살을 붙여서 이렇게 멋진 이야기를 만드신거죠.
표지가 굉장히 독특합니다.
언뜻보면 무슨 문양같지만 자세히 보면 글자마다 사람 그리미 그려져 있답니다.
그리고 책 속에 등장하는 두두검이 나오지요.
이게 바로 두두검이랍니다. 하늘에서 내리신 검으로 부리의 아버지께서 사정하여 받아오신 검이랍니다.
이 검을 지닌 부리는 사람이되 사람이 아닌 자도 다스릴 수 있는 그들의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굉장히 아름답습니다. 이 검에는 '비형'이라고 적혀있답니다.
(비형랑의 랑으로 인해서 아마도 그는 화랑이었을것으로 여겨집니다. 인재였겠지요...
하지만 소문 때문에 출사길이 막힌 억울한 이는 아니었을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책을 보다보니 유일하게 보인 주석(?)이었습니다.
더 있나 찾아보려 해도 보이진 않더라구요.....
부리랑 = 비형랑, 이두와 한자로 갈리지만 같은 말이라고 하네요.
선왕인 진지왕의 영혼과 그가 반했지만 살아있을때 연을 못 맺고 영혼으로 다가와 연을 맺은 도화녀,
그들 사이에는 아이가 생깁니다. 그가 바로 비형, 부리지요.
백성을 사랑했던, 평등을 주장했던 진지왕은 온갖 누명을 쓰고 억울한 폐위를 당하게 됩니다.
그에 대한 복수를 부리가 해주길 바라지만, 도화녀 덕에 자신의 복수를 억누르고 최후엔 평온하게 이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현재 왕인 진평왕에게는 아들은 없고 똑똑한 덕만이 있습니다.
여자아이지만 활발하고 지혜로운 그녀는 부리와 친하게 지냅니다. 하지만 진평왕은 선왕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싫어하죠.
어느 날 도깨비인 길달을 만나게 되고 자신의 출생의 비밀, 특별한 인생을 경험하는 그....
그런 부리는 덕만을 사모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위해서 열심히 도와주려고 하지요.
그러면서도 두두들판에서 한을 가지고 있는 억울한 영혼들을 위해 진혼가도 부르고 그들의 왕으로서의 삶도 함께 이어갑니다.
하지만 세상의 이목과 경쟁자들의 시기심은 부리를 가만두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친구 길달을 잃고 인간들의 삶에서 벗어난 부리...
많은 영혼에게는 안식을 주지만 자신은 여러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사모하는 덕만의 곁을 떠나게 됩니다.
훌륭한 왕이 되어줄 것을 부탁하며 떠나갑니다....
아무래도 이 책의 그림은 조금 특별합니다.
도깨비, 귀신, 사람 다양한 그림이 나오지요.
무섭거나 두려운 대신 부리의 그 마음이 전해져오고 도깨비 길달도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위해서 부르는 마지막 노래입니다.
신분의 높고 낮음을 반대하고 평등함을 주장했던 진지왕, 억울한 일을 당했던 그가 부리의 노래 덕분에 평온하게 떠납니다.
부리에게는 정말 특별한 능력이 있었지요. 아름다운 노래를 만들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부를 수 있는 능력이요.
그리고 위엄과 신념 또한 특별한 사람이었습니다.
얼마전에 왕조 실록 시리즈를 샀습니다.
그 가운데에 신라 진지왕실록을 보면, 도화랑과 비형 이야기가 간략히 소개됩니다.
비형은 579년 출생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그 후는 기록이 안되어 있답니다.
진지왕의 두 아들 중 아우 용춘과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으며 화랑이기도 했구요. 생각의 뜻 또한 비슷한 것으로 보입니다.
용춘은 제13세 풍월주가 되어 골품에 관계없이 인재를 등용했답니다.
이렇게 실록에도 기록된 비형....
귀신의 아들이라는 회괴한 소문이 나돌 정도로 능력이 비범했던 이로 저는 생각되어집니다.
이 책은 소설입니다. 모든 진실을 다 보여주는게 아니라 기본적인 진실에 더한 허구의 이야기지요.
실존 인물이라 여겨지는 비형을 귀신의 아들로 보여주고, 그의 능력과 함께 도깨비, 원혼, 그리고 신분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책 안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는 것이지요.
그 가운데서 비형, 즉 부리가 어떤 역할을 했고 그의 번민, 결과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역사에 기록된 짧은 글로 이렇게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독특한 그림과 함께 흥미로운 이야기 덕에 책 속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책이에요.
초등 고학년 아이들과 역사 공부도 하면서 토론도 해본다면, 비형에 관해서 아마도 많이 알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저도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싶어집니다. 알면 알 수록 신기하고 배울게 많은 역사이야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