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아이는 AI 교실에 갑니다
전주은 지음 / 성안당 / 2025년 12월
평점 :

이 포스팅은 성안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2025년 12월 현재, 아이들의 교실은 40~50대 학부모들이 경험했던 아날로그 공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아이들은 AI가 출제한 문제를 풀고,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과제를 수행하며 디지털 기술과 공존하는 법을 익힌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 속에서 부모들은 '내 아이, 이대로 괜찮을까?'라는 근본적인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학교에서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적극 도입하고 있지만, 정작 부모들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는 AI 교실에 갑니다: AI와 디지털 시대, 부모의 불안 극복 가이드>는 이러한 부모들의 막막함을 해소하기 위해 기획된 책이다. 30년 넘게 교육 현장을 지켜온 초등교육 전문가인 전주은 저자는 AI 시대가 가져온 교육과 양육 방식의 변화를 짚어내며, 부모가 가져야 할 태도와 관점을 명확히 제시한다.
저자는 수많은 아이들을 만난 교육 리더이자, 두 아들을 IT 전문가로 키워낸 선배 부모이기도 하다. 그녀는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닌, 아이의 성장을 돕는 '강력한 도구'로 정의한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학교 현장의 실상부터 가정 내 실천법까지 체계적으로 다룬다. 1장은 변화한 교실 풍경과 학부모의 혼란을, 2장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학년별 AI 교육 목표와 사례를 안내한다. 특히 1~6학년의 창작 활동까지 이어지는 '초등 AI·디지털 교육 로드맵'은 학부모들에게 구체적인 이정표가 되어 준다.
3장은 이 책의 백미로,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화로운 활동을 제안한다. 종이접기나 말놀이를 통한 컴퓨팅 사고력 기르기, 언플러그드 코딩 놀이, AI와 함께 작가가 되어보는 경험 등 기술에 매몰되지 않으면서도 디지털 감각을 키울 수 있는 방법들이다. 4장에서는 적정 사용 연령, 중독 문제, 저작권 윤리 등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한 현실적인 해답을 제공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가장 공감되는 부분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다툼이 끊이지 않는데, 학교에서까지 태블릿을 써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실제로 많은 가정에서 스크린 타임을 둘러싼 실랑이가 벌어진다. 아이가 휴대폰을 끼고 숏츠나 게임으로 시간을 보낼 때, 부모들은 창의력 저하나 디지털 중독을 걱정한다. 하지만 아날로그 세대인 부모들 역시 스마트폰에 깊이 빠져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

한편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보면, 정보 교육 시수가 초등학교는 17시간에서 34시간 이상으로, 중학교는 34시간에서 68시간 이상으로 확대되었다. 2025년부터는 AI 디지털 교과서가 초등 3~4학년, 중1, 고1부터 수학, 영어, 정보 과목에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이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의 필수 역량이 되었다는 의미다.
이 책은 기술 자체를 막기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가 핵심임을 일깨운다. 디지털 리터러시, 문제 해결력, 협업 능력은 이제 생존을 위한 필수 역량이다. 부모가 먼저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아이의 디지털 활동에 관심을 가지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조언은 큰 울림을 준다.
솔직히 고민은 남는다. AI가 아이의 숙제를 대신 써주고, 검색 한 번이면 모든 답을 찾는 세상에서 아이들이 진정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을까? 과거에는 백과사전을 뒤적이고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는 과정 자체가 배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과정이 생략되고 결과만 빠르게 얻게 된다.
또한 디지털 기기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아이들의 신체 활동과 대면 소통 능력이 저하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다. 저자가 제안하는 '하루 30분 대화', '디지털 디톡스 데이' 같은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지만, 실제 실천은 쉽지 않다. 특히 맞벌이 가정에서는 아이의 디지털 사용을 일일이 모니터링하고 함께 활동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럼에도 이 책이 주는 위안은, AI 교육이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AI가 할 수 없는 창의적 사고, 비판적 판단, 공감 능력, 윤리적 의사결정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이 갖춰야 할 진짜 경쟁력이다.
변화를 막을 수 없다면 부모가 먼저 호기심을 갖고 배우며 아이와 함께 항해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건강한 디지털 사용 기준을 함께 만들어가는 작은 실천들이 모여 아이를 건강한 디지털 시민으로 성장시킨다. 결국 교육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게 있다. AI가 교실에 들어온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한 것은 아이의 사고력과 인성이다.
<우리 아이는 AI 교실에 갑니다: AI와 디지털 시대, 부모의 불안 극복 가이드>는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부모들에게 실천적인 통찰과 위로를 건네며, 현실적인 고민을 함께 나누는 진솔한 지침서다. 완벽한 답은 없지만, 적어도 우리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나침반을 제공한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