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줄 말은 연습이 필요하다 - 세계 명시 필사책
김옥림 지음 / 정민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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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정민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인터넷 기반의 IT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AI가 일상까지 광범위하게 스며드는 오늘날, 정보의 홍수와 속도가 지배하는 디지털 세상이 가속화될수록 역설적으로 ‘느림의 미학’인 명상과 필사가 주목받고 있다.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에세이스트인 김옥림 작가가 엮고 쓴 <그대에게 줄 말은 연습이 필요하다>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충실히 반영한 세계 명시 필사책이다.


책 구성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김소월, 도종환, 윤동주, 김춘수 시인을 비롯해 로버트 프로스트, 헤르만 헤세, 윌리엄 B. 예이츠, 알퐁스 도데 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명시 74편을 조화롭게 수록했다.


제1부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에서는 ‘손끝으로 쓰는 우리 시’라는 부제 아래, 한국인의 심금을 울리는 대표작들을 소개한다. 제2부 ‘내게로 와서 사랑이 되었다’에서는 ‘펜 끝에 스며드는 세계의 시’를 테마로, 서구 명시들을 필사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특히 샘 레븐슨의 ‘세월이 일러주는 아름다움의 비결’이나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과 같은 수작들은 독자에게 깊은 사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단순한 시 모음집과 차별화되는 점은 각 장의 구성에 있다. 시의 전문을 보여준 뒤 김옥림 작가 특유의 따뜻한 감성이 담긴 ‘시인의 시 이야기’를 덧붙여 독자의 이해와 감상을 돕는다. 이어지는 전용 필사 공간은 독자가 자신의 필체로 문장을 직접 써 내려가며 완독과 완필의 성취감을 동시에 맛보게 한다.


스마트폰을 신주단지처럼 끼고 살며 정서적 불안과 갈증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한 글자씩 마음을 담아 적는 필사의 과정은 그 자체로 치유의 시간이 된다. 필사가 주는 효용은 명확하다. 손으로 직접 글자를 써 내려가는 반복적인 행위는 흐트러진 마음을 가라앉히고 평온을 되찾아주는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또한 눈으로만 읽을 때 놓치기 쉬운 시어의 미묘한 떨림과 시인의 진심을 손끝으로 체험하게 함으로써 깊이 있는 공감을 이끌어낸다. 무엇보다 시를 옮겨 적는 과정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성찰의 연습이자, 타인에게 전할 진심 어린 말을 준비하는 소중한 훈련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제목이 시사하듯 사랑과 위로의 말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진심을 담아 적어보는 ‘연습’을 통해 완성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수많은 명시 중에서도 정수를 골라 담은 이 책은 각박한 세상 속에서 나만의 속도로 마음을 정리하고 싶은 이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다가오는 새해, 좋은 시를 읽고 필사하며 내면의 갈증을 해소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한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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