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쓰기 모임에서 만난 모든 글을 기억한다 - 계속 쓰는 사람 정지우의 연결과 확장
정지우 지음 / 해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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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것보다 더 어려운 건, 누군가에게 글을 보여주는 용기인지도 모른다. 이 책에 등장하는 글쓰기 모임의 풍경은 그 용기를 북돋아주는 안전지대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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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쓰기 모임에서 만난 모든 글을 기억한다 - 계속 쓰는 사람 정지우의 연결과 확장
정지우 지음 / 해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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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해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일과 마감에 쫓기는 기자로 살다 보면, 유난히 자주 초대받는 모임이 있다. 바로 책 읽기 모임과 글쓰기 모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글을 업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그런 모임에는 좀처럼 나가지 못한다. 인터뷰 일정과 기사 마감, 현장 취재 일정이 겹치면 ‘언젠가 꼭 가야지’라는 마음만 남기고 초대 메시지를 조용히 접는다.


그러다 이 책, 정지우 작가의 『나는 글쓰기 모임에서 만난 모든 글을 기억한다』를 읽은 뒤, 그 ‘언젠가’가 더는 미루기 어려운 약속처럼 다가온다. 정지우 작가는 25년 동안 매일 글을 쓰고 10년 넘게 글쓰기 모임을 운영했다고 한다.


작가의 말처럼 글쓰기 모임은 단순한 취미 활동이 아니라, 서로의 글을 통해 서로를 ‘받아들이는’ 일이다. IT 산업을 취재하며 디지털 기술로 세상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지켜봤지만, 결국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힘은 기계가 아니라 ‘글’과 ‘이야기’라는 사실을 이 책이 다시 상기시켜준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서로의 글을 읽어주는 일은 서로를 품어주는 일”이라는 문장이다. 기자라는 직업은 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글로 옮기는 일이다. 하지만 취재를 넘어 누군가가 나의 글을, 나의 마음을 진지하게 읽어주는 경험은 생각보다 드물다.


글을 쓰는 것보다 더 어려운 건, 누군가에게 글을 보여주는 용기인지도 모른다. 이 책에 등장하는 글쓰기 모임의 풍경은 그 용기를 북돋아주는 안전지대처럼 느껴진다.





저자는 글쓰기 모임을 통해 사람들이 서로의 상처를 확인하고, 이해받고, 때론 오해도 풀어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기록한다. 누군가는 오랜 상실을 고백하고, 누군가는 마음속 깊이 감춰 둔 분노를 꺼내며, 누군가는 말로 설명할 수 없던 감정을 글로 정리하며 자기 자신을 회복한다.


기자의 시각에서 보면 이것은 ‘기록의 치유력’이며, 동시에 ‘언어가 인간을 살리는 방식’에 대한 실제 관찰기다. 책을 읽다 보면 글쓰기 모임이 단순히 글을 잘 쓰기 위한 연습장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시간과 감정을 다듬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깊은 과정은 AI도, 자동화된 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매일같이 기술의 속도를 쫓으며 살아가지만, 결국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고 건드리는 일은 느리고 섬세한 ‘글쓰기’의 영역이다.


무엇보다 책을 덮고 난 뒤 가장 오래 남은 건 한 문장이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결국 기록을 통해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간다.” 바쁜 일정 때문에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지 못했던 내게 이 문장은 오래도록 울림을 남겼다.


글을 쓰는 것이 직업이든, 취미이든, 혹은 그저 마음을 붙잡기 위한 행위이든 간에, 우리는 결국 글 속에서 스스로를 다시 발견한다. 글쓰기 모임은 그 과정을 타인과 함께 보듬는 공간이고, 이 책은 그 공간의 따뜻함을 생생하게 전한다.





이 책은 글쓰기 모임을 준비하는 사람뿐 아니라, 일상의 빠른 속도에서 잠시 벗어나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권한다. IT 시대에 살며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다루는 전문가일수록, 오히려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글쓰기’가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 글을 통해 변화의 작은 시작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든든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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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셔가의 몰락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아구스틴 코모토 그림, 이봄이랑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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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셔가의 몰락』은 인간의 이성을 지탱하는 얇은 막이 어떻게 찢어지는지를 추적한 고딕 문학의 고전이며, 동시에 내면의 균열을 직시하라는 문학적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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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셔가의 몰락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아구스틴 코모토 그림, 이봄이랑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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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문학동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에드거 앨런 포의 『어셔가의 몰락』은 인간 정신의 와해를 건축물의 붕괴와 겹쳐 보여주는 심리적 공포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화자는 어린 시절 친구 로더릭 어셔의 초대를 받고 균열이 가득한 낡은 저택을 방문한다.


극도로 예민해진 로더릭은 모든 감각이 고통으로 느껴질 만큼 불안에 시달리며, 저택의 균열이 자신과 누이 매들린의 정신까지 병들게 한다고 믿는다.


포가 창조한 공포는 초자연적 존재가 아니라 인간 내부의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로더릭의 감각 과민, 매들린의 원인 모를 병, 저택의 음산한 분위기는 모두 그 내면의 그림자를 공간에 투사한 결과다.


매들린이 죽자 로더릭은 시신을 지하실에 임시 안치하지만, 폭풍의 밤 그녀가 살아 돌아온 것 같다는 공포에 사로잡힌다. 결국 피투성이 모습의 매들린이 문을 부수고 나타나고, 로더릭은 충격으로 즉사한다.


그 순간 거대한 균열을 품고 있던 저택은 호수 속으로 가라앉으며 어셔 가문은 완전히 소멸한다. 이 저택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균열을 상징하는 장치로 기능하며, 저택의 붕괴는 곧 로더릭의 정신 붕괴를 시각화한 것이다.


이 작품은 고립의 위험성을 드러내는 강력한 경고이기도 하다. 외부와 단절된 로더릭과 매들린은 점차 자신들의 어둠과 환영에 잠식되며, 저택은 고립된 정신이 투사된 무대로 변모한다. 이는 오늘날 정보 과잉과 관계 단절 속에서 불안과 번아웃에 흔들리는 현대인의 심리와도 정확히 맞닿아 있다.


포가 묘사한 공포는 감정, 예감, 우울, 고독 같은 보이지 않는 내면의 진동이며, 개인이 외부와의 연결을 잃을 때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어셔가의 몰락』은 인간의 이성을 지탱하는 얇은 막이 어떻게 찢어지는지를 추적한 고딕 문학의 고전이며, 동시에 내면의 균열을 직시하라는 문학적 경고다. 포가 만든 음울한 저택은 지금도 우리 삶 곳곳에 존재하며, 공포를 자각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무너지는 저택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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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코드 : 베타라이프 - 일상에서 답을 찾는 브랜딩 인사이트
프리퍼드(PRFD) 지음 / 유엑스리뷰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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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유엑스리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개인의 이름이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브랜드 코드: 베타라이프』는 개인이 왜 브랜드를 가져야 하며, 어떻게 구축할 수 있는지를 일상의 시선에서 풀어낸다. 이 책은 삶이 완벽보다 과정, 성취보다 흔적, 포장보다 진정성을 중시하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개인 브랜드 전략의 핵심이 된다고 말한다.  


개인 브랜드의 출발점은 ‘흔적의 효용성’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완성된 모습만을 원하지 않고, 배움과 실수, 성장의 기록에서 공감을 느낀다. 경험의 축적과 여정이 곧 개인의 브랜드 자산으로 기능하며, SNS의 기록 문화는 이를 더욱 강화한다. 완벽한 프로필보다 솔직한 흔적이 신뢰를 만든다는 것이 이 책의 중요한 메시지다.


또한 ‘데이터 리추얼’은 개인 브랜드의 일관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제시된다. 독서 기록, 운동 습관, 작업 루틴 같은 반복적 행동이 데이터를 통해 정리될 때 개인 브랜드는 하나의 패턴을 갖게 된다. 브랜드는 결국 반복에서 탄생하며, 습관화된 행동이 곧 신뢰로 연결된다.



관계의 형성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깊고 무거운 관계보다 유연하고 상황 중심의 연결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개인 브랜드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관심사가 맞는 커뮤니티와 목적 기반 네트워킹은 개인 브랜드를 효율적으로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미숙함의 미학’은 개인 브랜드 전략에서 가장 강력한 지점이다. 완벽한 이미지를 고수하던 시대는 지나갔고, 지금의 세대는 미완의 과정과 솔직한 고민을 더 신뢰한다. 미숙함을 드러내는 용기는 인간적 매력을 만들고, 이는 개인 브랜드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결국 개인 브랜드는 ‘나라는 공간’을 설계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사람들은 특정 인물을 떠올렸을 때 느끼는 정서, 톤, 세계관을 통해 브랜드를 인식한다. 콘텐츠 자체보다 “이 사람의 세계가 어떤가”가 브랜드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일상의 취향과 가치관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때 브랜드의 정체성은 더욱 공고해진다.



『브랜드 코드: 베타라이프』는 개인 브랜드가 거창한 메시지나 성과 중심이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실행과 기록에서부터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실험하고 성장하는 태도, 반복되는 루틴, 흔적을 남기는 삶이 개인 브랜드를 가장 강력하게 만든다.


따라서 이 책은 프리랜서, 크리에이터, 강사, 전문가처럼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전략서가 되어줄 것이다. 개인 브랜드는 타인이 나를 기억하는 방식이며, 그 기억은 결국 내가 매일 어떻게 살고 기록하느냐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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