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일본 워킹홀리데이 - 일하고 여행하며 꿈꾸던 일본 일상을 즐긴다
고나현 외 지음 / 세나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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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 처음 갔던 때가 벌써 20년 전이다. 일본 잡지나 만화를 보면서 품었던 일본에 대한 궁금증이 짧은 여행길로 해결되진 않았다. 하지만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일본인에 대한 인상이 아직도 생생하다. 예전에는 '일제(일본산 제품)'라고 하면 시계, 워크맨, 게임기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유럽이나 미국 못지않게 일본으로 워킹 홀리데이(혹은 워홀)를 떠나는 사람들도 많았던 생각이 난다.


<한 번쯤 일본 워킹홀리데이>는 일본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경험했던 다섯 명의 번역가,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자 일본의 다른 지역에 살면서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소소하게 풀어냈다. 이들의 '워킹 홀리데이(워홀)'에 대한 경험담을 따라가다 보니 잠깐이나마 경험했던 도쿄에서의 일들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덕후가 워홀에 빠지면

고나현


장르물을 좋아하는 오타쿠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고나현 씨는 5년 차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게임과 서브컬처 전반을 좋아해서 덕심 따라 호기심 따라 도쿄에 사는 동안 사이타마, 지바, 요코하마, 가마쿠라, 에노시다, 나고야 등을 BMW(버스, 메트로, 워크)로 쏘다녔다고 한다. 특히 요코하마는 전자 남친(게임 속에 등장하는 남자 캐릭터)들이 나오는 게임의 배경이어서 곳곳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p.35

사실 사이타마는 모 순정만화 때문에, 지바는 성우들이 나오는 이벤트 때문에, 요코하마와 가마쿠라, 에노시마는 성지라고 불리는 게임 배경을 돌아보느라, 나고야는 게임 컬래버레이션 이벤트 때문에 갔으니 정말 덕질에 살고 덕질에 죽는 워홀 생활이라고 할 수 있었다.



도쿄와 바다가 들려준 이야기

김윤정


국문학을 전공하고 도쿄에서 한국어 강사를 했다는 김윤정 씨는 지금은 영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일본어를 좋아한 데다 일본 작가의 만화에도 빠져 있던 중학교 때 처음 일본에 갔다고 한다. 당시에 엄마가 일본어 능력 시험을 봐서 2급에 합격하면 일본에 보내준다고 해서 열심히 공부해 합격했다며, 동생과 함께 일본 지역의 우리나라 역사를 찾는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오사카와 교토 지역을 방문할 수 있었다고.


p.50

일본이란 공간은 참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일본은 더없이 훌륭한 장소일 것이다. 여행객에게 일본만큼 친절한 곳이 있을까. 거리는 깨끗하고 식당과 호텔의 직원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친절하다. 일본말을 할 수 있다면 일본말로 도움을 주고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직접 데려가 안내해주는 이들이 일본에는 곳곳에 있다.



후쿠오카에서의 일 년

원주희


고등학교 때 제2 외국어로 일본어를 선택하면서 일본어로 먹고살게 될 것을 직감했다는 원주희 씨는 부자가 되어 여행하며 맛집을 찾아다니는 게 꿈이라고 한다. 일본 어학연수에 대해 부모님은 반대가 심했지만 1년 반 동안 도쿄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일본 도쿄에서 워홀을 시작했지만 입국한 지 9일 만에 대지진이 나서 한국에 돌아왔다가 후쿠오카로 옮겼다고.


p.120

혼자서 외로움에 사무치며 지내다가 갑자기 사람들이 많은 게스트하우스에 오니 신세계였다. 나는 게스트하우스로 이사한 다음 날부터 헬퍼로 일하게 되었다. 헬퍼가 하는 일은 손님들이 체크아웃한 후 객실 내 침대 시트를 갈고 청소하고 쓰레기를 비우는 일인데,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 헬퍼로 일하면서 일과 집을 동시에 해결한 거 같아서 게스트하우스가 점점 더 좋아졌다.





p.11

일본에서 직접 살아보고 각지를 여행하며 돌아다닌 경험이 일본어 번역가로 일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고나현 작가님, 일본에서 가장 복잡한 도쿄와 한적한 아바라키의 시골을 둘 다 흠뻑 경험한 행운의 워홀러 김윤정 작가님, 원래 가려던 도쿄가 아닌 후쿠오카에 워홀을 갔지만 잊지 못할 경험과 추억을 가득 안고 돌아온 원주희 작가님, 일상이 여행이 된 설레는 기분으로 1년을 보내고 자존감과 자신감까지 회복했다는 김희진 작가님!



일본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 책을 꼭 참고해 보시기 바란다. 이 책은 30세 전후의 젊은 층에게 새로운 도전을 할 때는 바로 지금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다섯 명의 작가들이 소개하는 일본에서의 체류 경험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요즘, 못가본 곳에 대한 간접체험을 잠시나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 포스팅은 세나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435433869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https://bit.ly/2YJHL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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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투자자들 - 25명의 투자 전문가가 밝히는 성공 투자 비법
조슈아 브라운.브라이언 포트노이 지음, 지여울 옮김 / 이너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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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 이후, 정부에서 부동산시장은 규제를 강화한 반면에 주식시장은 완화한 결과로 보인다. 주식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 중에는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며 진작 시작할 걸 그랬다는 친구도 있지만, 자기가 산 주식만 떨어진다며 징징거리는(?) 친구도 있다.


부동산이나 주식 등 투자를 통해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이와 관련 서적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말 제대로 된 투자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책이 있었나 싶다. <이웃집 투자자들>은 25명의 투자 전문가들이 자신만의 성공 투자 노하우에 대해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많은 투자 관련 전문서들의 경우,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주고 있지만, 실제로 그런 이야기를 해준 투자가는 자신이 말한 대로 그런 방식으로 투자를 실천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아무런 이야기도 들려주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다시 말해 투자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투자 방법이 그들도 실제로 그런 방식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돈의 심리학>을 쓴 모건 하우절 등 25명의 투자 전문가들이 어떻게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p.30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돈의 심리에 통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 있다. 남들과 다르다고 해도 그것이 미친 것은 아니다.

- 모건 하우절



투자 전문가로 불리는 사람들은 어떻게 자신의 돈을 관리하고 있을지 늘 궁금했다. 이 책은 수많은 투자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경제적 돈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질문은 빼놓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동안 투자 전문가들이 어떻게 돈 관리를 하고 투자를 하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그들은 어떻게 돈 관리를 하고 있고, 어떤 생각으로 어디에 투자를 하는지 이번 기회에 꼼꼼하게 살펴보시기 바란다.


살다 보면 돈 걱정 없이 살고픈 생각이 많이 든다. 이번 생은 틀렸다며 비관적인 생각을 SNS 올리는 사람들도 많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여러분 부자 되세요'라는 CF가 전국을 강타한 적이 있다. 남들보다 혹은 부자들만큼 잘 살고 싶다는 욕망에 불을 지른 이 말은 꽤 오랫동안 회자되었다. 하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 모두가 부자의 길에 들어선 건 아니다.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됐을까? 이 책의 저자들은 눈앞에 보이는 이득만을 쫓는 건 투자라고 볼 수 없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그들은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확실한 목표를 갖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란, 주식 종목을 선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세금 관리나 은퇴 계획 등 돈과 관련된 일련의 일들을 통틀어서 하는 말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투자 계획 없이 섣부른 투자는 더 많은 빚을 양산할 뿐이다. 자신의 재무 포트폴리오에서 고정된 수입은 얼마인지, 현재 나이나 연금 등 생각할 때 어떻게 재정 관리를 해야 할지 등에 대해 이들은 어떤 견해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p.99

나는 내 경험과 지위와 특권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을 내 삶의 목표로 삼았다. 내 목표는 다른 이들도 '재무 문맹에서 벗어나 유산을 남길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청사진을 마련하는 것이다. ... 중략... 나는 내 투자 역사를 다음과 같은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패는 가장 높은 이자를 지불한다.'

- 타이론 로스



이 책에는 모건 하우절, 조슈아 브라운, 니나 오닐, 블레어 듀케네, 제니 해링턴, 하워드 린드존 등 자산관리 분야에서 일하고 있거나 일한 경험이 있는 투자 전문가들의 돈과 관련된 희망, 좌절, 기쁨, 고난, 욕망, 성장 등이 담겨 있다. 이들의 주된 업무는 다른 사람들의 재정적인 삶을 더 낫게 만들어주는 일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 똑똑하게 저축을 하고, 현명하게 돈을 빌리고, 절약하며, 소비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잘 알고 있는 말들이지만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이 책에서 배워야 할 점은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돈에 대해서 꼭 알아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절대 후회하지 않는 투자법은 무엇인지, 돈을 버는 감각은 어떻게 키울 수 있는지 등 돈과 관련된 그들의 생각을 읽는 것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투자자들의 이야기 속에는 한 가지고 공통된 주제가 있다. 젊었을 때부터 돈을 벌어야 하고 은퇴해도 될 만한 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없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돈이 없어서 하고 싶은 공부를 못할 수도 있고, 먹고 싶은 것을 못 하고, 사고 싶은 것을 미루기도 한다. 또한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했다. 돈이 있어야 주변 사람들도 도와줄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돈 빌려달라는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있는가? 이 책의 저자들이 강조하는 것은 투자의 단순함이다. 때로는 투자의 다각화를 말하기도 한다. 저마다 다른 투자 방식이 존재하는 것은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고 그들이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적극적인 저축과 균형 잡힌 생활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돈만 좇거나, 반대로 돈 버는 일을 나 몰라라 해서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는 말은 돈이 있어야 행복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p168

재무 상담사로서 경험을 통해 나는 투자에 있어서 '어떻게'의 문제보다 '왜'의 문제;가 한층 더 중요하는 사실을 배웠다. 내 재무 목표는 '포트폴리오의 알파 수익과 샤프 지수(위험대비수익률)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나 자신에게 돈을 지불하는 원칙을 지키고 불필요한 실수를 피할 수 있다면 나는 우리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제 할 일을 다 해줄 것이라고 자신한다.

- 블레어 듀케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돈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중요한 건 돈의 관점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에 먼저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의 재정적인 고민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식으로 돈을 관리하고 돈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이 책의 저자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느끼고 만족하며 산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은 기부를 통해, 또 어떤 사람은 미술품을 수집하는 일에 돈을 쓰고, 대출처럼 빚을 지는 일을 기피하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현금을 갖고 있으면 투자적으로 손실이지만 현금이 주는 안정감에 만족한다고도 말한다. 결국 자신만의 돈의 관념을 세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가 발전할수록 양극화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자신의 노후를 책임지고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라도 어떻게 돈을 벌고 관리하며 안정적인 재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나갈지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주식 종목 선정에서부터 포트폴리오 구성, 세금관리, 은퇴 계획 등 돈과 관련된 전문 투자자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 포스팅은 이너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434549647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https://bit.ly/2YJHL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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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라이트
주제 사라마구 지음, 김승욱 옮김 / 해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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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그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 그리고 이웃들이 나누는 삶과 대화 속에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삶의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주제 사라마구의 팬에게도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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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라이트
주제 사라마구 지음, 김승욱 옮김 / 해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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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가 개봉했을 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시야가 뿌옇게 흐려져 앞이 보이지 않는 정체불명의 기현상이 벌어진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눈먼 자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정부는 그들을 한 병원에 격리 수용하게 되는데...


남편을 보호하기 위해 함께 수용생활을 하는 한 사람(줄리안 무어)만이 앞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녀의 눈으로 본 세상은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이 영화 속 주인공이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원작을 쓴 작가는 누구일까 궁금해했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눈먼 자들의 도시>를 비롯해 <눈뜬 자들의 도시>,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등을 쓴 작가는 포르투갈 출신의 주제 사라마구다. 그의 신작(?)처럼 소개된 <스카이라이트(CLARABOIA)>는 1953년에 씌여졌다고 한다. 그의 생전에는 출간되지 못했다가 사후에 출간된 유고작이라고 한다.


<스카이라이트>는 1940년대 후반의 리스본을 중심으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어찌 보면 특별할 것 없는 우리네 주말연속극이나 일일연속극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작가의 펜을 따라가다 보면 등장인물의 모습이나 주변 풍경들이 세밀하게 그려진다. 작가가 써놓은 텍스트만으로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이미지가 선명해질 때쯤 이야기는 정점을 향해 나아간다. 그런 점에서 볼 때 30대 초반의 젊은 작가였던 그에게서 섬세한 필력이 묻어난다.


이 책을 처음 보고서 든 생각은 왜 책 제목을 '천장에 있는 창' 즉, '채광창'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CLARABOIA(클라라보이아)'라고 했을까였다. '스카이라이트'도 같은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생각해 보는 것도 소설을 새롭게 읽는 재미라 추천드린다.



포르투갈 리스본을 배경으로 한 <스카이라이트>는 3층 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따라간다. 특별할 것 없는 소박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통해 작가는 우리의 인생에 대해 여러 인물들을 통해 그만의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한 층에 두 가구씩 총 여섯 가구가 이곳에 살고 있다. 1층에 사는 구두를 만들어 파는 구두장이 실베스트르가 그녀의 아내 마리아나와 30년째 살고 있다. 실베스트르의 작업대는 침실 옆 창가에 있다. 커튼을 쳐서 방과 구분해 둔 이곳에서 그는 일을 하고 아내는 출근을 한다.


p.23

그는 침실로 돌아가 창가로 다가갔다. 그리고 창문 근처와 방의 다른 부분을 구분하는 칸막이 역할을 하는 커튼을 젖혔다. 커튼 뒤의 높은 단 위에 그의 작업대가 있었다. 송곳, 구두골, 실, 못이 가득 든 통, 밑창과 가죽 조각, 한쪽 구석에는 프랑스산 담배와 성냥이 드러 있는 주머니가 놓여 있었다.



그는 창문을 열어 두고 일하면서 가끔 창밖을 쳐다본다. 특히 그는 3층 이웃들을 좋아한다. 그들은 좋은 고객이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비어 있는 방에 새로운 세입자로 아벨 노게이라라는 젊은 청년을 하숙생으로 받아들인다.


그 옆집에는 카르멘과 영업사원인 엘밀리우 폰세카 부부가 6살짜리 아들 엔리키뇨를 키우고 있다. 카르멘은 스페인 출신으로 권태기에 빠져 있고, 남편과 소원해지면서 고향에 있는 부모에게 가고 싶어 한다.


2층에는 2년 전 뇌수막염으로 딸 마틸드를 잃고 실의에 빠져 사는 당뇨병 환자 로나 주스티나가 살고 있다. 그녀는 일간 신문사에서 야간 일을 하는 라이노타이프 식자공인 남편 카에타노 쿠냐에 주눅 들어 지낸다. 주스티나는 늘 검은 상복을 입고 지내고, 남편은 커다란 덩치를 가진 사람으로 폭력적이고 무례한 태도로 주변에서는 거친 사람이란 인식을 갖고 있다.


그 옆집에는 부유한 사업가인 파울리누 모라이스의 내연녀인 리디아가 살고 있다. 리디아의 엄마는 가끔씩 돈이 떨어지면 그녀를 찾아온다. 자식의 상황에 대한 이해보다는 돈만 밝히는 전형적인 속물로, 영화 [타이타닉] 여주인공 로즈의 어머니 루스 드윗 부카더와 닮아 있다. 리디아는 그런 엄마가 너무 싫지만 내색하진 않는다.


3층에는 이자우라가 자매인 아드리아나와 함께 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남편과 사별했다. 이자우라는 재봉틀로 셔츠를 만들어 가게에 팔아 생활비를 벌고 있다. 그녀의 취미는 소설 읽기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스 음악 듣기다.


재봉틀을 돌릴 때마다 아래층(2층)에 사는 도나 주스티나는 야간 일을 하는 남편이 깰까 봐 전전긍긍하며 항의하러 오곤 한다. 두 자매의 어머니인 칸디다는 재봉 일을 조금 늦게 시작하면 어떠냐고 이웃 눈치를 보지만.


이들과 함께 사는 이모 아멜리아는 도나의 남편이 한밤중에 무례한 발자국 소리로 잠을 깨운다며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두 사람의 외모가 아주 비슷했는데 흰머리, 갈색 눈, 장식이 없는 검은 옷, 찢어지는 목소리로 쉬지도 않고 빠르게 말을 쏟아내는 것도 비슷했다.


p.31

자다가 깨면 남편이 엄청 화를 내는데, 그걸 받아줘야 하는 사람이 나예요. 그래서 그 재봉틀 소리를 혹시 조금만 줄여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네, 이해해요. 하지만 제 조카도 일을 해야 해서요.

그러시겠죠. 사실 저는 별로 상관이 없어요. 하지만 남자들이 어떤지 아시잖아요...

그럼요, 알죠. 그리고 댁의 남편이 새벽에 귀가할 때 이웃들의 수면에 대한 배려를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도 알고요.



그 옆집에는 안셀무와 로잘리아 부부가 19살인 딸 마리아 클라우디아가 살고 있다. 이들 부부는 클라우디아 때문에 아침부터 다툰다. 그녀가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일하러 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옆집에 살고 있는 리디아를 좋지 않게 생각하면서도, 그녀를 통해 모라이스에게 딸의 일자리를 부탁한다.



p.71

갑자기 조바심이 나서 도저히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지금 몇 시쯤인지 알 수 없었지만, 새벽 2시 언저리일 것 같았다. 이 건물 안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도나 리디리아의 밤손님이 대개 새벽 2시쯤 떠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영화 때문인지, 그 청년 때문인지, 오전에 도나 리디아를 만나고 온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의 머릿속에 호기심이 가득해졌다.






<스카이라이트>를 읽다 보면 '사는 게 다 그렇지'라는 말들에 공감하게 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로 바꾸고, 작품의 배경을 1988년 쌍문동으로 살짝 바꾼다고 해도 크게 어색하진 않을 것 같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된 이야기의 흐름은 등장인물들의 서로 얽히고 섞인 삶 속에서 그들의 삶에 필요한 인간관계나 사랑 등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한 동네에 오래 살면 옆집에 밥공기가 몇 개인지 훤히 안다고 했는데... 지금은 옆집에서 두세 달 사람이 보이지 않아도 전혀 알지 못한다.


작가는 '채광창'이라는 제목을 소설을 붙임으로써 희망을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 같다. 실베스트르는 젊은 시절의 자신과 닮아 있는 아벨과 체커(checkers: 상대방의 말 뒤에 있는 칸이 비어 있을 경우, 그 말 위로 뛰어올라 그 말을 잡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게임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를 두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 그리고 이웃들이 나누는 삶과 대화 속에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삶의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마치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처럼 이야기 속에 철학적인 삶의 지침이 드러나는 대목과 담아 있다. 주제 사라마구의 팬에게도 강추다. 젊은 시절에 그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작품을 쓰려고 했는지 이 작품을 통해서 살짝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 포스팅은 해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431114256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https://bit.ly/2YJHL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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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영어회화 핵심패턴 233 핵심패턴 233
라이언 박 지음 / 길벗이지톡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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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슬랭이나 욕설 같은 비속어 대신에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실용적인 표현들을 배울 수 있다. 영어권 나라의 사람들이 자주 쓰고 많이 쓰는 영어 패턴을 233개로 정리해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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