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알고 싶은 실전 심리학 - 사람의 속마음을 거울처럼 들여다본다
왕리 지음, 김정자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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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재밌게 봤던 만화책에서 주인공이 독심술로 상대방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장면이 아직도 기억난다. 만화나 영화처럼 실제 생활에서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던 기억이 새롭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온라인이 강조되면서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과거처럼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대면 미팅은 물론, 비대면을 통한 온라인 미팅이나 SNS를 통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상대방의 소통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의 속마음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P.43

남성은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못 하지만 여성은 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과연 그럴까? 허트포드셔 대학교 심리학과 키스 로스 교수는 남성보다 여성이 멀티태스킹에 능하며 이는 진화론적으로 아주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원시시대 때 여성은 과일을 채집하면서 아이를 돌보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P.59

또 다른 실험에서는 능력이 없는 사장일수록 직원들을 괴롭히며, 오히려 능력 있는 사장은 직원들에게 우호적인 경향이 강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리더십을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스스로도 권력이 없다고 느끼는 사장은 다른 유형의 사장보다 더 독설을 많이 하는 경향을 보였다.



평소에 심리학에 관심이 많다 보니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이런저런 궁금증이 많았는데, 이번에 읽게 된 <나 혼자만 알고 싶은 실전 심리학>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심리학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있다.


단순히 심리학적인 이론과 배경을 설명하기보단 우리의 일상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실제 상황들을 사례로 들어 심리학에서 증명된 연구 결과를 통해 근거와 함께 구체적인 해결책도 제시하고 있어 유용하다. 특히 이 책에는 총 30개 스토리가 담겨 있다.


P.96

일반적으로 남성과 여성은 모두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이성을 선호하며 그런 이성에게 신뢰감을 느꼈다. 남성은 어머니와 비슷하게 생긴 배우자를 원하며, 여성은 아버지와 비슷하게 생긴 배우자를 원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스트레스가 큰 가정환경이었다면 남성은 오히려 자신과 다르게 생긴 이성에게 더 끌렸다. 이는 스트레스가 배우자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P.115

여성은 바람을 피우면 남편에게 들통나기 쉽다. 버지니아 대학교 심리학과 폴 앤드루스 교수는 남성이 여성보다 쉽게 배우자를 의심하며 바람피운 사실 또한 잘 잡아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실 남성이 아내나 애인을 배신하는 비율은 여성보다 비교적 높은 편이다. 여성은 최소한 1번 이상 바람을 피운 확률이 18.5%에 불과하지만 남성은 약 29%라는 통계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심리학을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는 실용 심리학의 천재, 재미 심리학자로 불리는 왕리는 다양한 심리 활용법에 대해 알기 쉬우면서도 바로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설명했다. 예를 들어 결정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자제력은 무엇인지, 물건값의 함정에 속지 않으려면, 취업할 때 알아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배우자를 고르는 남녀의 차이 등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소주제들을 바탕으로 결정의 심리학, 직장의 심리학, 연애의 심리학, 행동의 심리학, 외모의 심리학까지 5까지 큰 얼개를 짜서 우리가 일상에서 궁금해하는 직상 생활이나 연애, 인간관계, 선택과 결정의 심리 상태를 제대로 파악해 실수하지 않고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P.144

피해자가 보복하려는 이유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만족을 위해서이다. 그러니 단순한 사과라도 이런 피해자의 심리를 위로해 줄 수 있다면 그들의 보복 심리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고 분노로 인한 일시적인 충동과 공격성을 자제한 상태에서 먼저 사과하는 게 좋다.


P.162

사람들은 표정과 자세 등 신체언어로 상대방의 성격과 심리 상태를 판단하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신체언어는 꽁꽁 숨기고 싶어 한다. 이는 상대방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고 싶어서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신체언어는 생각보다 정확하다. 미국 심리학자 폴 에크만은 사람들의 미세한 표정만 보고도 거짓말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관심이 있거나 비즈니스를 위해 상대방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싶어 한다. 이 책은 나와 다른 타인의 속마음을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을 잘 읽어 보면 인간 심리의 비밀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람의 행동, 신체, 외모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이모저모를 알 수 있지만 일과 사랑,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생각보다 힘든 선택과 결정을 내려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일상 속의 심리적인 상황들을 이해하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기 위한 전환점을 찾아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그래플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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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꼴찌부터 잡아먹는다 - 구글러가 들려주는 알기 쉬운 경제학 이야기
박진서 지음 / 혜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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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제학을 배울 때만 해도 졸업하면 무역회사에서 일하고 있거나 사이버 카페(지금으로 보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카페)를 차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인생이 어디로 흘러갈지 누가 알 수 있을까? 어쩌다 보니 IT 분야에 들어와 취재기자를 거쳐 지금은 기획과 마케팅 관련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그나마 경제학적인 지식이 조금이나마 있다 보니 사업 계획을 세우거나 업체들의 매출 동향 자료조사를 조사하거나 이런 데이터를 활용해 통계를 내는 일을 크게 어렵지 않게 하고 있다. 하지만 IT 분야는 기술의 변화가 빠르고 트렌드도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어 조금만 한눈을 팔면 흐름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 보게 된 <악마는 꼴찌부터 잡아먹는다>는 IT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저자가 어렵게 여기지는 경제학 관련 이야기들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 교양서로 읽어두면 좋은 책이다. 무엇보다 경제와 관련된 주요 이슈들과 사람들을 소개해 주어 관련 지식을 쌓는데 좋다.


p.29

경제 발전을 모색하고 연구하는 경제학은 최신 기술을 이용해 기업의 생산성을 올리고 이윤을 더 많이 확보하는 길만을 찾는 학문이 아닙니다. 기업의 생산성을 올린 대가로 얻은 성과와 이윤을 어떻게 다룰 것이나, 이를 연구하는 것 또한 경제학 본연의 임무인 것입니다.


p.41

지금 우리는 부동산 문제가 일으키는 난리 속에 살고 있다. 현실이 헨리 조지의 혜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주류 경제학자, 언론, 정치인들은 헨리 조지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를 감추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20세기 초 러시아의 톨스토이를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찾는 것이 나만의 헛된 바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애초에 땅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경제학과에서 하는 우스갯소리 중에 경제학자 두 세명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서로 다른 10개 이상의 경제학 이론을 주장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경제학자들도 세상 일이 어떻게 될지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다는 말을 빗대어 하는 이야기다.


1930년 대공황, 1940년대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세계경제의 중심에는 고전주의와 케인스 이론이 지배했다. 하지만 1970년대 시카고학파를 중심으로 한 신자유주의는 1970년대부터 케인스 이론을 도입한 수정자본주의의 실패를 지적하고 경제적 자유방임주의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다.


지금은 자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다루는 신자유주의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데, 그 많은 경제이론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외에도 이 책에서는 내가 번 돈은 다 어디로 갔는지, 경제학자들은 왜 경제를 예측하지 못하는지, 경제학자들이 이야기하는 이론에 속지 않는 방법은 무엇인지, 우리가 경제학을 배워야 아니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 미래 예측을 위한 경제학 지식 쌓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p.85

1996년 OECD 가입과 국경 없는 세계 경제로의 자발적 편입은 한국 엘리트 집단의 오판이었습니다. 1인 1표제로 선출된 정치권력이 1원 1표제에 충성할 때 그 결과가 얼마나 파괴적일 수 있는지에 대한 반증이기도 했습니다. 자본에게 자유를 준다는 것 즉, 시장을 자본 스스로가 정한 논리에 맡긴다는 것은 1인 1표제의 공평함에서 자본을 예외로 둔다는 의미입니다.


p.128

때로는 경제학에 빈곤과 불평등, 삶의 질과 행복, 자유와 민주주의, 인간의 주체적 행위까지 반영한 센의 논리가 너무 이상적인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난 200년 동안 경제학은 문제가 복잡할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스스로를 성찰했습니다.



저자는 경제학자들이 경제 예측을 잘 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경제학자들이 경제학을 현 체제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하고 있고, 기존에 만들어진 이론을 현실에 그냥 끼워 맞추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제정책을 이끌고 있는 경제학자 출신의 관료들이 외국에서 공부하고 학위를 받아오면서 실제로는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서 제대로 모르고 외국의 사례와 정책들을 적용함으로써 엇박자라 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학의 기본은 먹고사는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법학이나 경제학은 어려운 용어와 법칙, 사례들 위주로 이야기를 하고 있어 실제로 법이나 경제에 대해서 쉽게 알고 활용해야 일반인들에겐 넘기 어려운 벽처럼 여겨지고 있다.


p.159

케인스도 시장이 자기 조절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는 '장기적 현 상태를 오도하는 말이다. 장기적으로 우리는 모두 죽는다. 폭풍우 치는 날 경제학자가 할 수 있는 말이 결국 폭풍은 지나갈 것이고 바다는 다시 잠잠해질 것이라는 얘기뿐이라면, 경제학자는 너무나 쉽고 쓸모없는 일만 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자유방임주의 경제학자에게 일침을 날렸습니다. (중략) 미래의 확실하지 않은 이익을 위해 현재의 이익을 희생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바로 케인스의 생각인 것입니다.


p.184

신자유주의의 대부라 불리는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철학은 1947년 스위스의 아름다운 도시 몽펠르랭에서 잉태되었습니다. 이후 그의 사상은 1960년대 밀터 프리드먼의 '시카고학파'를 중심으로 이론화되었고, 프리드먼의 제자인 시카고의 아이들은 영국의 대처(그녀는 하이에크의 책 <노예의 길>을 손에 쥐고 총리직에 취임했습니다)와 미국의 레이건(그는 애덤 스미스의 얼굴이 새겨진 넥타이를 매고 취임 축하 파티를 열었습니다) 행정부를 통해 이를 현실에 적용했습니다.



<악마는 꼴찌부터 잡아먹는다>는 일반인의 시각에서 경제학의 이론과 현상들을 짚어 보면서 경제학의 중심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한편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던 진짜 경제학자들은 누구인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 헨리 조지,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 등이 경제 도서에 언급했던 이야기들을 토대로, 다양한 경제와 관련된 다양한 기사와 사례들을 쉽게 풀이해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저자는 경제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평범한 사람들이 경제 문제에 등을 돌리고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제학은 법학, 철학, 정치학 등과 같은 다른 사회과학 학문들과 연결고리를 함께 하고 있어 현재 처해 있는 자신들의 경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더 많은 경제 지식들을 쌓아야 한다는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이 경제를 바라보는 실질적인 눈을 뜨는데 많은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이 포스팅은 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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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교육처럼
이지현 지음 / 지우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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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나의 눈길을 가장 끌었던 문장 하나는 바로 이거다. 나는 그저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갔을 뿐이다. 힘겨운 일이었지만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터득하며 바칼로레아가 요구하는 ‘생각하는 힘‘을 길렀던 것이다.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지 못하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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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교육처럼
이지현 지음 / 지우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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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유학이라... 학창 시절을 되돌아보니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봤지만 다른 곳에 가서 공부를 해본 기억은 없다. 유학은 꿈도 꾸기 힘들 만큼 정신없이 보냈던 기억만 남아 있다. 어찌어찌 IT 분야에서 기자로 활동하다 보니 해외로 취재갈 기회도 있었는데, 해외에서 마주하는 학생들은 우리나라의 학생들보다 공부를 비롯해 여러 가지 면에서 자유로워 보였다.


<프랑스 교육처럼>은 교육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열다섯 살에 예고 진학에 실패한 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치열하게 공부한 끝에 지금은 한국 프랑스 대사관 상무관실에서 IT 분야의 한-불 기업 간 교류 증진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가 학창 시절에 프랑스에서 교육을 받으며 다른 언어와 문화적인 충격도 있었지만 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이 되어 보니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p.16

1997년 2월, 나는 파리 샹젤리제 거리 한복판에 서 있었다. 파리에 오겠다는 결심과 함께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드골공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들을 보는 내 멍한 표정에 깊은 두려움이 스쳤다.


p.19

도움받을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처음으로 나 혼자 은행 업무를 보러 갔을 때였다. 프랑스어를 거의 못하던 초창기에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겨우 은행 계좌를 개설했으나, 이후 은행 업무는 혼자서 해결해야 했다. 업무에 필요한 문장은 사전을 찾아가며 만들어서 달달 외웠다.



저자의 글을 읽다가 눈에 들어온 글자가 있다. '바칼로레아'이다. 바칼로레아는 프랑스 공화국 교육과정의 중등과정 졸업 시험으로 1808년 나폴레옹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200년이 지난 지금도 옛 교육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셈이다.


바칼로레아는 상대평가 방식의 우리나라 수능시험과 달리 20점 만점에 10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학생들에게 국공립대학 입학 자격을 주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치러진다. 고등학교 졸업시험이지만 우리의 수능과 다른 점은 평균 10점만 넘으면 프랑스의 모든 공립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에는 우리나라처럼 무슨 무슨 이름이 붙은 학교명 대신 파리1대학, 파리2대학으로 부른다. 다시 말해 프랑스의 모든 국공립대학이 평준화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p.39

프랑스 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은 오로지 수업만 한다. 선생님들은 수업 준비를 집에서 하고 학교에는 수업만 하러 온다. 행정과 수업이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 프랑스 고등학교에 교무실이 없는 이유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교실에서 가정통신문, 급식비 지로 같은 것을 받은 적이 없다.


p.68

늘 이런 식이었다. 한국에서 오지선다형 문제만 열심히 풀어봤던 내가 프랑스에 와서 저런 주제로 서론·본론·결론 형식에 맞추어 에세이를 써야 했으니 숙제가 제일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고등학교 3학년쯤 되니 에세이를 작성하는 숙제가 재밌어졌다. 잘 쓰고 싶다는 욕구도 솟구쳤다.



이 책에서 나의 눈길을 가장 끌었던 문장 하나는 바로 이거다. 나는 그저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갔을 뿐이다. 힘겨운 일이었지만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터득하며 바칼로레아가 요구하는 '생각하는 힘'을 길렀던 것이다.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창의적인 교육만 입으로 부르짖을 뿐 실제로는 '답정너'를 키우는 교육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진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이 하고 있는 공부, 아니 교육은 스스로 생각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주어진 시간에 빠르게 문제를 읽고 정답을 추론해 써내야 하는 고도의 기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아닐까? 해마다 수포자, 영포자가 속출하고 지금은 문해력도 딸린다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이런 교육 시스템을 만들고 여전히 고집하고 있는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우리 어른들이다. 영어만 해도 독해와 문법 위주의 문제풀이 시험에만 매몰되어 있다 보니 정작 글로벌 인재에게 필요한 회화는 제대로 익히지 못하고 있다. 사교육비를 들여 해외로 나가거나 회화 학원 등을 다녀서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p.101

프랑스 고등학교 시절, 수업 시간에 토론할 때 인상 깊었던 것은 프랑스 친구들 대부분이 거리낌 없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실수를 해도 당당하게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실수를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실수를 자연스럽게 용납하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서다.


p.123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 바칼로레아 불문학 시험을 준비해야 해서 수업 시간이 두 배로 늘어난다. 그만큼 프랑스인들은 모국어인 불문학 과목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바칼로레아 불문학 시험 주제로 선정된 내용을 전체적으로 다루며, 시험 준비를 하느라 강도 높은 수업이 진행된다.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는 어제, 오늘만의 문제가 아닌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1960~70년대 한강의 기적을 바탕으로 2000년대 이후 급성장한 경제 발전으로 지금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만 우리의 교육 시스템은 과거 40~5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글로벌 시대, 창의 인재 키우기를 외치고 있지만 허울 좋은 외침에 불가할 뿐, 여전히 우리 아이들은 시험 성적에 목을 멘다. 프랑스는 바칼로레아에서 일정 점수를 받아 합격하면 누구나 일반 국립대학교에 들어갈 수 있다. 대학에 들어간 다음부터 치열하게 공부해야만 겨우 졸업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정작 대학에 들어가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를 많이 보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교육의 목적은 공부를 잘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가치를 계발하는 데 있다. 이 책이 새삼스러울 건 없지만 교육의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하는 프랑스 교육 시스템이 부러울 뿐이다.



이 포스팅은 지우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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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 엑설런트 - 탁월함을 찾을 때까지 좋은 것을 버려라
신기주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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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기업에서는 세상을 바꿀 만한 혁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때 필요조건이 '돈'과 '기술'이라면, 이 모든 것의 바탕에는 필수 요건으로 '사람'을 꼽을 수 있다. 19대 대선에서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것처럼 '싱크(Think)' 즉, '생각의 시작은 사람이다'라고 이야기하는 책이 새로 나왔다.


<싱크 엑설런트>는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기 위해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더밀크코리아 신기주 부대표는 싱크 엑설런트한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사고방식부터가 다르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들은 일반 사람들의 시간과 비용을 아껴주는데 돈과 기술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p.23

버킷플레이스는 그동안 퍼널링 전략으로 성장해왔다. 퍼널링은 한 가지 분야만 깊게 파고들면서 가치를 창출해나가는 전략이다. 오늘의집은 홈퍼시닝 분야에서 퍼널링을 거듭해왔다. 버킷플레이스는 좀 더 구멍을 넓고 깊게 파고들 작정이다. 홈퍼니싱 분야의 모든 것이 오늘의집 앱에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p.34

토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 은행들은 이런 뱅킹 혁신을 기반으로 리테일 뱅킹의 모바일화와 비대면화를 이끌고 있다. 나아가서 시중은행들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상대적으로 비대면 전환이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다. 갖가지 관공서 서류도 필요하다. 아파트가 아니면 실사 과정도 필수다.



이 책에서는 '탁월함을 찾을 때까지 좋은 것을 버려라'라는 슬로건을 기업 경영에 실천해온 블루칩 기업들이 어떻게 시장에서 성장해 왔는지 설명하고 있다. 특이 이들 기업을 일군 사람들은 누구이고 그들이 어떻게 시장을 내다보고 움직였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업계 판도를 바꾼 오늘의집, 토스뱅크를 비롯해 ▲탁월함에 도전한 디즈니, 테슬라, ▲숨겨진 시장을 새롭게 발견한 딜리셔스, 제주맥주 ▲브랜드 레벨을 끌어올린 마인드카페, 오늘의웹툰 ▲일상의 불편함을 해결한 자란다, 닥너나우 같은 기업들을 소개했다.


p.77

무신사는 유통 플랫폼으로서 여러 로컬 패션 브랜드와 동반 성장했다. 커버낫이나 디스이즈너버댓처럼 MZ세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디스이즈네버댓이라는 브랜드와 무신사라는 유통사가 상생으로 성장해왔다.


p.114

준비된 자만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 여행업계에 기회는 오고 있다. 시장은 빠르게 반응 중이다. 각종 항공과 숙박, 레저, 외식 등의 리오프닝 관련주가 반등했다. 특히 여객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아시아나항공은 12.73%, 하나투어는 5.44% 상승했다. 이른바 리오프닝주들이다.



이들 기업들을 보면 이름만 들어도 '아~' 할 만큼 이름이 잘 알려진 기업도 있고, 그렇지 않은 기업도 있지만 어찌 됐든 그 기업들이 진출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특정 기업은 독보적인 위치까지 올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기업 경영을 위해 돈만 바라보는 비즈니스맨이나 기술만을 앞세운 기업들에 대해서 소개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보고 공감할 수 있는 진짜 경영을 위한 엑설런트 싱킹웨이를 실천해 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짚었다.


p.173

딜리셔스는 김준호 대표가 창업한 회사다. 전단을 돌리면서 동대문의 밑바닥에서부터 8년 만에 딜리셔스의 신상마켓 서비스를 키워냈다. 딜리셔스의 공동대표는 네이버와 쿠팡을 거친 장홍석 대표다. 쿠팡에 J커브를 그리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했다. 딜리셔스가 신상마켓에서 딜리버리로 확장하는 데 역할을 했다.


p.220

온라인 비대염 정신 상담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급성장했다. 20대의 절반 이상과 30대의 3분의 1 이상이 코로나 블루를 호소했을 정도다. 이건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을 촉진했다. 자연히 마인드카페 같은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회원 수도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 기업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무엇이 이들 기업을 업계 정상의 위치에 올려놓았을까? 이러한 궁금증은 ‘Game Changer(게임체인저)’, ‘Excellence(탁월함)’, ‘Discover(발견)’, ‘Scale up(성장)’, ‘Solution(문제해결)’이라는 5가지 키워드를 통해 나눠 놓은 업체들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특히 이 책에 소개된 31개의 블루칩 기업들의 참신한 생각과 놀라운 통찰력에 주의를 기울여 보시기 바란다. 기업은 물론 개인도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찾고 있다. 이 책에서 소비자가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이고, 시장의 어떤 변화들을 감지해야 하는지 파악해 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포레스트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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